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질되는 세종시 학교운영위원회? 조례 발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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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질되는 세종시 학교운영위원회? 조례 발의 갈등
  • 한지혜 기자
  • 승인 2020.02.2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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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 설치 조례 입법예고, 시기상조론 논란
23일 오전 스마트 횡단보도 구축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린 세종시 다정동 한결초등학교. 
세종시 한 초등학교 모습. 기사 내용과는 무관. 

교육 자치의 한 갈래인 세종시 학교운영위원회 관련 조례가 발의되면서 교육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26일 세종시교육청과 세종시의회에 따르면, 교육안전위원회 박성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세종특별자치시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 설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지난 21일 입법예고 됐다.

이번 조례 개정은 초중등교육법 제31조, 유아교육법 제19조에 따라 설치된 각 학교 운영위원회의 연합 활동을 지원하고, 연합회 설치 등에 필요한 사항을 뒷받침하기 위해 추진됐다.

정보교환 등을 통해 학교운영위원회를 활성화하고, 이들의 다양한 교육적 활동을 행·재정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게 골자다. 

조례안에 대한 찬반 의견은 오는 27일까지 세종시의회사무처로 접수할 수 있다.

조례에는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 사업 내용 ▲조직 및 임원 선출·임기 규정 ▲ 협의회 구성 목적 달성을 위한 사업 및 운영에 필요한 경비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해당 조례는 현재 전북, 충남, 강원, 충북, 제주에서 제정·운영되고 있다.

현재 세종시학교운영위원연합회는 임의기구로 구성돼있으며 지난해 정관 개정을 통해 기존 학교운영위원장연합회에서 운영위원연합회로 바뀌었다.

조례를 대표 발의한 박성수 의원은 “임의 단체로 운영 중인 협의회가 갖는 한계가 있다”며 “세종시에 여러 교육 현안이 발생하고 있고,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입법예고 기간 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필요한 부분은 보완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1년 전 논란 반복, 왜?

입법예고와 함께 일각에서는 1년 전 학부모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 때와 비슷한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 의결기구 중 하나인 운영위원회가 점차 권력화·수단화되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출범 9년차인 신도시 세종에서 학교운영위원장 또는 학부모 단체 대표 경력 등이 개인의 사회 활동, 정치 입성의 발판이 되는 등 순수성을 훼손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그 이유. 

세종시 동지역 한 학교운영위원장 A 씨는 “학교는 중립적이어야 하고, 학교운영위원장은 학교와 학부모, 학생 전체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며 “이들을 모아 또다른 거대 조직을 만드려는 시도는 정치 또는 이익 집단화될 수 있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무상교복 사태나 사립학교 문제 등 현안이 발생할 때 긴급하게 활동하고, 평소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변하는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시 교육계 관계자 B 씨도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가 아직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다”며 “연수 등 역량 강화에 대한 부분은 교육청과 협력해 차차 개선할 수 있다. 본연의 목적에 맞게 운영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일반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학교를 위해 봉사한다는 측면 즉, ‘순수성’에 대한 우려다.

동지역 초등학교 학부모 C 씨는 “세종시 공동의 교육 현안에 대한 의견 표명, 개별 학교에서 풀지 못하는 문제를 공론화 할 수 있는 측면에서 연합 기구는 필요하다”며 “다만 학교 내 단체나 위원회 대표 출신들이 정치·사회적으로 진출하는 모습이라든지 학부모를 대표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 이런 기구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걱정도 든다”고 밝혔다.

#. 5개 시·도 조례 제정, 교육 자치로 가는 길

세종시의회 박성수 의원이 지난 24일 열린 행정복지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아빠 육아휴직 장려 정책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세종시의회)
'세종시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 설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교육안전위원회 박성수 의원. (사진=세종시의회)

각 학교 운영위원장이 모인 연합회가 교육 자치 실현에 다가서는 중요한 걸음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연합회가 법적 기구로 인정받지 못하다보니 활성화 측면에서 어려움이 크다는 것. 또 전북, 충남, 강원, 충북, 충남, 제주 등 5개 시도에서 해당 조례가 제정·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추진 근거로 들고 있다. 

세종시학교운영위원연합회 관계자는 “연합회 운영 측면에서도 법적 지위가 없다보니 각 학교 운영위원장 연락처 하나 얻기도 어렵고, 활성화 하는 데 한계가 많다”며 “역량 강화 측면에서도 교육청 주관 연수가 미흡하다. 타 시도만 봐도, 조례 제정 움직임이 교육 자치의 큰 흐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교육 현안이 발생하고 있는 세종시 특성도 언급했다. 연합회가 법적 지위를 갖고 활성화돼야 사각지대에 있는 여러 교육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연합회는 생활권 내 교육 격차, 읍면지역과 동지역 간 상대적 박탈감 문제, 학교 주변 위해 환경 등 다양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좋은 통로”라며 “수단화 문제는 과한 우려다. 임원진 중 선출직에 나가는 분들에 대해서는 직을 내려놓게 하는 등 조치를 취해 순수성을 담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수 의원도 “세종시는 계획도시임에도 학교 설립부터 시작해 다양한 문제가 생기고 있고, 단위 학교에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찬반 의견을 들어 상임위에서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종시교육청은 올해 학교운영위원회 관련 예산으로 2000여 만 원을 편성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2배 늘어난 규모로 관련 연수 등을 보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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