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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보고 ‘세종시 합강리’, 국회 분원? 호텔? 습지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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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보고 ‘세종시 합강리’, 국회 분원? 호텔? 습지보호?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8.11.27 18:2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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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생활권 스마트시티 가시화 시점서 다양한 의견 도출… 환경단체, 27일 습지보호 촉구 선언
세종시 합강리(5-1생활권) 합수부 인근 유보지 전경.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국회 분원? 호텔? 노인요양시설(실버타운)? 생태공원? 습지보호지역 지정.”

현재 거론되고 있는 세종시 합강리(5-1생활권) 합수부 일대를 둘러싼 다양한 조성의견들이다. 합수부는 금강과 미호천이 만나는 천변과 습지, 유보지 등을 포함한 구역 144만6700㎡를 말한다. 

각 의견마다 상충 지점이 크고 아직 조성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사회적 합의가 새로운 현안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금강유역환경포럼 세종·충남지역위원회는 27일 오후 보람동 시의회에서 ‘세종의 보물 합강습지, 어떻게 보전할 것인가’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세종환경운동연합이 주관하고, 금강유역환경청 금강수계관리위원회가 후원했다.

환경단체, 합수부 ‘습지 보호지역’ 지정 제안

27일 시의회에서 열린 ‘세종의 보물 합강습지, 어떻게 보전할 것인가’ 긴급 토론회 모습.

환경단체 주관 토론회인 만큼, 이날 합강 합수부 일대 조성방안은 ‘습지 보호지역’에 맞춰졌다.

당장 국가 습지보호지역 45개소와 람사르습지 22개소 현황으로 보면, 충청권은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충청권에선 습지보호지역과 람사르습지로 동시 지정된 서해안 일대 2곳이 유일하다.

전국적으로는 호남이 15곳, 영남이 12곳으로 가장 많고, 제주도가 람사르와 국가 습지로 동시 지정된 5곳 보유로 뒤를 이었다.

합강 습지가 갖춘 생태 다양성과 경관적 가치, 국제 보호지구 기준을 상회하는 일부 구간, 생태계 변화관찰지역(금강유역청 5월), 가볼만한 습지(국립습지센터) 등도 습지 보호지역 지정의 중요한 배경으로 제시했다.

합강리 일대 생태축 모형도.

실제 생태 다양성은 최근 세종보 개방과 함께 조금의 변화는 있으나, 2014년 환경부 국립습지센터 연구결과에 잘 나와 있다.

▲식물 180분류군 ▲곤충 336종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38종 ▲어류 417개체 ▲조류 36종 ▲수달 등 포유류 8종 ▲누룩뱀과 살모사, 도롱뇽, 청개구리, 참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파충류를 보유한 생태계 보고로 평가된다. 금개구리도 아주 적지만 5개체 발견됐다.

환경단체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합강 가치에 주목하고, 이날 습지 보전 시민선언문도 발표했다.

관계 기관을 향해선 습지 보호지역 지정과 인근 지역 무분별한 개발 금지, 생태계 서비스 및 시민 복지 극대화 등을 촉구하는 한편, 향후 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시민 서명운동 및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가칭 합강습지의 보전을 염원하는 시민들은 “합강습지는 금강 최대 내륙 습지 중 하나다. 원시림에 가까운 합강숲, 멸종위기종 등 다양한 생물 보고인 이곳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자연 성지”라며 “세종시민들에게 큰 보물인 이곳을 적극적인 보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최병조 세종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세종 합강 습지의 생물 다양성과 가치’ 발제를 통해 아이들과 지난 1년간 생태 서식 현황을 꾸준히 관찰한 결과와 2014년 환경부 습지센터 조사 자료를 공유하며 보전 필요성을 역설했다.

합수부 인근 유보지에에서 금강변으로 바라본 전경.

발제에 이어진 토론회에서도 참가자들은 합강 습지 보전 가치를 강조했다.

손경희 세종환경교육센터장은 “이곳을 잘 살리면 세종의 브랜드 가치를 키울 수 있다”며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프로그램의 인증을 신청해놨다. 시민들이 이곳을 많이 찾아와 가치를 몸소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합강 습지는 교실이자 놀이터, 지붕없는 자연사박물관, 힐링의 장소라 할 수 있다”며 “습지센터 시설 도입과 다양한 문화행사 추진, 자연문화해설사 양성 등 보전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철 합국습지NGO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생태와 관광은 양립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보전의 원칙이 지켜질 때, 생태관광과 지속가능한 이용이 가능하다”며 “미호천 말단 보와 합강 인근 가교는 보전적 가치상 철거가 마땅하다”며 합강 습지 보호지역 지정 과제를 언급했다.

