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의 '개짖는 소리', 소음 차원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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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의 '개짖는 소리', 소음 차원 넘었다
  • 이계홍
  • 승인 2020.09.11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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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이웃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개를 키울 자격이 없다
외국의 규제책 살펴봐야, 이웃에게 불안과 짜증 대상이 되어선 안돼
반려동물로 인한 층견소음이 사회 문제시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 제공=세종시)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한국의 주거생활이 단독주택에서 공동주택으로 전환한 지 어언 반세기가 넘었다.

1960년대 말 여의도에 대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것을 시작으로, 구반포에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강남 아파트 시대가 열렸다.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부터는 아파트는 로또라는 투기 열풍이 불었고, 이제는 주거공간이 아니라 재산 증식의 절대 수단이 되기에 이르렀다.

땅 부족 현상을 메우기 위한 방편이라고는 하지만, 살기 편하다는 이점과 돈이 된다는 투자성 때문에 우리나라는 급속도로 공동주택 시대로 바뀌었다. 아파트에 살지 않으면 생활의 지진아처럼 여겨질 정도가 된 것이다.

최근 통계청 ‘2019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주택 수 1812만여 호 중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1399만 6000호로 전체의 77.2%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아파트는 1128만 7000호로 공동주택의 80.6%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전체 주택의 절반 가까운 45.9%인 832만 8000호가 수도권에 분포했다.

경기도가 435만5000호로 주택 수가 가장 많았으며, 서울 295만4000호로 두 번째, 경남 126만7000호, 부산 125만호 순이었다.

주택 증가율은 신생 행정복합도시 세종시가 11.2%로 가장 높았으며, 아파트 비율 역시 가장 높은 85.2%에 달했다. 

그렇다면 아파트 주거문화도 가장 품질이 좋은가.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전국 시도 중 가장 젊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통계청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세종시민(읍면동 포함)들의 평균 연령은 37세, 신도시는 약 32세로 분석되고 있다. 가히 청년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은 도시란 현대적이고 세련되고, 산뜻한 매력을 풍긴다는 뜻이다. ‘고리타분한 틀딱’들이 꾀죄한 모습으로 양지바른 곳에 쭈구리고 앉아 무료하게 시간을 죽이는 풍경들은 찾아볼 수 없는 곳이다. 

그렇다면 얘기의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과연 우리가 사는 공동주택 문화에서 매너와 예의를 기키고 살고 있는가.

필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는 세종시내에서도 대형 단지다. 그런데 아침 저녁으로 개들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한 놈이 짖어대면 무슨 신호가 되는 듯이 일제히 다른 집 개들도 짖어댄다. 

물론 개별적으로 짖는 개도 적지 않다. 무엇이 불만인지, 시도 때도 없이 짖어댄다. 

공동주택의 주거문화는 이웃에 불편이 없도록 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그중 소음이 공동 주거생활의 적이다. 언젠가 아이들이 거실을 뛰어놀다 위아래 주민 사이에 싸움이 붙어 비극적인 살인사건이 난 적이 있다.

이웃간에 살벌한 살인극이 벌어진 원인을 살펴보니, 허망하게도 아이들 소음 때문이었다. 층간 소음이 이토록 이웃을 적으로 돌리고 말았다. 

그런데 요즘 개들이 설쳐대는, 이른바 층견 소음이 이웃 주민들을 자극하고 있다.

여름철이라 모두 창문을 열어놓고 사는데, 위아래층이나 옆집, 건너편 동에서 개가 짖어대면 돌아버릴 지경이라는 주민이 적지 않다. 

코로나 19로 인해 재택근무자도 늘고, 외출도 삼가고 있으니 집에 있는 사람들은 크고 작은 개소리에 짜증지수가 높아질 것이다. 모두가 신경이 예민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층간(層間) 소음이 아닌 반려동물로 인한 ‘층견(犬) 소음’.

