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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교육감 후보자들 ‘장외 설전’, 30일 토론회서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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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교육감 후보자들 ‘장외 설전’, 30일 토론회서 재점화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8.05.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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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난타전, 고스란히 재현… ‘학력’ ‘고교평준화’ ‘복지수혜 범위’ ‘진보-보수’ 가치 대립
30일 세종시 출입기자단과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서 개최한 교육감 후보 3인 토론회 모습. 사진 왼쪽부터 최태호, 송명석, 최교진 후보. 순서는 사전 제비뽑기에 의해 정해졌다.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30일 세종시교육감 후보자 초청 토론회는 난타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미 온·오프라인에서 벌어지고 있던 장외 설전이 이날 토론회로 고스란히 옮겨왔다.

‘수능성적 등 학력 현주소’ ‘고교평준화 실효성’ ‘무상급식 등 복지수혜 범위’ ‘진보와 보수 가치’를 놓고 치열한 설전이 오갔다.

그간 벌어진 장외 논쟁 실체는?

그동안 장외 논쟁은 주로 최교진 후보(64, 현 교육감)과 최태호 후보(58, 중부대 교수)간 펼쳐졌고, 최교진 후보와 송명석 후보(55, 세종연구소장)간 진실 공방도 있었다.

최교진 후보와 최태호 후보 간에는 지난 4년간 ‘수능성적 평가’를 놓고 논쟁을 벌여왔다. 최태호 후보는 ‘4년간 수능성적 꼴찌’ 분석과 함께 세종교육의 변화를 약속했고, 최교진 후보는 ‘수능성적의 상승곡선’ 지표를 제시하며 맞섰다.

송명석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최교진 후보가 자신에게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최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자신에게 건넨 밀약을 폭로하기도 했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예비후보를 중도 사퇴하며 최 후보를 지지하는 대신, 2018년 지방선거 때는 반대로 최 후보가 송 후보를 지지하기로 약속했다는 내용이다. 최태호 후보도 진실공방에 가세, 최교진 후보를 몰아붙였다. 

최태호 후보는 송명석 후보로부터 과거 행적에 대해 공격을 받았다. 송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박사모) 활동 전력을 꼬집었다. 

또 민족문제연구소는 최태호 후보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국정화 지지를 규탄하고 나섰고, 최 후보는 악의적 허위사실 공표라며 검찰과 선관위에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들을 고발한 상태다.

장외 논쟁 재현한 30일 토론회… (1) ‘수능 꼴찌’ 진위

최교진 후보(사진 좌측)와 최태호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비전과 정책, 개인적 사안까지 폭넓은 내용을 가지고 설전을 벌였다.

30일 아름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대강당에서 진행된 세종시 출입 기자단 및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주관 후보자 토론회는 장외 논쟁의 연장선상이었다.

논쟁은 ‘수능 꼴찌’ 논란으로 시작됐다. 사회자는 “세종시 고교생 학력 수준(수능성적)이 떨어지고 있다는 논란이 있다. 후보 자신만의 견해와 해법을 말해달라”고 질의했다.

순서에 따라 최교진 후보가 먼저 답했다. 최 후보는 “(SKY 대학에 가장 많은 학생을 보낸) 과학예술영재학교를 빼고도 전국 주요 대학 진학률이 전년 대비 2.5배 증가했다”며 “외부 전문가들은 세종이 5년 안에 서울 강남 학력을 능가할 것이란 예측도 하고 있다. (최태호 후보의) ‘수능 꼴찌’란 자극적 표현에 지역 교사와 학생들이 속상해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잘못된 정보로 세종 전입 또는 전학을 꺼릴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교 학력을 수능성적만으로 치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미 수시 평가가 80% 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수능이 대학입시의 중요한 통로가 아니다. 세상은 변했다”고 꼬집었다.

최태호 후보의 ‘수능 꼴찌’ 주장에 대한 반박에 초점을 맞추며 말을 이어갔다. 최교진 후보는 “2015년~2017년 수능을 치른 입시생들은 제가 부임하기 전 입학생들이고, 2012년 초기 고교는 세종고와 세종여고(일부 상업반 포함), 세종하이텍고(기술), 성남고(예술), 한솔고 밖에 없었다”며 “일반계고를 대상으로 수능성적을 평가하는 전국과 비교하는 것은 네거티브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종교육은 지난 4년간 5지선다형 암기교육에 아이들의 미래를 가두지 않았다”며 “대학과 미래가 원하는 창의 인재를 기르기 위해 노력했다. 그 선택은 옳았다”고 했다.

