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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직녀의 애틋한 사랑! 칠월칠석 (七月七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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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직녀의 애틋한 사랑! 칠월칠석 (七月七夕)
  • 정규호(전통장류명품화사업단 사무국장)
  • 승인 2012.08.13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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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7월 7일은 칠월칠석이다.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유래담(由來談)으로 인식되면서 오늘날의 발렌타인데이와 같이 연인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주고받는 날로 패러디되어 새로운 풍속이 행해지고 있지만, 칠석은 원래 자손의 수명장수를 기원하는 날이었다.

▲ 칠석무렵 농가풍경

칠석의 유래담인 견우직녀설화는 중국 주나라에서 발생하여 한나라를 거쳐 우리나라에 전해져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하늘나라 목동인 견우와 옥황상제의 손녀인 직녀가 결혼을 하여 놀고 먹으며 게으름을 피우자 옥황상제는 크게 노하여 견우는 은하수 동쪽에, 직녀는 은하수 서쪽에 떨어져서 살게 했다. 그래서 견우와 직녀는 서로 그리워도 건널 수 없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지내야만 했다. 견우와 직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안 까마귀와 까치가 매년 칠석날에 하늘로 올라가 다리를 놓아 주었는데 이것을 오작교(烏鵲橋)라 했다. 견우와 직녀는 오작교를 건너 일 년 동안 쌓인 회포를 풀고 다시 헤어진다는 애틋한 사랑이야기다.

▲ 칠석풍속-쇄서폭의
이런 칠석날의 전설로 인해 이 날 까마귀나 까치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데 이는 모두 오작교를 만들러 갔기 때문이라 한다. 또한 이 날 꼭 비가 내리는데 이는 견우와 직녀가 만나 기뻐서 우는 눈물이라 하고 다음 날 내리는 비는 서로 헤어지기가 아쉬워 흘리는 이별의 눈물이라 여겼다. 그래서 이날 내리는 비를 세차우(洗車雨), 다음날 내리는 비를 쇄루우(灑淚雨)라 했다.

이 전설의 견우성과 직녀성은 독수리별자리의 알타이어별과 거문고자리의 베가별로, 은하수 동쪽과 서쪽에 각각 위치하며, 이 두 별은 태양의 황도상의 운행으로 가을 초저녁에는 서쪽하늘에 보이고, 겨울에는 태양과 함께 낮게 떠있고, 봄 초저녁에는 동쪽 하늘에 나타나는데 칠석 무렵 천장 부근에서 보여 마치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견우성과 직녀성의 운행을 근거로 칠석의 전설과 함께 중국의 속절(俗節)로 전해지다가 우리나라에 전래됐다. 고려 공민왕은 몽고 황후와 더불어 내정에서 견우성과 직녀성에 제사를 지내고, 이 날 백관들에게 녹을 주었으며, 조선조에 와서는 궁중에서 잔치를 배풀고 성균관 유생들에게 과거를 실시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들어서 칠석풍속은 민간에 널리 전승되어 다양한 세시풍속이 행해졌으며, 그 의례는 자식들의 무병장수를 비는 마음이 많이 담겨져 있다. 오늘날 민간에서는 칠석날 사찰 칠성당을 찾아 자손의 무병장수를 비는 불공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칠성당은 민간의례인 칠석의례가 불교와 습합하여 생성된 것으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사찰 속의 민간의례다.

▲ 칠석 시절식- 밀전병
▲ 칠석 시절식- 증편
▲ 칠석 시절식- 밀국수

이는 칠석고사에서 그 유래가 시작됐는데, 칠석고사는 부녀자들이 장독대에 상을 차리고 절을 하지만 자신의 소망보다는 자식들의 수명이 길어지고 잔병이 나지 않기를 기원했었다. 그러나 이를 칠석이라 하지 않고 칠성(七星)이라 했는데 이는 북두칠성에게 수명장수를 기원하기 때문이며, ‘칠성드린다’, ‘치성드린다’라는 말은 모두 여기에서 유래됐다. 사찰의 칠성당은 바로 이러한 의례가 불교와 습합된 것이다.

칠석의 가장 대표적인 민간풍속은 걸교(乞巧)다. 걸교는 말 그대로 기교나 재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뜻인데 특히 처녀들이 길쌈솜씨가 좋아지기를 기원하는 풍속으로 칠석날 새벽에 실과 바늘, 가위 등을 넣은 반짇고리와 오이, 참외 등을 상에 올려놓고 절을 하며 바느질 솜씨가 더 나아지기를 기원했다. 이러한 걸교는 지방마다 다양한 형태로 전승되고 있는데 충남지방에서는 초엿새날 저녁에 고사를 드렸고 백시루와 미역국, 청수(淸水) 등을 상에 올렸다고 한다.

▲ 칠석의례-칠성각
▲ 오작교-영양 산촌박물관
▲ 견우와 직녀-진천 농다리

자식의 무병장수를 비는 칠석의례로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 ‘칠석맞이굿’ 또한 성행했다. 이는 단골무당에게 자녀의 무병장수를 부탁하는 것으로 무당은 물동이를 타고 명다리를 내어 바람에 불리며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굿을 주제했다.

이외에도 쇄서폭의 풍속이 있다. 농가에서 여름 장마철 동안 눅눅했던 옷과 책을 내어 말리는 풍속으로 이 날 집집마다 옷과 책이 마당 가득했는데 이 날에 내어 말리는 옷 과 책의 수량에 따라 잘살고 못사는 것이 나타나기도 했다.

칠석날 즐겨먹던 시절식은 밀전병과 밀국수, 증편 등이 있다. 칠석이 지나면 비로소 찬바람이 서서히 불기 시작하므로, 밀에서 쉰내가 난다 하여 이때까지 밀로 된 음식을 즐겨 먹었다. 밀전병은 음양오행에 의한 오방색 야채를 밀쌈에 싸서 먹는 것으로 오감의 맛이 깃들여져 있다. 또한 국수는 그 자체가 장수를 의미하는 음식으로 오늘날 결혼식을 비롯한 다양한 축복의례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 칠석풍경-길쌈
▲ 칠석의례- 칠석고사
▲ 칠석의례- 칠석맞이굿

고온다습한 여름철의 기운이 서서히 물러서고 있다. 하늘에는 드높고 맑은 햇살이 내리 쬐고 있다. 여름내내 눅눅해진 이불과 옷가지, 책을 말리던 칠석의 쇄서폭의 풍속이 마치 가을햇살을 맞이하는 듯하다. 눅눅해진 이불과 옷가지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눅눅해진 기분, 축축한 마음 모두 꺼내어 말리는 칠석을 맞이해 보자!

한결 청명한 기분과 마음으로 가족과 연인, 모두에게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칠석풍속을 즐겨보자!

▲ 칠석풍속-오작교와 견우직녀
▲ 견우와 직녀-익산 고도리 석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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