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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탈북민·다문화가정 지키는 베테랑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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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탈북민·다문화가정 지키는 베테랑 경찰관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8.10.26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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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종경찰서 보안계 류재광 경감
세종경찰서 보안계 류재광 경감.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제73회 경찰의 날을 맞아 세종경찰서 보안계 류재광 경감이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10월 21일은 경찰의 날이다. 국민의 경찰로 거듭날 것을 다짐하고, 치안 유지와 부정부패 추방 등 건전한 사회 발전에 기여한 경찰관과 지역민에게 감사장을 수여하는 날이기도 하다. 

전국 경찰서에서는 지난 25일 경찰의 날 행사를 치렀다. 세종경찰서는 이날 유공자 표창을 포함해 지역 단체 주민 28명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국무총리 표창은 보안계 류재광 경감에게 수여됐다. 

류 경감은 1991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했다. 올해 재직 28년 차로 서울 용산서, 서울지방청, 강북서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6년 세종경찰서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2017년부터는 보안계에서 세종시 북한 이탈주민과 다문화가정 정착 지원에 힘쓰고 있다.  

20년 넘게 정보계, 보안계를 넘나든 베테랑 경찰관. 표창의 모든 공을 함께 수고한 동료 직원들에게 돌리겠다는 그를 만나 소감을 들어봤다.

세종경찰서 김정환 서장(오른쪽)이 지난 25일 류재광 경감(왼쪽)에게 제73회 경찰의 날 국무총리 표창을 수여했다. (사진=세종경찰서)

- 서울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6년 세종경찰서로 전입했다. 전입 3년 차에 국무총리 표창을 받게 된 소감은.

“1991년 순경으로 시작했다. 정보계, 보안계에서는 20년 넘게 일했다. 훌륭한 동료들이 많은데, 모두를 대표해 받았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근무환경에서 다들 열심히 해 준 덕분이다.”

- 전입 첫해 전동파출소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2016년 전동파출소에서 1인 파출소장으로 근무했다. 처음엔 동료가 없어 쓸쓸하기도 했는데, 금방 바빠졌다. 파출소 위치가 보건소, 면사무소와 인접해 있다 보니 어르신들이 진료나 서류를 떼러 왔다가 들르는 경우가 많았다. 다들 다리가 아프신 분들인데, 버스를 놓쳐 태워달라는 부탁이 대부분이었다. 인근 노인정이라는 노인정은 다 가봤다.”

- 세종시 1인 파출소는 전동, 연동 2곳이다. 1인 파출소만의 특성이 있나.

“주로 주민 상담, 안내, 현장 점검 등의 업무를 했지만, 주민들이 하소연을 하러 오는 경우도 많았다. 시아버지한테 구박받은 며느리, 오래전 도둑으로 몰린 일이 있는 80대 할머니가 마음속 한을 풀어달라며 찾아온 적도 있었다. 말할 수 없는 아픈 사연이 많다.”

- 보안계 업무에 대해 설명해달라.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일도 하지만 북한 이탈주민 신변 보호와 정착지원 활동이 주 업무다. 다문화 가정 등 외국인 거주자와 관련된 일도 담당한다. 현재 북한 이탈주민 신변보호관 2명, 외사 담당관 1명 등 총 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 세종시 북한 이탈주민 현황은 어떻게 되나. 세종시는 이들이 살기에 어떤 환경인가.

“현재 세종시에는 탈북민 6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도시가 커지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증가하는 추세다. 다른 지역에서 살다 전입한 경우는 큰 문제가 없지만, 하나원을 막 졸업하고 정착을 시작한 경우 어려움이 많다.

주로 임대주택에 입주하는데, 세탁기나 냉장고, 가구 등이 없어 곤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전제품은 보안협력위원회 도움을 받아 지원해주기도 하지만, 시급한 생필품은 신변보호관들이 사비를 털어 사는 경우도 있다. 더러 자신의 집에 있는 가구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신도시에 임대주택이 많이 건설되고, 일자리도 많아 선호되는 추세다.”

- 지원이 아직은 열악한 편인 것 같다.

“북한 이탈주민 나이대는 30~40대가 가장 많고, 70%가 혼자 온 여성이다. 직장을 구하고 일을 하면서 중국 등지에 흩어져있는 가족을 찾는다. 자립심이 강한 편이지만, 초기에는 후원 단체나 멘토를 맺어 지원해줘야 한다. 하나원 정착 지원금이 있지만, 보통 브로커 비용을 지출하고 나면 수중에 현금 100만 원 정도가 남는다. 넉넉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 9월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세종 통일가족 봉사회와 진행한 캠페인 현장. 과거 한 탈북민이 신변비관으로 목숨을 끊은 이후 매 년 예방 캠페인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세종경찰서)

- 가장 보람이 클 때는 언제인가.

“실제 도움이 됐을 때 가장 기쁘다. 특히 북한 이탈주민들은 받은 도움을 돌려주려는 노력도 하고 있어 뿌듯하다. 하나된통일가족봉사회는 북한 이탈주민으로 구성된 봉사단체로 1년에 두 차례 불우 가정을 돕는다. 과거 한 탈북민이 신변 비관으로 숨진 사건이 있었는데, 이후로 자살 예방 캠페인도 함께 하고 있다. 이탈주민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를 개선해나가는 중이다.”

- 다문화 가정과 관련된 업무도 하고 있다. 주로 어떤 어려움을 토로하나.

“다문화 여성의 경우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사례가 있다.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여성청소년계와 연계해 피해 회복을 지원한다. 경제 사정이 어려운 곳으로 시집온 동남아 여성들은 생계에 대한 어려움이 많다. 외국인 근로자의 무면허 운전, 대포차 사용, 음주운전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업체 예방 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려대나 홍대, 한국영상대, KDI 정책대학원 등 외국인 유학생들의 한국 생활을 살피기도 한다.”

- 지난해까지 경찰 조직 내 보안계 증설을 두고 찬반여론이 있었다. 증설 계획은 무산된 분위기다.

“세종시 등록 외국인이 4300명을 넘어섰다. 인구가 늘면서 외국인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 부처, 공공기관 이전으로 외교사절 방문 횟수도 늘었다. 주요 대사들은 보안계에서도 경호 업무를 맡는다. 세종시 내 외사 업무는 앞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북한 이탈주민이 60여 명을 넘었는데 신변보호관은 2명뿐이다. 신속한 정착지원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인력 보강도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 인구가 늘면서 치안 수요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세종시는 경찰 1인당 담당 주민 수가 전국 평균치의 2배가 넘는 상황이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치안 수요는 급증했지만, 인력은 아직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다들 어려운 상황에서 근무하고 있다. 세종시에 걸맞는 치안 확보를 위해 적절한 인력 보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늘 고생하고 노력하는 동료 직원들에게도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다.”

세종경찰서 보안계 직원들. (왼쪽부터) 강미경 신변보호관, 지철기 신변보호관, 류재광 경감, 김인겸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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