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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의 성지 ‘교과서 박물관’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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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의 성지 ‘교과서 박물관’을 가다
  • 김수현
  • 승인 2012.10.2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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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세계를 초월한 전시, 모든 관람과 교육은 일체 무료

작은 구릉에 안긴 교과서 박물관
교과서 박물관은 연동면 내판리의 작은 구릉에 안겨 있었다. 깊어가는 가을, 물들어가는 나뭇잎 사이로 함초롬히 자리하고 있었다. 전날 비가 왔기 때문일까, 짙은 가을 오후이기 때문일까? 옅게 피어나는 안개 자욱이 박물관의 형체를 신비롭게 감싸고 있었다.
23일(화) 오전에 갑자기 연락을 해서 오후에 방문하는 자리였고, 박물관장은 외부 행사로 만날 수 없다는 소식을 미리 인지하고 있던 터라 박물관 사진을 찍고 자료를 구한 후 박물관장과는 전화 인터뷰로 기사의 완성태를 만들어 나갈 요량이었다.


▲ 1959년 당시 국민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 절대빈곤을 벗어나지 못한
시절자식에 대한 교육은 절박하고 사무쳤을 것이다.

교과서의 성지(메카)
유학영 관장을 박물관 바로 앞에서 만날 수 있었다. 우선 기자의 방문을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이곳 부지가 원래 공동묘지터로 매년 위령제를 지내왔고 박물관 식구들은 부득이하게 위령제에 참여하고 있다며 자신이 직접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교과서 박물관은 세종시에 위치한 교과서의 메카(성지)이다. 1998년 민영화 방침에 따라 국영기업체인 ‘국정교과서’가 ‘대한교과서’로 인수합병되면서 국정교과서 본관을 리모델링하여 2003년 9월 24일 개관했다. 대한교과서는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후세 교육을 위한 사명감과 ‘교육입국’ ‘실업교육’ ‘출판보국’이라는 이념을 가지고 창업하여 우리나라 교육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며 2009년 ‘미래엔’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새소년’과 ‘현대문학’을 창간한 곳으로 유명하다.

교과서는 시대의 반영이자 얼굴
교과서는 국민교육의 기본이자 핵심이다. 대한교과서는 1960년대 말부터 교과서 박물관 설립계획을 수립하고 준비해 2003년 개관에 이르렀다. 2004년 8월에는 충남 제1호 등록 박물관으로 인정되어 충청남도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인증됐다. 특히 국민교육의 기본으로 국가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교과서를 전문으로 다룬 박물관으로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창적인 박물관으로 정평이 나있다.
교과서 박물관은 1,031평의 건물에 교과서 전시관, 인쇄기계 전시관, 홍보관, 기획 전시관 등 4개의 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휴게실과 세미나실, 수장고, 자료실, 기증 도서실, 체험 학습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다.
교과서 전시관은 구한말과 개화기부터 현재의 교과서까지 시대별로 다양한 교과서가 전시되어 있고, 36개국의 외국 교과서와 북한 교과서가 전시되어 있다. 인쇄기계 전시관은 1950년~1980년대 후반까지 교과서를 직접 만들었던 납활자 인쇄기계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고, 교수와 학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시대별 인쇄기계를 소장하고 있다. 기획 전시관은 상설 전시관에서 볼 수 없는 박물관의 다양한 유물과 전시 테마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시대별 교육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물은 시간으로의 추억여행을 떠나게 하는 감동의 매개로 작용한다. 홍보관은 교과서 박물관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미래엔(옛 ‘대한교과서’)의 역사와 성장 배경, 사업 분야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을 적극 활용하라!
교과서 박물관은 교과서 8만 2천여권, 교육관계 자료 5천권, 기타 교유관련 도서 8만 5천권 등 총 17만 2천여권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중에 일부를 전시하고 있다. 연간 2만 5천명 이상이 관람하며 2012년 10월 현재, 총 24만명 이상이 관람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교육의 미래이고 희망인 어린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한해에 석박사 논문 등 교육 연구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방문하는 석학들이 1천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는 기증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1년에 자료구입비와 수장비, 관리비 등을 포함해 3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사회공헌과 교육기부 활동으로 생각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교과서 박물관은 소장한 귀중한 콘텐츠를 수집하고 보존하는 소극적 개념에서 벗어나 교육과 연구, 체험자료로 활용하는 적극적 개념으로 확산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작년부터 초등교육 프로그램, 중등 문학캠프, 고등 논술캠프 등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진행 중에 있다. 특히 박물관의 기본방침은 세종시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세종시의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종시 다수의 학교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여 세종시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주변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월인천강지곡 진본’과 ‘주시경 선생의 자필 이력서’
유학영 관장은 박물관의 대표적인 자랑으로 ‘월인천강지곡(보물 제398호) 진본’과 ‘주시경 선생의 자필 이력서’를 꼽았다. ‘월인천강지곡 진본’은 세종대왕이 왕비인 소헌왕후를 추모하며 그린 석가모니의 일대기로 한글로 표기된 운문으로는 ‘용비어천가’ 다음으로 오래된 작품이며, 종교성과 문학성을 조화시킨 장편 불교서사시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주시경 선생의 자필 이력서’는 섬세하고 유려한 필치에 교정까지 한 고뇌의 흔적을 통해 주시경 선생의 삶과 문학적 단면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유 관장은 경기대학교 대우교수,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고문, 교육부 장학관, 인문과학편수관, 분당고 교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2011년 7월에 교과서 박물관으로 취임했다. 교육자로 출발하여 교과서와 인생을 동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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