다음 임기 실천안으로 ▲일반고 교육력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 혁신 ▲학생맞춤형 고교체제 구현 위한 교육과정 다양화 ▲캠퍼스형 공동 교육과정 확대 운영 ▲교과 중점학교 확대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 교사 진로진학 역량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에 질세라 최태호 후보도 반박을 이어갔다. 최 후보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한번(15위)을 제외하면, 17개 시·도 중 17위에 머물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정부출연연구기관)이 발표한 진짜 뉴스”라며 “학력 저하는 안타깝고 부끄럽지만, 저희가 받아들여야 하는 세종교육의 현실”이라고 되받아쳤다.

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 아닌 교육 시스템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세종은 최고 수준의 시설과 첨단 스마트교육 여건을 갖추고 있고, 임용고시 지원 선호도 등 커트라인 자체도 상위권”이라며 “많은 학부모들과 만나본 결과, 학교에서 공부를 지나치게 안 시킨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게 현주소”라고 반박했다.

최 후보는 “학력은 학교운영의 성과다. 면학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며 “학교장 책임 경영제를 바탕으로 유·초·중·고 교육과정 내실화, 선택형 방과 후 학교, 차별화된 자유학기제, 수준별 야간학습 운영(희망제) 등을 실시해 학력 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교직 능률 극대화와 근무조건 개선, 잡무 축소, 복리후생 강화, 교원평가제 개선, 교육감이 직접 챙기는 학력 등도 약속했다. 그는 “각급 학교에서 변화된 교육청 방침에 당황할 수 있다”며 “선생님들께서 조금 힘들 수 있겠지만, 지적으로 성장하는 제자들을 보면서 성취감을 느끼시리라 믿는다”고 호소했다.

송명석 후보는 최태호 후보의 ‘학력저하’ 주장에 공감대를 표시하면서도 다소 다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그동안 계량화된 수치로 학생들을 평가했다면, 이제는 쓸모있는 인간을 길러내는데 교육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세종시 학력이 저하된 것은 사실이다. 다만 학력의 본질은 결과를 책임질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드는 데 있다. 새로운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결방법으로는 3개를 제시했다. 교장과 교감, 교사 등 교원의 능력 발휘가 최우선이고, 임용고시 선발제도 개혁을 통한 신입 교사 질적 관리 제고, 내부형 공모제를 통한 교감·교장 질적 향상 등 효율화 방안을 두 번째로 건넸다. 교육청 주관의 방과 후 지원센터 설립으로 권역별 우수 교수지원단을 활용하겠다는 복안도 제시했다.

사회자 공통 질문에서 1차 맞대결이 펼쳐진 뒤, 상호 토론에서도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최교진 후보가 최태호 후보에게 선공을 가했다. 최 후보는 “‘수능=학력’ 등치 개념은 이제 맞지 않다. 학생 역량을 키우기 위한 해법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최태호 후보는 “대학에 진학 못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어졌다.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갈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며 “현실은 전국적으로 서열화다. 기초 학력에 창의적 적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고교평준화’ ‘혁신학교’ 실효성 놓고 2라운드 맞대결

송명석 후보(좌측)와 최태호 후보가 각자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

사회자는 또 다른 논쟁을 가져오고 있는 ‘고교평준화’ 찬반 양론에 대한 후보 견해를 질의했다. 혁신학교 실효성을 둘러싼 이견 등 각종 제도 존폐 여부도 짚었다.

최태호 후보가 먼저 답했다. 그는 “고교평준화 교육 정상화와 고교 교육격차 해소, 중학생들의 전인 발달 조성, 고입 재수생 문제 해소란 긍정적 측면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학습집단의 이질화는 고교 수업의 효율성을 떨어트려 ‘하향 평준화’로 이어지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학교 선택권을 제한하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점진적 폐지 입장을 시사했다.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중대 사안인 만큼,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중학교 교육 정상화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경쟁체제 도입, AI생명과학과 및 국제금융비즈니스고 등 특화고 설립, 기존 특수목적고 유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송명석 후보는 고교평준화 유지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더이상 한 줄 세우기 교육은 안된다. 낡은 교육관”이라며 “다만 평준화로 인한 학력저하에 대한 처방전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내적으로는 학점제와 무학년제, 조기 졸업제, 수준별 수업, 보통 학생들을 위한 보충교육 등 특성화 교육을 실시하고,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한국교원대 부속고 등의 유치로 평준화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고교평준화를 도입한 최교진 후보는 “평준화 논란은 이미 전국적으로 끝난 부분이다. 모든 과목을 못해도 다양한 직업으로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비평준화는 1등부터 꼴찌 학교 줄을 세우게 되고, 학생들은 학교 선택권을 강제로 부여받는다. 패배의식에 빠지게하는 제도”라고 규정했다.