그 피해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한다. 이로인해 이웃간에 얼굴 붉히며 다투는 모습도 종종 본다. 이런 애완견의 소음으로 인한 민원도 꽤 접수되고 있는 모양이다.  

아래층이 이사오자마자 데리고 온 개가 사납게 짖어댄다. 자다가 깨서는 한숨도 못잤다. 요즘 같은 날씨에 문열고 생활하는데 문 닫아도 개소리는 시끄럽다.

베란다에 키우는 건지, 주인이 없는 건지, 낼 출근해야 하는데 넘 빡치네요. 관리실에 민원 넣어야 할지 직접 말해야 할지 걱정입니다. 직접 말하면 싸울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는데, 이런 약한 마음을 이용한다 할까요. -A 씨-

 

주인이 케어를 잘 안하는 걸까? 관리도 못할 거면서 왜 개는 키우나. 이웃이 피해를 보고있는데 이러다 사고가 터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B 씨-

 

개는 짖을 수 있죠. 그러나 짖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주인이 해야 할 당연한 책무죠. 개념없는 사람이 이런 불쾌한 일을 저지르고 있는데 주민들이 합세해서 한 소리 해야지요. -C 씨-

 

동물을 키우는 건 자유다. 그러나 주민에게 민폐 끼치는 권리는 없다. 아이들 애써 재웠는데 개소리에 깨버리니 악몽같다. -D 씨-

 

앞집 개 매일 짖어요. 지난번에는 문이 열렸는데 마침 밖으로 나온 이웃집 개가 제 아이를 물려고 달려들었어요. -E 씨-

 

문 열고 사람 소리만 나면 짖어대는 옆집 개. 밤늦게까지 몇번씩 짖어대고 그때 주인이 뭐라고 하면 잠시 그쳤다가 언제 그랬더냔 듯이 다시 짖어댄다. 이웃간에 고소고발할 수도 없고, 짜증만 늘고 있다. 개주인은 개를 단속할 실력이 안되면 없애주었으면 좋겠다. -F 씨-

 

개주인은 개를 귀여워만 하지 이웃의 불편은 고려하지 않는다. -G 씨-

이렇듯 개 소음으로 인한 주민 불편은 늘어나고 있지만 규제할 방법은 딱히 없는 것같다. 따라서 개 주인의 양식을 믿는 것이 충견 소음을 줄이는 최상의 방법처럼 보인다. 

개는 분명 어떤 이유가 있어서 짖을 것이다.

누가 지나가면 짖는다든지, 불쾌하면 짖는다든지, 습관적으로 짖을 것이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을 향해 짖거나 쫓아가 물어뜯는 경우도 있다. 이는 분명 개 주인이 개를 잘못 다루어서 나오는 것일 것이다. 

이런 개의 심리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개를 키울 자격이 없다. 이웃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뜻도 된다. 공동주택 주거문화의 에티켓이나 매너가 없는 것이다. 

짖는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는 부단히 훈련을 시키고, 제때 밥을 먹이고, 홀로 놓아두어서는 안된다. 자기 편리한대로 개를 집안에 두고 외출하면 동물이 가만히 앉아있을 리는 만무하다.  

옆집 개가 하루종일 짖는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개주인도 싫을 것이다. 따라서 능력이 없으면 키우지 말아야 한다. 애완동물은 제대로 관리하라고 있는 것이지, 민폐를 끼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개 소음이 층간소음보다 더 괴롭다는 것은 겪어보는 사람이 더잘 알 것이다.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만큼 배설물이나 소음 등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외국의 경우 1가구 1마리만 키우게 하거나, 애견 등록제를 실시하고, 허가없이 키우거나 금지된 시간과 장소에 동반하면 벌금을 부과하는 나라도 있다. 우리도 행정적으로 공동주택의 애완동물 규제책을 보다 꼼꼼하게 내놓을 때가 되었다.

개를 키우는 것은 자유지만, 이웃에게 불안과 짜증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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