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창업의 New트렌드, 연구소·공장을 위탁하라
상태바
창업의 New트렌드, 연구소·공장을 위탁하라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8.03.05 16:04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조기반 IT융합 플랫폼’ 통해 양산 가능… 제이엘텍코퍼레이션 ‘주목’
전상순 대표와 김동수 연구소장이 대덕테크노밸리 ㈜제이엘텍코퍼레이션 사옥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세종포스트 이충건 기자] 청년취업이 한계에 다다랐다. 실업률 극복을 위해 청년들에게 창업을 권하는 사회다. 하지만 과제로 시작해서 과제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디어가 제품 양산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해서다. 정부·공공기관 지원사업의 한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가 중국 심천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미국회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스타트기업의 아이디어를 발굴해 설계, 시제품제작, 양산까지 지원하기 위해서다.

아이디어 현실화해주는 신개념 창업시스템

전상순 대표는 ㈜제이엘텍코퍼레이션을 부품 납품회사에서 PCB회로기판 제조업체로, 다시 스타트업 기업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현실화시키는 ‘제조기반 IT융합 플랫폼 사업’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이런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조기반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사업’이라고 부른다. 중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되고 있는 창업시스템이다. 스타트업 기업의 아이디어를 발굴해 설계, 시제품제작, 검사, 양산까지 대신 해주는 회사가 인근 대덕연구개발특구에도 있다.

흔히 잘 만든 제품이 잘 팔리는 게 아니라 잘 팔릴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들 한다. 잘 팔릴 제품이란 판단이 서면 연구개발비, 인력 및 설비투자까지 한다. 스타트업 기업의 부설연구소와 공장을 대행해주는 셈이다.

대전 대덕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제이엘텍 코퍼레이션(이하 제이엘텍)이 그런 회사다.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IT(정보통신기술) 융합기술연구소까지 갖추고 있으니 ‘제조기반 IT융합 플랫폼사업’이 더 적확한 표현이다.

전상순(42) 대표는 처음에 부품유통을 아이템으로 제이엘텍을 창업했다. 지역 전자업체 대부분이 소량 다품종 회사다보니 일괄적으로 부품을 납품받기 쉽지 않다는 현실에 착안했다. 부품을 여기저기서 구매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해줬다.

제조기반 토탈솔루션 기업에서 창업 플랫폼으로

김동수 연구소장이 3D프린터로 감성조명을 인쇄하는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제이엘텍코퍼레이션은 김 소장의 합류로 ‘제조기반 IT융합 플랫폼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제이엘텍이 제조업체로 거듭난 것은 전 대표가 ‘틈새시장’을 발견하면서다. 대전은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기술개발업체가 많은데, 부품업체, PCB회로기판업체, 조립업체를 각각 상대하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제조불량이라도 발견되면 책임소재를 두고 논란의 소지도 컸다. 완성품에 이르는 부품-회로기판-조립의 세 과정을 하나로 합친 배경이다. 제이엘텍은 비로소 제조기반의 토탈솔루션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제이엘텍이 스타트업 기업에 제조기반 IoT(사물인터넷)융합 플랫폼을 제공하기로 작정하고 나선 건 김동수(49) 연구소장을 만나면서다. 전상순 대표는 대기업 연구원을 거쳐 중견벤처기업 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인 그를 고객으로 만났다. 김 소장은 요청한 제품을 짧은 시간 안에 고품질로 납품하는 걸 보고 제이엘텍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김 소장은 한 회사에서 한 가지 아이템에만 몰두하는 데 권태를 느끼던 차였다.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싶어 하던 전 대표와 금세 의기투합한 이유다. 전자업체들의 주문을 받아 납품하던 소극적 플랫폼사업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적극적인 방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전상순 대표는 “제이엘텍은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들의 연구소이자 공장”이라며 “아이디어가 제품이 되는 모든 과정을 해결해 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드웨어 스타트업 기업은 물건을 싸게 만들어줘야 성공할 수 있다. 우리는 창업기업을 경쟁력 있게 만들어주는 종착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물인터넷(Iot) 적용, 감성조명·스마트 보조배터리 등 생산

IoT 감성조명 ‘타임큐브’