그는 “혁신 수업 등은 평준화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내년 수능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둘 것이고, 평준화 1세대가 이를 입증할 것”이라며 “시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시작된 평준화는 고교 교육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평준화 폐지론에 대해 반박했다.

세종시 전체 고교가 하나의 학교가 되는 ‘캠퍼스형 공동 교육과정 운영’ ‘교과 중점학교 확대’ ‘고교 교육력 제고 사업’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학생들의 미래 진로와 진학 문제를 챙겨갈 것이란 입장도 덧붙였다.

최태호 후보는 이어진 상호 토론에서 최교진 후보를 향해 ‘혁신학교’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혁신학교가 다른 학교에 비해 기초학력이 평균 3배 정도 낮다. 최대 11배 차이나는 곳도 있다”며 “‘중학교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한다’는 걱정이 많다. 혁신학교가 제대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최교진 후보는 “혁신학교 아이들은 공부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공부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시험이 없어진 게 아니라 평소 과정에서 일관된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가르치는 사람이 중심이 돼서 집필 평가를 통해 1등부터 한 줄로 세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진보와 보수’ 프레임, 또 다른 화두 부각

이날 토론회에선 교육 철학을 놓고, ‘진보와 보수’ 프레임이 재등장했다.

이번에는 최교진 후보가 물꼬를 텄다. 최 후보는 송명석 후보에게 “진보적 공약을 소개해달라”고 질의하며 최태호 후보와 선긋기에 나섰다.

송 후보는 고교평준화 및 혁신학교 찬성 의견을 내비치면서, ‘자유학기제 시행’을 박근혜 전 정권의 성과로 손꼽기도 했다. 학생자치회와 교무회의 법제화, 마을공동체 활성화, 무상교육, 인권 중심 교육 등을 자신의 진보적 공약으로 소개했다.

송 후보는 “굳이 나누자면 이렇다. 이념이 아니라 학생 편에 서느냐, 아니냐를 놓고 진보와 보수 가치를 나눌 수 있다”는 자신만의 중도적 기준을 제시했다.

최교진 후보는 최태호 후보에 작심한 듯 질문을 이어갔다. 그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복지가 세종에서 실현되고 있다. 보편적 복지 범위가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차이라고 본다”며 “(최태호 후보는) 선택적 교육복지 확대 의사를 표명하셨는데, 그 내용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최태호 후보는 “(최교진 후보가 도입한)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좋다. 할 수 있다면 다 하고 싶다. 현재 아파트 건설이 많은 세종시 특성상 취·등록세가 많아 일시적으로 교육에 투자할 여력이 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뒤에도 세금을 감당할 수 있을 지는 걱정스런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벌 등 돈많은 집안의 아이들까지 무상교육을 해야 하나.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에게 혜택을 더 많이 주자는 게 선택적 교육복지”라며 “보편적 복지로 다 혜택보면 좋겠지만, 세금이 잘못 쓰일 수 있다. 현재 무상 학교급식에 만족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고도 했다.

‘후보 도덕성’ 놓고 끝까지 대립각

최교진 후보와 송명석 후보(우측)가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네거티브 공방도 빚어졌다.

최태호 후보는 송명석 후보에게 “교육자에게 있어 도덕성이 가장 중요하다. 후보도 그렇게 강조하셨다. 지난 선거에서 최교진 후보가 송 후보에게 건넨 ‘다음 선거 제안’은 사실인가”라고 진실 공방을 다시 끌어들였다.

이에 송 후보는 “신중함을 요하는 질문을 주셨다. 지난 (티브로드 세종방송 토론회에서) 개인적 소회를 말씀드렸다. 이 자리에선 특별히 더 말씀드릴 이유도 없고, 플러스할 것도 없다”며 “(사실확인 등을 놓고) 단언하지는 말아달라.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최교진 후보는 최태호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벌어진 법정 구속을 놓고 앞뒤 다 빼고 전과자란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했고, 지난 선거에서 이미 거론된 2003년 음주 전과 등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

최교진 후보는 “민주화 운동 자체를 모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이다. 네거티브는 없어야 한다. 음주운전 사실은 지난 선거에서 이미 유권자들에게 용서받았고, 저역시 지난 2003년부터 속죄의 의미로 운전대를 단 한번도 잡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태호 후보 측은 “저희가 음주운전(선거 공보물에도 표시)과 수능 최하위를 알린 것은 명백한 유권자의 알 권리”라며 “오히려 (최교진 후보가) SNS를 통해 최태호 후보를 비방하는 네거티브를 지나치게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30일 세종시 출입기자단과 세종시민사회연대회의가 공동 개최한 교육감 후보 3자 토론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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