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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새로운 문화 공간 ‘갤러리 FM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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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새로운 문화 공간 ‘갤러리 FM98.5’
  • 유태희 문화전문기자
  • 승인 2018.06.2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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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갤러리 탐방] 선진문화예술지원시스템 구축을 기대하며
갤러리FM98.5는 자연을 느끼며 조각작품과 나무 그늘 사이를 걸을 수 있어 상쾌하다.

[세종포스트 유태희 문화전문기자] 내가 갤러리를 찾은 날은 30℃에 육박하는 더운 여름날 같은 6월 초였다.

산자락 밑에 자리한 덕분이다. 상쾌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반기는 정겨움은 높은 자외선 지수와 습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자연을 느끼며 나무 그늘 사이를 걸을 수 있어 행복했다. 갤러리는 소박하지만,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이었다. 이 공간을 만든 사람의 정성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갤러리 FM98.5((세종시 연서면 쌍류예술촌길 22)는 원래 조각가 이태근이 자신의 작업실로 지은 공간이다. 하지만 세종시미술협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전시공간의 부족함을 절실히 깨닫고 갤러리로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소박하지만 자연과 어우러져 멋진 갤러리FM98.5.
원래 조각가 이태근의 작업실로 지었지만, 세종시 미술협회장을 맡으면서 지역 작가들에게 전시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갤러리로 바꿨다.

갤러리는 전시실과 차를 마시는 자그마한 카페로 이루어졌다. 아내인 서양화가 최희진씨의 아롱다롱한 솜씨들이 카페를 아름답게 빛내고 있었다. 외부는 나무와 돌, 이태근의 조각 등이 잘 어우러진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평화를 만끽할 수 있다.

문득 풍족하지 않은 예술가가 이 정도의 공간을 만드는 일이 고난의 연속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협회장의 책임까지 지고 있어 그의 예술의 길은 상상보다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의 삶의 세세한 부분까지 알 길은 없지만, 예술에 대한 열정 하나로 버텨 온 나날들이었을 것이다.
 

야외공간 곳곳에 조각가 이태근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갤러리FM98.5의 전시실 모습.

미국이 오늘날 세계를 대표하는 문화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로 비영리 기관과 함께 이루어지는 세금공제 시스템의 구축을 꼽을 수 있다.

우리도 법인사업자에 한정해 세금공제를 하고 있지만, 현실적 제약 때문에 공제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많은 예술가는 이러한 기관으로부터 제공되는 기회(공간, 지원금, 전시 및 공연 지원)를 이용하여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왜 미국이 문화 선진국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일반적인 사례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들 수 있다. 이들 기관에 기부하는 개인과 기업은 그만큼의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술가와 예술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이 가능한 이유다. 또 이들의 후원이 예술 발전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술가 후원 비영리 단체로 뉴욕예술재단(NYFA, New York Foundation for the Arts)이 있다. 2005~2006년 보고서에 따르면, 이 재단이 2년간 후원한 예술가와 단체가 1600여 건, 130억 원이 넘는다.

이밖에도 많은 기관이 예술가들을 돕고 있다. 실제로 많은 신진 작가들은 이러한 기관의 후원에 힘입어 그들의 작품과 프로젝트를 완성한다. 세종시와 세종시문화재단이 선진 문화예술 지원시스템에 대해 주목해야 하는 까닭이다.
 

서양화가 최희진의 솜씨로 아늑하게 꾸며진 카페 태라스.
갤러리FM98.5는 가족단위 나들이에도 제 격이다. 한 단란한 가족이 한낮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갤러리 FM98.5의 관장인 화가 최희진은 다양한 전시회를 기획하여 지역의 신진예술가와 문화단체 등에 전시장소를 제공하고, 갤러리를 찾는 방문객과 세종시민들이 더 많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여 이들이 계속 창작 활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갤러리의 역할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커피의 맛은 혀에 남아 있다가 사라졌지만 갤러리 주변에 핀 꽃이며, 최 관장이 마련한 진열장의 탁자와 두 개의 의자는 아직도 가슴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잠시 발을 담갔던 카페 옆을 흐르는 작은 개울의 차가운 감촉도 그대로다. 아무래도 갤러리를 자주 찾게 될 것 같다.

“서로의 풍경이 되고, 서로를 닮아가며, 서로에게 분신이 되는 거죠.” 조각가-화가 부부의 사랑보다 강한 동지애가 갤러리FM98.5를 감싸고 있었다.

카페에서는 다양한 브런치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조각가 이태근-서양화가 최희진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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