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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탈출! 시골에서 - 부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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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탈출! 시골에서 - 부처꽃
  • 김학출(농부.교육희망네트워크 사무국장)
  • 승인 2012.07.06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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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출의 우리산하 야생화 이야기

100년 만에 찾아온 가뭄으로 애타는 농민의 마음을 달래보려는 듯!
극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진한 분홍빛 꽃타래를 피워냈다.


하루 종일 타들어가는 수박 밭고랑에 물을 주고 시들어 축 늘어진 고추밭에 미안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들어선 농원... 곳곳이 타들어가 붉게 변해 버린 나무들은 무력한 인간의 간사한 용기를 비웃듯 그 수를 늘려간다. 더우기 작년에 집을 짓고, 올 봄에 아름다운 정원을 한가득 품고 10여년을 가꿔온 나무들을 옮겨 심었는데,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가뭄을 맞았으니 그 타격이 더욱 심한 것 같다. 400주나 되는 실생 반송 소나무, 2년생 애기 소나무를 6년 간이나 공들여 가꿔 이제 1차 수형을 잡아 정식했건만 모두 타버려 지난 주에 쓰라린 마음을 조금이라도 다스려 보려고 눈에라도 띄지 않게 뽑아내었다. 그리고는 매일 수박밭과 고추밭을 번갈아가며 하늘이 감동하기를 바라면서 대책없이 물을 퍼나른다. 한줄기 소나기면 해결 될 일을 인간들은 경운기, 소방차, 양수기를 밤낮없이 동원해도 수박잎은 타들어 간다. 이러한 인간 돌출이를 비웃으며 마루에 앉아 하루의 피로를 안주 없는 막걸리 한 잔으로 달래어 본다. 순간 한줄기 소나기처럼 다가온 녀석이 있으니 부처꽃이다.

마루앞에 조성한 연못가에 가뭄을 조롱하듯 아주 진하고 환한 진분홍빛으로 한여름을 시원하게 수놓은 부처꽃은 연못을 연못답게 빛내주는 최초의 꽃을 피워냈다. 홍련, 백련, 어리연, 창포, 오색미나리, 갯버들을 심어 연못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연출하고자 했는데 아직은 뿌리를 못잡아 제대로 꽃을 보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인가 그 흔하다는 부처꽃이 왜 이리 반가운가! 강열한 꽃빛깔 때문에 ‘호수’와 ‘정열’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단다.

한여름 물가, 들판, 구릉지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습한 곳이면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부처꽃은 꽃이 귀한 한여름을 수놓기에 더욱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 그런데 왜 이름이 부처꽃이야? 유래를 알아보고서야 흔쾌히 그 이름을 받아들였다.


유래 하나, 신심이 깊은 불자가 부처님께 연꽃을 봉양하려고 연못에 꽃을 따러 갔는데 여름 장마철인지라 물이 깊어 연꽃을 따지 못하고 낙심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이때 한 노인이 나타나 연못가에 핀 보라색 꽃을 가리키며 이 꽃을 따서 부처님께 바치라고 했다. 얼굴이 밝아진 불자는 연꽃대신 이 꽃을 따서 불전에 바쳤으니...., ‘부처꽃’
유래 둘, 일본에서는 음력 7월 15일(백중)에 지내는 불공인 우란분절에 부처꽃을 불단에 바친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름이 ‘부처꽃’
유래 셋, '천상천하유아독존' 이라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즉 넓은 들판에 홀로 우뚝하게 솟아 자라난다는 의미로 부처님을 이야기 한듯하여 ‘부처꽃’

부처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물기가 있는 습지나 냇가, 논두렁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습한지역에서 잘 자란다. 화원에서 구한 한포기를 아파트 정원에 심어 꽃을 피우고 씨를 채취하여 주변에 뿌렸더니 습한 조건을 갖춘 곳에서는 매우 많은 싹을 올렸다. 종자를 채취하여 봄에 뿌려도 당해에 꽃을 볼 수 있을 만큼 생장력도 매우 뛰어나다. 물론 다년생이기에 봄에 포기나누기를 해도 번식이 잘된다.

한방에서는 "천굴채" 또는 "대아초"라고 부른다. 청열작용 즉 열을 떨어 트리는 작용을 하며 뿌리는 탄닌, 살리키린 등이 함유되어 있어서 설사나 만성이질에 쓰여지고, 꽃에는 비택신이 있어 포도상구균과 대장균, 디프스간균과 같은 병원균을 성장억제를 하는 향균, 해독작용을 한다. 부종을 내리는 작용과 체내의 불필요한 습기를 조절하는 작용도 한단다.

그래도 역시 부처꽃의 가장 큰 용도는 관상용이다. 빼어나게 아름다우면서 물가에 심을 수 있는 소재가 흔치 않은 가운데 부처꽃은 단연 우수하다. 개화 기간이 길고, 재배가 쉽고, 질병에도 강하고, 번식도 잘되고, 꽃은 예쁘고, 귀한 철에 피워내고... 또 무엇이 필요할까! 요즈음 친환경 도시 세종시의 건설과 함께 곳곳에 조성될 생태공원이나 하천 조성, 또는 호수 조성에 부처꽃을 많이 볼 수 있길 기대하며 『부처꽃편』을 마무리한다.

이번에도 관심받고 싶은 농원에 야생화를 하나 곁들이면서
공주시 의당면 ‘솔이랑 결이랑 농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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