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 주최 제74주년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친일 음악가의 곡이 연주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경축 행사는 15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광복회원, 시민, 학생, 각 기관장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사, 만세삼창 등 본행사가 마무리된 후 1시간 가량 이어진 오케스트라 축하 공연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총 9개 곡 프로그램 중 현제명 작사·작곡 ‘나물 캐는 처녀’ 곡이 포함됐다.
순국선열을 기리고, 광복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친일 음악가의 가곡이 울려 퍼진 것. 행사를 주관한 세종시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이유다.
현제명 음악가는 조선총독부 지원으로 결성된 조선문예회, 대동민우회, 조선음악협회 등에 참여한 대표적인 친일 음악인으로 꼽힌다.
친일 성악곡 ‘후지산을 바라보며’를 발표했고, 친일 행사 무대에 오른 이력 등 비교적 친일 행적이 뚜렷한 음악가로 알려져있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발간한 친일 인사 명단에도 올라있다.
이날 경축 행사에 참여한 정의당 이혁재 시당위원장은 “행사를 주관한 세종시에서 최소한의 검토만 했더라도 친일작곡가의 음악을 연주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광복을 축하해야 할 국경일에 친일음악가의 공연으로 독립유공자들과 후손들, 시민들에게 불쾌감과 치욕감을 안겨준 것에 대해 세종시장은 겸허히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친일 음악 행사 논란은 올해 3월 경기 부천시 등에서도 일어난 바 있다. 부천시 주최 신춘음악회가 현제명, 홍난파, 김동진 등 친일 음악인의 곡으로 채워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행사 4일 전 곡 프로그램을 급히 변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