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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도 ‘청소년 도박’ 안전지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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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도 ‘청소년 도박’ 안전지대 아니다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8.08.2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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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500만원까지 피해 사례… 2014년 유병률 4.3%, 올해 말 조사 결과 주목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 A(16) 군은 지난해 월평균 7일간 스포츠배팅과 사다리 등의 도박을 하면서 1000만원 가까운 금전적 손실을 봤다. 처음엔 재미로 시작했지만, 도박의 짜릿한 재미에 점점 빠져들었다.

B(17) 군의 도박빈도 역시 A 군과 유사했다. 달팽이와 주사위게임 등 보다 다양한 도박을 했다. 2016년 처음 맛을 본 뒤, 친구들에게 도박자금을 빌려주고 받는 과정에서 학교폭력까지 이어져 징계를 받았다. 

C(17) 군 역시 유사 도박에 참여해 큰 금전적 손실을 입었고, 가출과 인터넷 사기 거래 등으로 경찰에 입건된 뒤 청소년 위탁시설 위탁, 보호관찰 등의 처분을 받았다. D(18) 군과 E(18) 군도 각각 1500만원, 2500만원을 탕진했고, 학교폭력, 가정불화에 직면했다.

도박에 빠진 세종시 일부 청소년들의 실제 사례다.

출범 6년차 세종시 교육계가 관심가져야할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는 게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이하 도박관리센터)의 인식이다.

27일 도박관리센터 대전·충북센터에 따르면 현재 도박 유병률 조사가 활발하게 전개되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 2014년 기준이 최근이다. 올해 말쯤 4년간의 변화를 담은 현주소가 공개될 예정이다.

당시 유병률은 위험군 3.4%, 문제군 0.9% 등 합계 4.3%로 분석된 바 있다. 전국 평균 위험군 4%, 문제군 1.1% 등 합계 5.1%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학교수가 많지 않아 그 만큼 유병률이 낮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으로, 학교 밖 청소년들의 유병률은 11%에 달한다.

센터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 진행한 도박 예방교육 진행 과정에선 더욱 높은 유병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공식 조사에 의한 결과다.

청소년들은 주로 온라인 도박에 빠져들었다. ▲스포츠토토 ▲사다리게임 ▲달팽이 게임 ▲로하이 게임 ▲카지노류 ▲소설그래프 ▲확률형 뽑기 등이 주요 유형이다.

온라인 어플 또는 사이트에 성인인증 절차가 없고, 가상화폐의 가입제한도 없어 확산속도가 더욱 빠르다. 쉬는 시간 또는 하교 후 저녁시간 대 접속률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

이미 3년 전부터 웬만한 청소년들 사이에선 이 같은 정보가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누구나 쉽게 도박의 유혹에 빠져들 수 있다는 얘기다.

자녀의 용돈 요구 빈도수가 늘거나 반대로 용돈을 요구하지 않을 때, PC 출입이 늘고 주변 사람들에게 고가 선물을 제공하는 경우가 의심 징후다.

김세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전센터장은 “도박 사이트 제작비용이 적게는 5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이라며 “운영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어 놓고, 손쉽게 돈 벌 수 있는 사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규모 사이트들은 법적 처벌도 교묘하게 빠져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진 충북센터장도 “청소년들은 비록 소액으로 참여하나 수적으로 많아,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의 핵심 고객이 되고 있다”며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지역 사회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할 때”라고 제언했다.

하지만 세종시 교육계 및 지역 사회 대응 수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진행하는 예방교육 참여율이 다른 지역보다 부진하다. 지난해 중학생 20명과 고교생 420명, 올 들어 중학생 510명 참여에 그치고 있다. 단위 학교수로는 5개교만 동참한 셈이다. 

같은 기간 128개교에 걸쳐 3만 8621명이 참여한 광주, 159개교에 3만 7810명이 교육 받은 경남 등과 큰 격차를 보인다. 인근 대전은 36개교에 1만 379명, 충남은 18개교에 3013명이 동참했다.

지역 문제를 전담할 세종센터 설립 계획도 요원하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충북센터가 앞으로 세종시를 지원한다.

인근 대전과 충남 10대 청소년들의 첫 도박 경험률이 각각 31.4%, 29.8%임을 감안하면, 세종시에서도 예방 활동은 절실해보인다.

도박관리센터 관계자는 “세종시 교육 현장의 ‘도박 문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가정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에 지역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지난 2013년 8월 국무총리실 산하 공공기관으로 설립된 이래, 전국적으로 14개 지역센터를 두고 있다. 도박중복 폐해 최소화와 도박문제 인식 개선을 위한 예방교육과 심리치유·상담서비스, 지역연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문의 : 국번없이 1336 또는 충북센터(043-275-0051).

각종 게임들을 중계하는 대표적 사이트. 이 사이트 자체는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부 업자들이 이곳을 활용, 청소년과 성인들의 불법 도박을 조장하고 있다. (발췌=해당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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