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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개발? 세계 과학자들 ‘KAIST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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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개발? 세계 과학자들 ‘KAIST 보이콧’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8.04.0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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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 월시 교수 등 AI 석학 50여명 ‘킬러 로봇’ 개발 의심… “공동연구 및 교류 중단”
인공지능(AI) 분야 세계 석학들이 '킬러 로봇' 개발이 의심된다며 카이스트(KAIST)와의 공동연구 및 일체의 교류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2015년) 스틸 사진.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인공지능(AI) 연구를 선도하는 세계 5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카이스트(KAIST)와의 공동연구와 교류를 보이콧(거부, 배척)한다고 선언했다.

로이터,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 등 해외언론들은 지난 4일자 보도를 통해 30개국 50여명의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인간의 의미 있는 통제가 배제된 자율 결정 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카이스트 총장이 할 때까지 카이스트와의 모든 공동연구를 전면적으로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카이스트와 한화시스템은 지난 2월 카이스트 나노종합기술원에 ‘국방 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센터장 김정호 교수)를 공동 개소했다. 센터는 ▲인공지능 기반 지휘결심지원체계 ▲대형급 무인 잠수정 복합항법 알고리즘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항공기 훈련시스템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물체추적 및 인식기술 개발 등 4개 과제를 우선적으로 추진 중이다.

카이스트에 대한 보이콧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 토비 월시 교수가 주도했으며, ‘딥 러닝 기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을 비롯해 요슈아 벤지오, 유르겐 슈미트후버 등 인공지능 분야의 권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카이스트와 한화시스템의 공동연구가 ‘킬러 로봇’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인공지능 무기를 사용하면 영화 ‘터미네이터’에서처럼 친구와 적을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지난 2월 카이스트(KAIST)와 한화시스템의 국방 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 개소식.

이들은 카이스트와 파트너관계를 맺은 한화시스템을 향해서도 ‘한국의 가장 큰 무기제조업체 중 하나로 윤리적으로 모호한 기업’이라고 했다. 집속탄 생산에 관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속에 여러 개의 소형폭탄이 들어 있다고 해서 ‘모자(母子)폭탄’이라고도 한다. 어미 폭탄을 상공에서 폭발시키면 그 속에 들어있는 새끼 폭탄들이 쏟아져나와 살상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120개국이 집속탄을 금지하는 국제조약에 서명했지만, 한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과 함께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이들은 밝혔다.

카이스트는 ‘킬러 로봇’ 개발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최근 인류의 번영과 행복을 추구한다는 내용의 글로벌 비전을 선포했다”며 “카이스트가 대량 살상용 무기를 개발할 수도 없고 그런 기술이 개발되지도 않았다”고 했다.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도 성명을 통해 “치명적인 자율무기 체계와 킬러 로봇 개발을 위한 의도가 없다는 것을 재확인한다”고 해명했다. “카이스트는 과학연구기관으로서 인권과 윤리기준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해외 과학자들은 ‘킬러 로봇’ 개발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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