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수채화보다 더 수채화 같은… ‘원조의 힘’
상태바
수채화보다 더 수채화 같은… ‘원조의 힘’
  • 유태희
  • 승인 2018.11.12 1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인사동 개인전 앞둔 사진작가 이정식
사진작가 이정식

사물에 대한 깊이 있는 감성적 표현, 수채화 같은 사진. 사진작가 이정식이 사진작가로 활동한 지 올해로 35년이 됐다.

1957년생으로 디지털 1세대인 그는 1983년부터 수행자와 같은 사진작가의 삶을 살아왔다. ‘수채화 사진’이란 말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 남다른 기법과 소재를 찾아 밤낮없이 전국을 누볐다. 3000만 원에서 1억 원을 넘나들 정도로 고가이지만, 많은 애호가가 그의 작품을 찾고 있다.

그가 오는 28일부터 12월 3일까지 인사동 마루 신관 3층 마루갤러리에서 전시회를 통해 대중과 해후한다. 전시회 준비로 분주한 그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날 서울 종로구 인사동 찻집에서 만났다.

― 오랜 세월 사진 작업을 해왔는데 사진이란 무엇인가.
 
“사진을 오래 찍었다고 다 알겠나. 이론적 배경은 잘 모른다. 다만 예전에 읽은 것이 머릿속에 몇 개 남아 있다. 그냥 남이 물었을 때 모르면 창피할까 봐 외워둔 건데 그동안 잘 써먹고 있다.

최인진 선생이 쓴 <한국사진사>에 따르면, 1883년 여름 이 땅에 처음으로 김용원이 서울 묘동에 촬영소를 설치했다고 한다. 역사를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사진을 찍은 사람은 이의익(李宜翼)이다. 1863년 3월 18일 동지사은사(冬至謝恩使)로 중국 북경에 갔다가 러시아인 사진관을 방문해 초상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조선인이 사진에 찍힌 지 150년이 넘은 셈이다. 계산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웃음)

오늘날 사진은 오랫동안 우리의 사고를 지배한, 닫힌 구조 분석의 틀을 넘어 유동적인 사고를 수용하는 열린 매체가 됐다. 알다시피 사진 한 장으로 수십 개의 변환이 가능하고 다양한 용도로 써먹는 시대 아닌가.”

'일상의 어느날'

― 사진이 우리에게 미친 영향이 지대하지 않나.

(웃음)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사진이 이 땅에, 근대의 상징으로, 그리고 서구 문명의 증표로서 수용되고 정착된 지 100년이 넘지 않았나. 사진은 그동안 개화 백경, 식민지 풍경, 해방공간, 6.25 전쟁, 개발독재, 군사독재, 문민정부, 국민의정부, 참여정부와 지금에 이르기까지 150년을 아주 숨 가쁘게, 시대성을 부여안고 달려왔다. 다시 말해 역사와 함께 해왔다. 지금 우리가 사진에 보내는 시선이 각별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기대하는 바도 크다.”

― 작품이 수채화 같다고들 한다. ‘대한민국 수채화 사진작가 1호’라고 하는 수식어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글쎄… 나는 원래 산악인이었다. 자연에 반해 산을 다니다가 문득문득 바라보게 되는 숨이 멎을 것 같은 풍광을 혼자 보기가 아쉬워 사진에 담기 시작한 지 조금 있으면 사십 년이 돼간다. 내가 디지털카메라 1세대인 것은 확실하다. 표현능력이 확대된 디지털카메라의 장점 때문에, 아무래도 색감이 자연풍경을 재현하기가 좋아진 게 사실이다. 어떤 기자분이 ‘수채화 사진작가’란 표현을 써주셨는데 그게 지금까지 내 수식어처럼 돼 버렸다.”

'My way'

― 본인의 작품세계를 설명해 달라.

(웃음) “어려운 질문을 많이 하신다. 그냥 있는 그대로 봐달라. 내가 평론가도 아니고, 내 작품을 스스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 다만 내 생각을 말하자면… 한 평론가가 내 작품에 대해 서정적이고 수채화 같고 판타지아라고 좋게 말씀해 주셨다. 이는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말이 아니겠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힐링을 얻고 자연의 위대함을 통해 인간 본연의 모습을 반추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성공적인 전시회가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멀리 세종에서 와주셔서 감사하다. 세종에서 한 번 불러주면 전시를 열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내가 눈만 뜨면 산과 들로 카메라 들고 다니며 작업하는 사람 아닌가. 그저 사진을 통해 사람들이 자연풍경의 아름다움을 기억하고, 사람도 자연 속에서 하나의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