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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속 가을맞이! 입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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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속 가을맞이! 입추
  • 정규호(전통장류명품화사업단 사무국장)
  • 승인 2012.08.06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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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름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말복이면서 가을 문턱에 접어든다는 입추다. 입추(立秋)! 성급하다고 생각하지만 가을의 문턱을 넘는다. 아직 찌는 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밤새 열대야에 고생을 하지만 북쪽 하늘에는 서서히 가을 하늘이 다가오고 있다.
여름 속에서 가을맞이를 해 보자!

▲ 입추농경-배추심기
▲ 입추풍경-잠자리잡기

입추(立秋)는 24절기의 열세 번째로 맹추월(孟秋月) 또는 초가을로 일컬어지는 음력 7월의 절기로 보통 8월 8~9일경에 든다. 이 때 태양의 황경은 135도에 이르는데 이때부터 입동(立冬)전까지 석 달을 가을로 인식하고 있다. 옛날 사람들은 입추 15일간을 3후(候)로 나눠서, 초후(初候)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중후(中候)에는 이슬이 내리며, 말후(末候)에는 쓰르라미가 운다고 하였다. 더위를 처분한다는 처서(處暑)까지는 늦더위가 계속되지만 아침과 저녘에는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올해에는 음력 3월에 윤달이 들어 있어 입추와 말복이 같은 날에 들었지만 통상적으로 입추 뒤에 말복이 온다. 이치적으로 따지자면 여름의 절기인 말복 다음에 입추가 들어야 하지만, 우리 조상들이 입추 다음에 말복이 들도록 정해 놓았다. 이는 음양오행의 원리에 의해서인데, 주역에 보면 남자라고 해서 양기만을 가지고 있고, 여자라고 해서 음기만 가지고 있다고 보지 않고 조금씩 겹쳐져 있다고 하였다. 계절도 마찬가지로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려면 겹치는 일정기간이 필요한데 이 역할을 입추와 말복이 하고 있는 셈이다.

▲ 입추풍경-잠자리잡기
▲ 입추풍경-수수밭

농가에서는 입추부터 서서히 가을 채비를 시작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농 작업은 김장용 배추와 무를 파종하는 일이다. 논 농사는 마지막 김매기만 남겨 놓고 있는데 첨차 한가해지기 시작하는 계절로 바쁜 오월에는 ‘발등에 오줌싼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때에는 ‘어정 칠월 건들 팔월’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 무렵 특별한 민간풍속은 기청제(祈請祭) 또는 지우제(止雨祭)를 지내는 풍속이 있었다. 입추가 지나면서 모든 곡물의 이삭과 열매가 비로소 많은 일조량을 필요로 하며 익어가는 시기로 비가 많이 오면 흉년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봄에는 비가 오기를 기원하는 기우제를 지냈지만 이 때에는 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이 지속되기를 기원하는 제사를 올렸다. 옛날 조정이나 고을에서는 입추 뒤 비가 닷새만 지속되어도 비가 그치게 해 달라는 제사를 지냈다고 하는데, 성문제(城門祭) 또는 천상제(川上祭)라고도 하였다. 이러한 제사를 지내는 동안에는 성안으로 통하는 수로(水路)를 막고, 성안의 모든 샘물을 덮는 풍속과 함께 모든 성안 사람은 물을 쓰지 않았으며 심지어 소변까지도 보지 않았다고 한다.

▲ 입추풍경-허수아비
▲ 입추풍속도

한편 해안지방에서는 이 시기에 사리가 발생하여 낮은 지대에 있는 농작물의 피해가 발생하는데 통상적으로 ‘백중사리’라고 하였다. 사리는 한 달에 음력 2-4일과 17-19일 두 차례 생기며 사리 가운데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때가 바로 음력 7월 보름 전후인데 백중 부근에 사리 현상이 높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사리는 바다의 수면이 올라가는 현상으로 태양과 달의 위치가 지구-달-태양 또는 태양-달-지구일 때 태양과 달의 인력이 합쳐져 지구의 바닷물을 끌어당겨 생기는 현상으로 바닷물의 수위가 최고조로 높아지는 현상이다. 이러한 사리현상으로 인하여 서남 해안의 인천, 안산, 평택, 보령, 군산, 목포, 여수, 광양, 통영 등지의 해수면이 높아져 농작물이 침수피해를 입기도 한다.

가을의 문턱에 접어드는 입추 때 가장 낯 익은 풍경은 새 쫓기 풍경이다. 새 쫓기 풍경은 잘 지은 곡식을 새나 짐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논이나 밭에 설치해 놓는 것으로 오늘날 익살스러운 농경문화 아이콘으로 인식되어 있다.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 설치하는 허수아비를 비롯하여, 참새들이 무서워 하는 매를 만들어 설치하기도 한다. 또한 깡통을 주렁주렁 매 달아 소리를 내기도 하고, 징, 꽹과리등을 설치하여 오며 가며 소리를 내어 새를 쫓기도 하였다. 특히 채찍과 같이 소리를 내는 도구로서 짚을 꼬아 만든 ‘뙈기’가 있었다.

▲ 입추풍경-들녘
▲ 입추풍경-박따기

입추가 지나면서 박과 고추는 서서히 수확을 시작한다. 박은 수확하여 삶은 다음 박바지를 비롯하여, 표주박 등 생활용구를 만드며, 특히 뒤웅박을 만들어 보관한다. 뒤웅박은 이듬해에 심을 종자씨앗을 보관하던 용구로 박을 가르지 않고 위에 구멍을 내어 속만 파낸 것으로 수분조절능력이 뛰어나 종자씨앗 보관용구로 널리 사용되었었다. 한편 수확한 고추는 아직 남아 있는 강렬한 태양에 말려 일 년을 먹을 양념으로 준비를 하였다.

이 외에도 아이들이 들녘을 누비며 잠자리를 잡으며 노는 풍경과 해바라기의 정겨운 풍경은 바로 이 무렵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 입추풍경- 해바라기
▲ 입추풍경- 허수아비

여름이지만 가을을 준비하는 입추! 조상들은 자연이 주는 시련을 겸허히 받아 슬기롭게 극복을 하면서 풍성한 가을맞이를 준비를 하였다. 피서철이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 왔다. 이제 무더운 기운을 뒤로 하고 선선한 공기를 마시며 우리의 생활도 서서히 가을 채비를 해보자!

▲ 입추풍경-고추말리기
▲ 입추풍경-뒤웅박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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