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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입에 끝내 오르지 못한 ‘청와대 세종집무실’광화문 집무실 무산 이후 급부상 현안, 공론화 실패… 29일 국가균형발전 선언 15주년서 반전 기대
눈 덮인 청와대 설경. 청와대 이원화가 언제쯤 문재인 대통령 입에서 공론화될지 주목된다. (제공=청와대)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국회 세종의사당과 청와대 세종집무실 설치란 시대적 화두는 끝내 최고 권력자 입에 오르지 못했다.

세종시 등 충청권으로 한정된 담론 이상의 의미로 확산하는데 또 다시 실패한 셈이다.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 개헌을 통한 ‘세종시=행정수도’ 완성, 행정부 업무 효율화란 국가 백년대계의 조속한 이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 같은 가치 실현을 염원하는 국민들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기대감을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핵심 의제들이 단 한번이라도 대통령의 입을 통해 언급되길 기대했다. 문 대통령의 신년 연설에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도 화두가 되지 못했다. 제1호 공약인 광화문 집무실 이전이 무산된 마당에 세종집무실이 또 다른 대안으로 언급될 것이란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국회와 청와대의 세종시 설치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만큼, 부정론 확산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실제 국회 세종의사당은 최근 타당성 용역 발주 과정에서 한 차례 유찰을 거쳤으나 해당 절차를 계속 밟고 있고 올 하반기에는 10억원의 설계비도 확보해둔 상태다. 청와대 세종집무실 역시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을 통해 ‘2021년 정부세종 신청사 임시 설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문제는 시기다. 세종의사당은 계류 3년 차에 접어든 국회법 개정안(이해찬 국회의원 대표 발의) 통과란 확실한 추동력을 확보해야하고, 청와대 집무실 설치 역시 수도권 반대론자들의 벽을 넘어야 한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는 2022년, 청와대 세종집무실은 2022년 정부세종 신청사 임시 설치 이후 2025년 별도 건축물 완공이란 구상으로 남아있다. 국회 사무처나 청와대의 의중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세종시의 로드맵일 뿐이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이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신년 회견에서 이를 한 마디라도 언급했다면 어땠을까. 균형발전의 핵심 기능 설치가 급물살을 탔을 것이란 아쉬움이 진하다. 회견을 예의주시하며 지켜보던 세종시 공직자들의 반응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장 모습.

최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발언 파장만큼도 다뤄지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 전 사무관에 대한 새 정부 관계자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한 기자의 지적에 “(정부 구조가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여 들여주는 소통 강화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다만 신 전 사무관 자신이 경험한 좁은 세계를 가지고 정부 의사결정 구도를 바라본 데 대해 문제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정부 전체를 놓고 판단한다면, 다른 방법이나 길을 통해 (소신을) 밝힐 수 있었다”는 아쉬움을 표현하며 “다시는 국민과 가족, 친구들을 걱정시키는 그런 선택을 하지 말길 당부드린다. 무사해서 다행이고 자신의 상황을 무거운 일로 생각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신 전 사무관이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에 ‘청와대와 정부세종청사간 비효율’ 구도를 언급한 데 있다. 내달 1일 마감을 앞둔 10일 현재 9607명이 동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최소한 이 내용을 청와대 비서라인을 통해 보고 받았다면, 이 점에 대해선 공감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 전 사무관은 국민청원 글에서 “몇몇 작은 정부부처들의 경우, 장관들조차 실제 의사결정을 미루고 청와대만 바라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친구들로부터 종종 들었다. 세종시 때문일 수 있다”는 말로 세종시를 언급했다.

그는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과 행정부간 거리가 너무 멀다보니, 지근거리의 청와대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행정 각 부 장관보다 청와대 수석들의 보고에 더 정책 영향력이 커지는 것일 수 있다”며 일침을 가했다.

제대로된 업무지시 및 보고체계를 갖추지 못한 게 정부세종청사의 현주소란 진단이다. 행정집행과 정보수집도 개별 부처에 먼저 모이고 페이퍼도 작성되는데, 세종에서 청와대를 오가는데만 하루가 걸려 의사결정이 늦어진다는 의견도 담았다.

그는 “이럴 바에는 그냥 새로운 일을 만들지 않고 청와대만 바라보는 것이 낫다”며 “청와대는 청와대 대로 지시해도 공무원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소연) 한다. 특정 업무 지시 권한이 공식적으로 청와대 조직에 없다보니, 그 사이 수많은 반발점이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기획재정부장관인 부총리가 항상 광화문 서울청사에서 근무하고 있어, 내부보고부터 어려운 현실도 하소연했다. 차관이나 국장만 하더라도 세종에 있는 일이 거의 없고, 과장급 이하 공무원들은 청와대 뿐만 아니라 서울에 분산된 집무실을 돌면서 보고를 해야한다는 것.

신 전 사무관은 “청와대는 각 부처 장관의 대통령 보고 전, 국·과장에게서 관련한 내용을 듣는다. 이때 부총리 결정과는 다른 부분을 지시할 수 있다”며 “이때 정책 결정은 다시 산으로 간다. 정치권까지 개입하면 합리적 의사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발언의 사실 여부를 떠나 최소한 청와대와 세종청사간 비효율이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날 대통령의 언급은 없었지만 다시 공론화를 기대해볼 만하다. 오는 29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센센터에서 열리는 ‘국가균형발전 선언 15주년 기념행사’에서다.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등 정부 고위 관계자가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하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시민사회 관계자는 “신 전 사무관의 정부세종청사와 청와대 비효율 구도 언급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며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인 세종집무실 설치에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희택 기자  press26@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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