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새모이 가득 싣고
비둘기 친구 되는 할멈 있소
하얀 밤길
새벽 기다리며
한줄기 빛 따라 왔소
지네들 애비 죽고 과부소리
애들 바라 복 바친 50년,
악착같이 벌어 모은 전재산
대학 보내줘, 집사줘
이젠 키운 아이들 복채로 다 주었소
미국 사는 큰애 전화 ,
서울 둘째 다녀 간지,
부산 셋째 소식 끊긴 4년 되었소
어제,
동사무소, 박서기가
배달한 쌀 한포, 밀가루
그것이 달랑 한달 재산,
하지만 새벽마다 비둘기 모이는 아깝 잖소
오늘도 광장에 서면
세월의 주름이
진물처럼 허연 머리,
구부린 허리위에
비둘기 떼는 수천,
가진 것 없는 광장할멈, 그리 많은 친구
가난하지만 복이 있소
작은 미물도
은혜는 넘치는데
메마른 우리네는
왜 그리 모질까요.
▲ 서대전 광장은 대전 광역시 중구 문화동에 위치한 도시중심 공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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