다음카카오 등 온라인에서 주문 판매 중인 IoT 감성조명 ‘타임큐브’란 제품이 있다. 청년 스타트업 창업자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제품이다. 주문자의 가족사진, 자녀사진, 추억이 담긴 사진 등을 3D프린터로 돋움새김 인쇄하고, 조명을 켜면 그림처럼 드러나도록 한 제품이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밝기 조절도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청력을 개선시켜주는 특허기술을 보유한 ‘소리대장간’이란 회사도 연구소와 공장 기능을 제이엘텍에 맡겼다. 이 회사의 특허기술로 제품을 설계하고 전자회로를 장착해 완제품을 만들어낸다. 이런 식으로 발굴 아이디어가 늘어나면 생산설비를 갖춰야 하고, 자연스럽게 일자리도 늘어나는 구조다.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회사도 제이엘텍에 제품개발과 생산을 맡기고 있다. 스마트 IoT보조배터리다. 기본 보조배터리 기능 외에 스마트폰 상호 찾기, 센서 제어 등 IoT 기능을 탑재했다.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된 IoT 인덕션은 김 소장이 각별히 애착을 느끼는 제품이다. 스마트폰으로 레시피를 검색하면 자동으로 불 조절을 할 수 있다. 자신의 입맛에 따라 최적의 레시피를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예약도 할 수 있다.

쌀 문화 바꾸기 위한 Iot 인덕션… PC보안기능 위한 Iot 동글도 개발

IoT인덕션. 기존 인덕션과 압력솥에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추가해 개인 맞춤형 밥을 지을 수 있는 솔루션이다.

김 소장이 IoT인덕션 개발에 나선 것은 ‘쌀을 밥상의 주인으로 만들겠다’는 일념에서다. 기존 인덕션과 압력솥에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추가해 개인 맞춤형 밥을 지을 수 있는 솔루션이다.

개인 맞춤형이란 된밥, 진밥 등 선호도에 맞춰 밥을 지을 수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으로 쌀 포대의 QR코드를 스캔하면 도정날짜에 맞춰 물 양을 조절할 수도 있다. 김 소장은 이를 “밥 문화의 혁명”이라고 단언했다. 전기밥솥회사가 일원화한 밥짓기가 아니라 나에게 맞춘 밥짓기, 밥짓기를 개인 콘텐츠화 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소장은 “전기밥솥이 자동카메라라면 IoT인덕션은 수동카메라인 셈”이라며 “따뜻한 밥 한 끼의 감동 뒤에 4차 산업혁명이 숨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생체인식 등 보안기능을 PC(개인용 컴퓨터)나 노트북으로 옮길 수 있는 IoT동글을 개발했다. ‘스마트 연동 PC 보안기능을 제공하는 USB동글’이다. 국내 한 공기업이 제이엘텍에 기술개발을 의뢰해 현재 특허를 확보하고 시제품 제작까지 마친 상태다.

스마트 연동 PC 보안기능을 제공하는 USB동글. ㈜제이엘텍코퍼레이션은 IoT동글 기술에 대한 특허를 확보하고 시제품 제작까지 완료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발급·갱신, 액티브엑스 설치 등 국민의 인터넷 이용에 불편을 주는 공인인증서를 행정·공공기관 홈페이지부터 없애기로 했다. 이런 요구에 선제적으로 부응하기 위해 PC보안 대체 솔루션을 개발했다.

스마트폰의 생체인식과 보안기술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지만, PC나 노트북은 별다른 보안기능이 없다. 이때 스마트폰에 저장돼 있는 생체인식 기록을 컴퓨터로 넘길 수 있는 게 IoT동글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와 가까우면 자동 로그인, 멀어지면 자동 로그아웃되는 기능도 탑재돼 있다.

김동수 소장은 “대량생산이 가능하려면 장비와 기술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생산라인까지 구축해야 하는데 창업자금 몇 천만 원 받아서 살아남을 수 있는 스타트업 기업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하드웨어(제조) 기반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공할 확률이 소프트웨어 기반보다 10배 이상 높다. 우리가 성공을 돕겠다”고 했다. 창업밖에 남지 않은 시대, 제이엘텍이 든든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창조센터 2018-03-06 10:32:52
세종창조센터~~ 국내 기업정보 좀 잘 캐치하시길~~ 중국회사랑 협약 맺어서 국내 들여오면 결국 메이드인 차이나 아닌가요? 국내에도 이런 시스템이 존재하는 데 왜 중국이랑!!!

금산사람 2018-03-06 09:49:20
사회에 필요한 기업으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대박나세요.

DIC 2018-03-05 20:10:33
정말 멋진 기사입니다. 잘 봤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