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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선비정신, 연기향교 강독대회에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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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선비정신, 연기향교 강독대회에서 무슨 일이?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8.10.30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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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부 심사·수상 공정성 이의제기, 대회 측 "심사 고유 권한 침해" 반박
세종시 연기향교 행사 모습. (사진=세종시)

세종시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존호를 딴 한글 도시다. 동시에 연기향교, 전의향교, 초려역사공원, 갈산서원, 덕성서원 등 유교문화 자원도 풍부한 지역으로 꼽힌다. 과거 연기군이 위치했던 충남은 초려 이유태, 타우 이상, 전재 임헌회, 녹문 임성주 등 걸출한 유학자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세종시 유교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공간, 연기향교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는 인륜경전강독대회가 올해 7회째를 맞았다. 동시에 심사 공정성에 대한 뒷말도 무성하다. 심사표 재구성 의혹부터 불공정 시상, 대회 운영 미비 등 제기되고 있는 논란과 개선 여지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지난 6일 열린 제7회 연기향교 인륜경전강독대회 초등부 심사를 두고 불공정 의혹이 제기됐다. 동점자 처리 기준, 심사지 재구성, 심사위원 확인란 미비 등 다수 의문점이 포착된 것.

문제가 제기된 심사 부문은 초등부 개인 저학년부다. 장원에게는 세종시교육감상이 수여됐다. 1차 동점자가 된 두 학생이 재독 심사에 참여해 당락을 갈랐다. 

1차 심사에서는 문장의 숙지도, 원문 해석, 송독도, 원문 난이도, 태도·예절 등 5개 기준을 평가했다. 100점 만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 장원이 되는 방식이다.

반면, 대회 영상, 채록 자료 등에 따르면, 재독 심사는 앞선 5개 기준이 아닌 실수 숫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방식을 따랐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 A씨는 “모범 성독대로 제대로 읽은 부분에 대해서는 실수를 했다고 감점처리를 하고, 명백한 오독을 한 대상자에게는 감점을 주지 않고 장원을 수여했다”며 “상이 뒤바뀐 것을 떠나 참여한 학생들이 수년 간 스승님께 배워 온 강독이 잘못됐다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참가한 학부모들도 대회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심사 기준에 대한 고유 권한은 심사위원단에 있다. 실수 여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심사위원 각자의 판단에 따르지만, 공표한 심사 기준을 벗어난 부분에서 평가가 이뤄진 점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대회 심사위원은 총 9명으로 해당 초등부 심사에는 5명이 참여했다.

입수한 심사표에 따르면, 1차 심사에서 심사위원 확인란은 3명 중 2명, 재독 심사에서는 3명 중 2명의 심사위원 확인란 서명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란이 없는 심사표 중에는 숫자를 재차 지우고 다시 쓴 흔적도 포착됐다.

A씨에 따르면, 재독 심사표에서도 의문점이 발견됐다. 심사위원 확인 서명이 없는 일부 심사표에 심사 전 제시한 실수 개수가 아닌 원문 해석 등 실제 심사하지 않은 기준에 대한 점수가 기록됐다는 것.

당초 제시된 실수 개수가 아닌 심사하지 않은 기준에 대한 감점으로 당락이 결정됐다는 게 이의를 제기한 배경이다. 동시에 이를 심사위원들의 원 심사표가 심사 후 재구성됐다는 증거라는 게 A씨의 판단이다.

대회 심사위원 관계자는 “심사위원들은 사전 심사 기준에 맞춰 심사표를 작성했고, 그 즉시 대회 사무국에 심사지를 제출했다”며 “심사는 심사위원 고유의 권한이다. 사사로운 이해관계도 개입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A씨는 "점수를 떠나 제시된 심사 기준과 부합하지 않는 배점으로 인해 순위가 달라진 점, 지적한 실수 유형이 두 참가자에게 동등하게 적용돼 평가되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심사 오류"라고 맞서고 있다. 

배점 등 심사표 재구성 의혹, “당락 영향 없었다”

제7회 인륜경전한문강독대회 포스터. (자료=세종시)

100점 만점 기준의 심사표가 아닌 이전 대회의 심사용지를 사용하거나 수정테이프를 가한 흔적 등도 발견됐다. 심사위원들의 원 채점표를 재구성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이유다.

대회 측 관계자 B씨는 “과거 심사표를 사용한 이유는 재독에 따른 심사지가 부족했기 때문이고, 수정테이프를 사용한 것은 개인용 심사지가 부족해 배점이 다른 단체용 심사지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일”이라며 “심사위원 평가 내용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점수와 당락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대회 운영상 미비점에 대해서는 일부 수긍했다. 올해 관계자들이 바뀌면서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는 것. 다만, 심사와 관련된 공정성에 대해서는 명백히 선을 그었다.

대회 측 관계자는 “보조금과 자비 등 500여 만원 규모로 문중단체 지원을 받아 십시일반 치른 대회”라며 “심사에 대한 부분은 문제가 없으나 일부 의혹을 산 부분에 대해서는 참고해 향후 개선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 A씨는 “이번 대회의 심사 공정성 문제는 결과적으로 경전 강독을 배우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신뢰를 잃게 했다"며 “의혹이 제기된 만큼 대회 측과 관계 기관이 면밀히 살펴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연기향교 인륜경전강독대회는 세종시가 주관하고 연기향교가 주최했다. 세종시교육청과 성균관, 세종시유림회, 세종시향교재단,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 세종시지부가 후원했다.

올해 시는 3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했으며 개인 초등 저학년부, 고학년부, 중등부 등 세종시교육감상 3개가 수여됐다.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 등 관계 기관은 해당 이의제기에 대한 확인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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