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만성 질염, 장의 면역력 키우고 습·냉기 몰아내야
상태바
만성 질염, 장의 면역력 키우고 습·냉기 몰아내야
  • 강소정
  • 승인 2018.12.14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방칼럼] 인애한의원 강남점 강소정 원장
만성 질염은 장이 유산균 등 유익한 균을 많이 가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야 치료할 수 있다. 사진은 인애한의원 강남점 강소정 원장.

만성 질염에는 면역력을 강화하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몸을 방어하는 면역기능의 70%는 위장관의 미생물에 달려있고 여성 건강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자궁과 질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좋은 유산균이 소장, 대장과 항문을 통해 나와 질까지 안착해야 한다. 좋은 미생물, 유익균이 자궁과 질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여성의 질은 피부와 같아서 외부에 노출되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하다. 바이러스나 나쁜 세균으로부터 몸을 방어하기 위해서 질 내부에는 유산균을 비롯한 정상 세균총이 군부대처럼 존재한다. 이들은 질 내부를 산성으로 만들어 항균력을 유지하며 외부로부터의 균 유입을 막고 상재하는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이 때문에 질의 정상 산도 유지와 정상 미생물총을 잘 가지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스트레스나 경구용 피임약으로 인한 호르몬 자극, 항생제의 장기 복용 등은 유산균이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든다. 이들의 개체 수가 줄어들면 방어막 기능이 급격히 쇠퇴해 질 내부는 각종 균이 번식하기 좋은 상태가 되어 버린다. 혐기성 세균이 늘면 HPV(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률도 함께 높아지고, 자궁경부 이형성증의 진행도 빨라진다는 것이 최근이 연구결과다.

게다가 한번 유산균이 감소하면 다시 증식하기가 쉽지 않다. 질염이 재발을 반복하고 치료도 쉽지 않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일부 환자에게서는 몸이 피곤하거나 성관계 이후, 여행 등 생활이 조금만 달라져도 여지없이 질염이 발생한다.

질염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냉을 비롯한 분비물의 증가와 냄새, 가려움이다. 심해지면 만성 태선 경향도 나타난다. 냉이 물같이 흐를 정도이거나 솜뭉치같이 뭉치는 경우, 색이 누렇게 변하는 경우, 연두색 냉 등은 염증이 있다는 방증이다. 질염의 증상이 이렇게 다양한 이유는 원인균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중 세균성 질염이 가장 흔하며 가드넬라, 칸디다균과 같은 곰팡이에 의한 질염을 비롯해 유레아플라즈마 등에 의한 성 전파성 질염도 흔치 않게 발견된다.

질염은 한 가지 원인균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두 가지 이상의 원인균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나쁜 균들은 나쁜 균들끼리 연합해 좋은 균의 증식을 억제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질염이 있는 환자에게서 자궁질환이나 방광염, 골반염 등의 문제가 동반하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질염에 대한 원인과 증상에 따른 맞춤별 치료와 더불어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치료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재발을 막고 건강을 회복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한방에서 질염을 치료할 때에는 냉의 상태변화나 냄새, 가려움 등과 같은 증상들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와 더불어 질과 골반 내의 환경을 개선하고 저하된 면역기능을 높이는 치료를 병행한다. 반복적인 질염은 질과 함께 장의 면역력을 키우고 병리적으로 생성되는 습과 냉기를 몰아내야 한다. 직접적으로는 질내 환경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는 인체가 스스로 질병을 이겨낼 바탕이 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좌훈은 병변 부위에 직접 열기를 쪼이고 약의 기운이 도달하므로 살균 및 소독 작용이 뛰어나다. 이를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체온을 올려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다. 질염 치료를 위해 한약 치료와 더불어 염증 제거와 세포재생 기능이 있는 약침 치료, 뜸, 좌훈 등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

*칼럼니스트 강소정은 경희대 한의과대학 부인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서울대, 가천대, CHA의과대학교 등에서도 인문학과 한의학을 공부했다. 려한의원, 인제요양병원 등에서 환자들을 진료했고, 현재는 인애한의원 강남점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대한한방부인과학회, 대한한방소아과학회 등에서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동의보감의 망진(望診)에 나타난 의학적 시선’(한방생리학)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