개발압력과 상충,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아 

2012년 세종시 출범 직전 마스터플랜 용역(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에 제시된 고급호텔 건축안.

합강 일대는 현재 유보지로 지정되거나 생태 보전지역 지정의 흐름을 타고 있는 등 명확한 조성방향을 설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합강 인근 지역부터 개발 압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합수부 일부는 이미 지난 2011년 말 강산(49만㎡)과 한나래공원(16만㎡), 한글공원(33만㎡) 조성을 실시한 상태이나, 약 24만㎡ 규모의 유보지는 가장 강력한 개발압력을 받고 있다.

2012년 세종시 출범 이전 행복도시개발계획(행복청 주관) 상에는 생태공원(18만1763㎡)과 수목원(5만5395㎡)으로 검토되기도 했고, 2012년 전·후 마스터플랜 용역에선 노인요양시설(실버타운)부터 고급호텔, 수로, 손바닥공원, 산책로, 생태연못 등의 다양한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 즈음에는 이곳의 용도가 변경됐다. 유보지(20만6158㎡)로 지정되다 2015년 11월 일부를 노외주차장 용도(3만1000㎡)로 지정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세종바로만들기시민연합 등 또 다른 시민사회단체는 지난해 유보지 변경을 관계기관의 개발 의지로 보고, 생태공원 지정을 촉구한 바 있다.

생태공원에서 유보지로 변경하는 과정에 시민의견 수렴이 빠졌다며 감사원 감사 청구 운동도 벌였다. 당시 감사원은 행복청이 주장하는 ‘경미한 변경’을 인정하고 시민단체 청구를 기각했다.

올 들어선 다시 이곳 부지가 국회 세종의사당 부지 3곳 중 1곳으로 부각됐다. 이원재 행복청장은 지난 9월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입지를 약식 보고한 바 있다.

어느 누구의 시선으로 보더라도, 합강 합수부 지역은 빼어난 경관과 생태 다양성 가치를 두루 갖췄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종시는 습지 보호지역 지정에 신중함을 드러냈다.

김주식 환경정책과장은 “보호지역 지정은 다른 문제다. 상류 인근 전체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유보지만 놓고 볼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이미 주변 지역은 다양한 개발계획이 수립된 곳이다. 계획대로 개발이 시행되는 시점에 어던 영향이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호천 수질이 상대적으로 악화된 점도 우려요소로 제시했다.

행복청도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최적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이동훈 행복청 도시정책과 사무관은 “(행복청은) 이곳 일대를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우수 친환경 지역으로 보전할 예정”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정책 방향은 없으나, 앞으로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의견수렴을 통해 최적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순천만과 우포늪 등 습지가 문화관광 매개체이자 도시가치 향상 자원으로 자리매김한 사례에도 주목했다.

국회 세종의사당 입지 확정, 미래 변수

합강리 유보지는 현재 국회 세종의사당 후보지 3곳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국회 사무처는 미뤄오던 ‘국회 세종의사당(분원) 설치 타당성 용역’을 올해 안에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후보지 중 하나가 합강 유보지고 용역안에 최적 입지 제안도 담길 예정인 만큼, 용역 결과는 앞으로 조성방향을 좌우하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국 합강 일대 운명은 용역안이 발표될 내년 하반기 이후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훈 사무관은 “행복청은 국회 세종의사당 입지가 결정된 이후, 유보지 조성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단체와 습지 보전을 원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려면, 넘어야할 산이 만만찮음을 시사하고 있다. 어느 지점까지 습지 보호지역에 담아낼 것인지 목표설정도 필요해 보인다.

최병조 사무처장은 “(환경단체가) 개발을 하지 말자는 의견은 아니다. 모니터링을 통해 (합리적인) 보호지역 범위를 설정하자는 것”이라며 “벌목과 낚시 금지 등 당장 가능한 조치부터 실행했으면 한다. 하천관리센터의 생태학습 기능 병행 추진도 제안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합수부에서 미호천 방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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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감사 2018-12-01 03:58:23
세종신도시 건설 감사는 왜 안하죠
세종시는 신도시에서 걷은 세금
사용처 특별감사도 하고

세종시 감사좀 해 주세요

금개구리 2018-11-28 22:35:37
지키라는 합강생태공원은 개발하자고하고 쓸때없는 중앙공원 논은 보존하자는 세종환경운동연합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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