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자의 좌충우돌 스마트 탈옥기
오랜 동안 폴더형 휴대폰을 들고 다녔어도 당당함을 잃지 않았건만 어느새 주변은 똑똑하고도 민첩하고도 산뜻하다고 하는 그 이름도 찬란한 스마트 세상이 되어 있더군요. 그래도 저는 꿋꿋하게 ‘엘리제를 위하여’였어요. 띠리리리 띠리리~ 그 자동차 후진용 벨소리를 유감없이 사방에 울려퍼뜨리며 남들이 보거나 말거나 척척 폴더 뚜껑을 열어제꼈었지요. 나름 메트릭스의 네오였다 이 말씀이에요. 뜨악하게 저를 보던 친구 왈, "그만 좀 띠리~해줄래?"
식탁에 함께한 친구들이 저마다 자기 스마트폰을 열어놓고 손가락 터치에 몰두해도 저는 안 질세라 폴더를 열고 하릴없이 수북히 쌓인 스팸 문자들을 지우고 그랬어요. 하지만 이제 그런 눈물겨운 저의 저항도 그 옛날 삐삐의 기억처럼 역사 속으로 던져지게 됐네요. 청천벽력 같은 그 말씀. "어이~ 송 기자가 스마트폰에 관해 글 좀 쓰지" 헉! 스마트폰 사용하는 것도 모자라 글까지 써야 한다니!
스마트폰 요금에 대해 설명하는 판매원의 화술에 놀라워하며 와~ 어떻게 저렇게 유식할 수 가 있지? 감탄하며 손안에 쥐게 된 스마트폰. 스마트폰은 사람을 더 스마트하게 만드는 걸까? 설마하는 심정으로 터치. 그러나 까만색 화면이 미동도 하지 않는 거예요. 대략난감. 저... 제가 뭘 잘못한 건가요? 판매원이 친절하게 스마트폰 모서리에 있는 단추를 알려 주더군요. 저의 얼굴은 우리 신문종이처럼 살구색이 되어버렸답니다.
저의 무식은 거기서 잠재울 수 없었어요. 불 들어온 첫 화면 한가운데 자물쇠를보고 또 좌절이었다고요. 아무리 눌러도 깜박거리기만 하고 다음 화면으로 안 넘어가는 거예요. 가만히 보니 ‘원 밖으로 움직이면 잠금 해제됩니다’라고 표시가 있더군요. 자물쇠를 누르면 동그라미가 생기면서 퍼져나가는데 도대체 어느 원 밖으로 나가라는 건지 원. 아 정말 오랜만에 목 움츠리고 손가락을 꼬물락거리며 터치에 몰입했네요. "바로 그걸 쓰라고, 그걸!"
제가 무식의 창살을 뜯어내고 스마트 세상으로 탈옥할 수 있을까요? 여기저기에 너무나 대단한 요령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저는 앞으로 찬찬히 가장 쉬운 것부터 살펴보려고 합니다. 제게 도움이 된다면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오히려 소소한 것들이 스마트 생활에 재미를 더해주지 않을까요? ^^
<처음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유의점>
사용설명서에서 그 다음에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은 안전 주의사항이에요. 예를 들면, ‘고온에 주의하세요’ 같은 것이지요. 아 그건 상식인데 뭐~ 하며 소홀히 하다가 고장날 수 있어요. 사용자 부주의인지도 모르고 얼굴 붉히며 AS센터에서 고래고래 소리치는 건 좀 흉하겠지요? 자성이 강한 자석 같은 물건을 함께 두지는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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