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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적 학구 느는 세종, 처방은 ‘스쿨버스’ 땜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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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적 학구 느는 세종, 처방은 ‘스쿨버스’ 땜질만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9.08.06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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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생활권 끊이지 않는 학구 논쟁, 한 해 버스 예산만 4억 4000만 원
세종시 내 학구 변경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과대학교에 더해 기형적 학구 사례가 늘면서 통학차량 등 추가적인 소요 예산도 늘어나고 있다.
세종시 내 학구 변경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과대학교에 더해 기형적 학구 사례가 늘면서 통학차량 등 추가적인 소요 예산도 늘어나고 있다.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 행복도시 내 초등학교 학구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대학교 문제에 기형적 학구 사례가 더해지면서 스쿨버스 지원 예산도 불어나고 있다. 

6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기준 원거리 통학에 따른 동지역 학교 스쿨버스 예산은 총 11대, 4억 4000여 만 원이다. 으뜸초, 온빛초, 늘봄초, 솔빛초, 각 2대씩 총 8대, 새뜸중, 고운중, 도담중 각 1대씩 3대가 운행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초등은 으뜸초, 솔빛초 2곳, 중등은 3곳 모두 새로 스쿨버스가 배치됐다. 이중 최근 솔빛초 스쿨버스는 4-1생활권 수루배마을 내 1.4km에 이르는 ‘돌아가는’ 통학로 민원이 발생하면서 취해진 조치다. 

학구 논쟁은 상대적으로 안정화에 접어든 1생활권과 최근 입주한 4생활권 등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기형적인 학구가 유지되는 한 곳곳에서 민원이 지속되고, 땜질식 스쿨버스 처방이 반복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가락마을 2단지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지난해 3월 시교육청 앞에서 두 차례 집회를 열고, 학구 변경을 촉구했다. 단지 앞 고운초를 놔두고 1km 떨어진 으뜸초까지 통학해야 하는 상황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가락마을 2단지 입주민 A 씨는 “현재 주민등록 인구 상 향후 고운초보다 오히려 으뜸초 과대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기형적 통학구를 하루빨리 정비해 입주민 갈등, 예산 문제 등 여러 기회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 으뜸초, 오히려 과대학교 된다?

지난해 3월 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고운동 입주예정자들의 학구 변경 촉구 집회 모습.
지난해 3월 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고운동 입주예정자들의 학구 변경 촉구 집회 모습.

이곳 입주민들은 과대학교가 우려돼 고운초로의 학구 조정이 불가하다는 시교육청의 말과 달리 고운초는 현상유지 또는 감소, 반대로 으뜸초는 학생 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고운초는 완성 48학급(특수학급 제외), 학생 수 1200명 규모의 학교다. 지난해 3월 1일 기준 45학급, 1050명 학생 수로 이미 과대화 우려를 낳은 바 있다.

인근 공동주택 단지, 이주 등의 요인으로 학생 수 증가가 예상됐던 고운초는 올 7월 31일 기준 1053명으로 지난해 초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24학급, 600명 정원 규모로 지어진 으뜸초는 지난해 300여 명이 재학했으나 올 7월 기준 458명까지 늘어났다. 추가적으로 내년 상반기 가락마을 12단지 M8 구역(440세대) 공동주택 분양까지 예정돼있다.

해당 블록에 현재 대입하고 있는 학생유발률 0.316을 곱하면, 139명이 나온다. 비슷한 인근 단지 학생유발률 0.27을 곱해도 119명이 추산된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으뜸초는 현재 해당 학구 주민등록 미취학 인구(678명)를 종합해 고려할 시, 6년 이후에는 학생 수 8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현재 기준 향후 6년간 주민등록상 인구 추계를 기준으로 한 고운초 예상 학생 수는 1029명으로 현재보다 적다. 

입주민 A 씨는 “단순 6년 추계만 보더라도 으뜸초가 고운초보다 규모 대비 과대학교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기형적 학구로 인해 학구 위반이 횡행하고, 일부 학생들의 위장전입 소문이 나돌아 입주민 갈등이 유발되고 있는 상황부터 해결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반면, 시교육청은 적정규모 학교 유지, 다양한 이해관계 등의 요인을 고려, 학구 변경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

시교육청 행정지원과 손병길 사무관은 “동사무소와 협력해 주민등록상 인구에 따른 중장기예측을 하고 있다”며 “학구 문제는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민감한 사안이고, 현재 으뜸초가 여유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입주 시기 등을 보고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 '스쿨버스' 놔두고 도보 통학? 

입주민들에 따르면, 가락마을 1·2단지 앞에서는 매일같이 이상한 광경도 목격되고 있다. 단지에서 나와 스쿨버스를 타지 않고 고운초로 직행하는 일부 아이들이다.

입주민들 사이에서 소수의 위장전입, 적어도 일부 학생들이 학구 위반인 상태로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이유다.

입주민 A 씨는 “학구 범위 밖으로 이사를 가도 학교에 알리지 않으면 원 통학구역 내 학교 통학이 가능하고, 저학년인 경우 빈집이 많은 특성을 이용해 집을 단기계약해 원하는 학교로 입학시키는 경우도 있다”며 “기형적인 학구로 인해 위법이 자행되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입주민 간 갈등, 학부모 공동체 와해 등의 역기능도 우려되고 있다.  

입주민 A 씨는 “단 한 학급도 학생 수 25명을 넘게 하지 않겠다는 원칙은 좋지만, 통학거리를 1km까지 늘리면서 지킬만한 원칙은 아닌 것 같다”며 “인근 대전, 제주도, 신도시 모두 과밀학급 문제가 발생했지만 멀리 보내버리는 일은 없다. 미래 학생 수 감소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학구를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교육청 행정지원과 손병길 사무관은 “이사한 통학구를 따르는 것이 맞지만, 사실상 학구위반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며 “통학차량 재지정은 심의위원회를 통해 3년마다 이뤄지고, 이용률이 떨어지거나 운영이 어려운 요인 등을 고려해 재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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