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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피리 거장, 김준현 명인 탄생 100주년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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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피리 거장, 김준현 명인 탄생 100주년 음악회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8.03.3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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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국악그룹 풍류, 4월 9일 세종시청 여민실서 제1회 세종국제실크로드 음악제 개최
세종시 출신으로 알려진 피리 거장 김준현 명인. (사진=국악음반박물관)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퓨전국악그룹 풍류가 내달 9일 세종시 출신 피리 거장 김준현 명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첫 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앞으로 지속될 세종국제실크로드 음악제의 서막이 될 예정. 음악제는 이날 오후 7시 30분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열리며 공연장은 350여 석 규모로 사전 티켓예매를 통해 무료 관람할 수 있다.

피리 인간문화재 정재국 명인과 풍류 조성환 대표, 아르메니아 악기 두둑을 연주하는 미하일 사도예브가 출연하며 풍류 단원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주제는 한국 피리와 아르메니아 두둑의 만남 ‘피리와 실크로드’다. 정악합주 ‘수제천’, 춤과 관현악이 결합된 ‘실크로드’, 두둑 연주, 풍류의 창작가요 ‘웃자’, 창작곡 ‘비암사의 피리소리’ 등이 연주된다.

조성환 풍류 대표는 최근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과 함께 김준현 명인을 조명하는 서적을 출간하고, 오디오 CD를 제작했다. 공연장에서도 이 책과 CD를 만나볼 수 있다.

음악회는 풍류가 주최하며 세종문화예술회관과 공동 주관한다. 다트기획과 국악음반박물관이 각각 협력기획과 연출을 맡았으며 세종시와 세종시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한다.

청량하면서도 우렁찬 목피리 거장

김준현 명인의 제자 국가무형문화재 제46호 정재국 연주자(왼쪽)가 풍류 조성환 대표(오른쪽)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국악음악박물관)

김준현 명인은 1918년 4월 10일 과거 충남 연기군 전동면 다방리에서 태어났다. 1961년 급격히 건강이 악화돼 44세 젊은 나이로 타계했다.

청량하면서도 우렁차고 즉흥성이 강했던, 여러 악기가 합주하는 평조회상을 피리 한 악기로 소화해 낸 최초의 음악가로 알려져있다. 정악 합주를 주도한 목피리(수석 피리)의 대가로도 불린다.

책 ‘피리와 실크로드’에 따르면, 해방 전 그는 이왕직아악부에 근무했다. 이왕직아악부는 일제강점기 조선왕조 왕립음악기관의 명맥을 잇는 곳으로 일명 아악부(雅樂部)로 불렸다. 국립 국악원의 전신이기도 하다.

이후 김 명인은 일제 징용을 피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이화동 동사무소 촉탁(임시직)으로 10년 간 근무했다.

해방 후 이왕직아악부는 해산 됐고 남은 악사들은 10명 남짓. 김 명인은 사재를 털어 구왕궁아악부를 설립해 국악진흥운동에 매진했다. 평조회상 중 ‘상령산’ 피리 독주곡, ‘자진한잎’ 등의 곡이 제일 유명했으나 그가 초등학교 졸업 후 줄곧 서울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세종시 출신임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풍류 조성환 대표는 “한국 전쟁 후 김 명인은 부산에서 국립국악원을 개원한 뒤 1955년 국악원 부설 국악사양성소 학교를 설립해 1기, 2기 제자들을 가르쳤는데, 김 명인의 수제자로 알려진 정재국 국가무형문화재가 당시 2기 학생”이라며 “이번 공연에 모시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정재국 명인은 일찍 돌아가신 스승의 뒤를 이어 목피리 즉 사실상의 악장 역할을 맡아 무대에 섰다.

그는 조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왜정 때만 해도 피리는 독주가 없었고, 독주 악기로 인정되지도 않았다”며 “선생님은 독주 분야를 개척한 분으로 해방 이후 KBS 국악방송을 전적으로 맡아 연주하셨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세종시 천년 사찰 비암사와 김 명인의 연관성도 언급되고 있다.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은 책을 통해 “당시 전동면 다방리가 출생지가 맞다면 그곳에 위치한 천년 사찰 비암사와 김준현 명인의 가문이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절에서 예로부터 각종 불교의식을 행할 때 김준현과 그 일가가 음악을 담당했거나 음악적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명인의 예술세계 조명, '추모음악회' 형식

풍류 조성환 대표.

풍류는 김준현 명인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그의 음악적 유산을 발굴·복원, 한 편의 공연으로 승화시켰다.

대표적인 한국 전통 관악기인 피리의 원형을 탐구하기 위해 김 명인의 제자이자 인간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예능보유자 정재국 명인, 아르메니아의 ‘두둑’ 연주자 미하일 사도예브를 초청해 교류 무대를 마련했다.

조 대표는 “아르메니아의 악기 두둑은 현재 피리의 기원이라고 볼 수 있다”며 “교류 공연과 악기전시 뿐만 아니라 김준현 명인 평전, 추모 음반 등도 전시된다. 앞으로 제2회, 제3회 음악제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연은 진달래 흐드러진 봄날, 비암사 느티나무 아래에서 시작된다. 백제 마지막 종묘사직 비암사 3층 석탑과 8인의 악사를 통해 백제인들의 미의식과 음악의 시원을 탐구하는 내용이다.

이왕직아악부에 입소한 버들피리 소년은 당대 최고의 피리 명인으로 성장하는데, 일제강점기와 해방 사이 척박한 국악 진흥 운동에 매진하다 요절한다. 김 명인의 일대기를 기록에 근거해 재구성한 레퍼토리다. 

조성환 대표는 “이번 김준현 피리명인 추모음악회를 준비하면서 세종시에 이렇게 훌륭한 음악가가 있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다”며 “세계적인 거장임에 틀림없기 때문에 지역 문화 브랜드로 육성시켜 국제음악제로 발전시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공연 티켓 예매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풍류(044-865-7679)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퓨전국악그룹 풍류는 2009년 2월에 창단돼 국악, 재즈, 춤, 전통연희, 실용음악, 인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예술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초 세종시문화재단 상주단체로 선정됐다.

퓨전국악그룹 풍류가 주최하는 제1회 세종국제실크로드음악제 포스터. (자료=풍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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