사라진 일상, 답답한 마음... 훈훈하게 달래주는 온기가 있다
따뜻한 말 한마디, 덕분에 의료진, 변함없는 자연의 풍경 등이 선사하는 위안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겨울 바람이 매섭다. 부는 바람에 자신도 모르게 옷깃을 여민다.
방송에선 한파보다 더 매서운 코로나19 정보가 연이어 흘러나오고, 강화된 방역 조치로 인해 모임은 대부분 사라졌다. 발길 드문 상가도, 사람들의 마음도, 연말 분위기 모두 얼어붙었다.
일상적인 만남이 비일상으로 완전히 전환된 지난 1년.
호황이던 여행은 고사하고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보는 것 조차 어려웠다. 즐겨찾던 단골 식당과 소상공인들은 연이어 문을 닫고, 공개된 동선을 따라 서로를 혐오하고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게 되리란 것을 지난 2019년 12월 이맘 때 어느 누가 알고 있었을까.


그러나, 그럼에도, 여전히 이 모든 한파에 맞서 훈훈한 온기를 불어넣는 모습들은 그나마 위안이 된다.
연말을 맞아 변함없이 서로의 안위와 안부를 묻는 사람들의 넉넉한 마음, 서로를 돕고자 하는 선행들, 추위 속에서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면서도 서로를 격려하는 의료진들, 그리고 세종시 곳곳에 빛나는 겨울 풍경들이다.
잠깐이지만 세종시를 하얗게 물들였던 첫눈은 밖에서 노는 것조차 자유롭지 못한 아이들의 마음을 한껏 달랬다.
세종시의 자연도 여전한 것 중 하나다. 코로나19와는 전혀 상관 없는 듯, 본디의 자리에서 겨울만의 풍경을 자아낸다.
합강동 미호천에는 상고대와 같은 모습의 이채로운 풍경이 펼쳐지고 그 아래 철새들이 노닌다. 철새들이 나뭇가지에 흩뿌린 배설물들은 멀리서보면 입사귀 사이사이의 눈송이, 즉 '상고대'로 보인다. 일각에선 다른 시각도 있어, 본지는 현재 눈꽃과 같은 저 풍경의 정확한 실체를 확인 중이다.
이곳 주변의 고라니들은 사람에게 들킬새라 먼 저편으로 달아난다.
전월산 인근에서 바라본 세종시 신도심에 짙게 깔린 구름 사이로 시린 햇살이 내린다. 차가운 공기를 뚫고 유독 붉게 빛나는 노을은 겨울의 트레이드마크다.
한산한 자전거 도로엔 겨울 정취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닿고, 올해 개장해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국립세종수목원 정원에는 눈사람이 아기자기한 모양새를 자랑한다.
이처럼 코로나 19 한파에 맞서 한줄기 따뜻한 온기가 되어주는 일상들이 있어 다행이고 또 안심이다.
내년에도 상당기간 이어질 코로나 19의 살얼음판. 세종이 간직한 따뜻한 자산들과 풍경들이 변함없이 꿋꿋하게 성장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