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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신장·명문대 진학률, 세종교육감 선거 쟁점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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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신장·명문대 진학률, 세종교육감 선거 쟁점될까?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8.01.1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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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수시 결과 놓고 해석 분분… 고교평준화 도입·초등 진단고사 폐지 정책 검증 본격화
오는 6월 세종교육감 선거에서 '학력 신장'과 '명문대 진학률'이 이슈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전경)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 출범 6년차인 올해 지방선거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2012년 출범 원년, 2014년 민선 1기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그동안의 과정이 기초 공사였다면, 이제는 본 공사에 진배없기 때문이다.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은 두말 할 나위 없다.

세종교육은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학력 신장’과 ‘명문대 진학률’이 이번 선거의 쟁점으로 부각될 조짐이다.

입시 위주, 학력 줄 세우기 등 한국사회에 만연한 교육 병폐를 해소하면서, 안정된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과 학부모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해법은 있을까. 2018학년도 대학 수시 모집 합격자 현황을 살펴보는 한편, 지역 교육계 인사들을 통해 세종교육의 미래를 조망해봤다.

명문대 프레임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세종시 학생 172명 예약

서울대 41명, 연세대 64명, 고려대 67명 등 모두 172명. 그야말로 약진이다. 지난해는 38명에 그쳤다. 과학예술영재학교(2015년)와 세종국제고(2013년) 개교 효과에 힘입은 결과다. 

영재학교는 서울대 34명, 연세대 45명, 고려대 43명 등 SKY에만 모두 122명을 보냈다. 전체 합격자의 약 71%에 달한다. 국제고가 5명, 13명, 16명 등 모두 34명(19.7%)으로 뒤를 이었다.

SKY 합격자 10명 중 9명이 특수목적고에 집중됐다.

조치원 소재 세종고가 1명, 1명, 5명, 신도시 한솔고가 1명, 1명, 1명, 도담고가 0명, 1명, 1명, 양지고가 연세대 2명, 종촌고가 연세대 1명, 아름고가 고려대 1명 등으로 뒤를 이었다.

영재학교와 국제고는 서울권 대학에도 많은 합격자를 배출했다. 중복 합격자를 포함한 수치다.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서울시립대‧경희대‧건국대 수시 합격자를 보면, ▲국제고 106명 ▲영재학교 91명 ▲세종고 15명 ▲종촌고 13명 ▲세종여고 11명 ▲도담고 9명 ▲아름고 8명 ▲한솔고 7명 ▲양지고 6명 ▲성남고 1명 등으로 집계됐다.

기타 서울‧경기권 대학에도 신도시 학교를 중심으로 모두 96명이 문턱을 넘었다. 

결과적으로 서울‧경기권 대학 합격자 수(중복 합격 포함)는 지난해 281명에서 546명까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반적 수치만 놓고 보면, 세종시 학생 학력은 급신장세로 볼 수 있다. 다만 특수 목적고 학생들 구성원의 최대 90% 가까이가 타 지역 출신이자 원정 유학생인 점을 감안하면 고스란히 세종교육의 자산으로 바라보기엔 무리가 있다. 

특성화대학 합격자 16명→149명, 국‧공립대 합격자도 고른 분포

특성화대학 합격자도 지난해 16명에서 149명까지 크게 늘었다.

영재학교는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39명과 광주과학기술원(GIST) 및 포항공대 각각 28명, 울산과학기술원(UNIST) 18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7명, 의과대 1명 등 모두 134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일반계고교에서는 한솔고가 GIST 3명, UNIST 2명, 의과대 7명, 사관학교 1명, 세종고가 의과대 7명과 사관학교 3명, 국제고가 의과대 1명, 경찰대 4명, 성남고가 사관학교 1명 등을 합격시켰다.

충청권 국‧공립대 합격자는 공주대(104명)와 충남대(82명), 충북대(83명), 한국교원대(7명), 기타(132명) 등 모두 408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240명보다 168명 늘었다.

아름고(121명)와 종촌고(76명), 세종고(55명), 세종여고(45명), 도담고(29명), 양지고(28명), 성남고(24명) 등이 좋은 결과를 냈다.

지방 국‧공립대로는 전북대(12명)와 부산‧경북‧전남대(각 9명), 경상대(8명), 기타(45명) 등이다.

교육대학에는 10명이 합격했다.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SKY 합격자를 떠나 지방 국‧공립대 합격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고교 평준화 전면 도입 이후 ‘학력 저하 우려’가 기우였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지역 교육계 인사들 평가는?

2022년경 6-3생활권(산울리)에 처음 선보일 캠퍼스형 고교 조감도.

그렇다면 지역 교육계 인사들의 평가는 어떨까? 오는 6.13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들을 중심으로 의견을 들어봤다.

오광록 전 대전시교육감은 고교평준화가 학력 저하를 가져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교육 기회와 환경‧시설에 해당하는 의미이지, 교육 질과 양에 적용하는 것에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그는 “전국 최하위권인 학력은 세종교육의 당면한 지상 과제”라며 “인성을 이유로 지성 교육, 즉 학력을 도외시한다면 중대한 과오”라고 했다. 학생들 학력을 최대한 신장시키고, 개성‧능력에 맞는 진로를 개척하도록 최선의 지도를 해야 한다는 ‘학교 역할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별 특성화 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평준화는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와 수준 차이를 무시하고 단순히 입시경쟁 과열 만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다양한 고교 특성화가 답이다. 각종 특성화 고교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태호 중부대 교수도 현행 고교평준화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중학교 학부모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 자녀 때문에 고민”이라며 “상향 평준화는 유래도 없을뿐더러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2016년 80여명 등 상위권 학생들이 세종 대신 대전‧청주‧공주 등 인근 명문 고교로 진학하는 문제점도 꼬집었다.

국제고‧영재고에 이어 예체능 융합 영재고 신설 등 특성화 고교 활성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오광록 전 교육감 의견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그는 “고교 3년이 평생을 바꿀 수 있다. 학력과 인성을 공히 교육해야 한다”며 “수준별 수업(수월성 교육)을 통해 학력신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희 세종미래교육정책연구소장도 고교평준화 정책에 우려를 나타냈다.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고교평준화가 전반적인 학력저하를 가져오고 있다는 인식이다.

그는 “1967년 고교평준화 교육을 도입한 일본이 지난 2002년 이를 전면 폐지했다. 학력 저하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는 지난 1974년 이 정책을 별 생각 없이 들여왔다. 경쟁에서 지면 일본처럼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준화 교육 폐지와 함께 경쟁체제 도입을 통해 ‘세계와 경쟁하는 세종시 교육’ 실현을 촉구했다. 초등학교 진단고사 폐지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캠퍼스형 고교 역시 인기과목 수강신청 집중으로 예비교원 실업 증대, 학생 생활지도 어려움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의 생각은 최교진 교육감과 비슷했다. 그는 “학력 저하 문제는 이번 수시 결과에서도 보여준 것처럼 우려할 부분이 아니다”며 “중등교육과정에서 얼마든지 학력 향상 기회가 있고, 좋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진행하면 충분하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초등학교 진단(중간‧기말)고사 폐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송 소장은 “초등은 중‧고등 교육에서 제대로 된 능력 발휘를 위한 준비 과정”이라며 “그 소양은 다양한 독서와 체험활동, 원만한 교우관계, 협업능력 개발, 여행, 봉사활동, 재능계발 등으로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교진 시교육감이 이끌고 있는 세종교육은 현재 고교 평준화 전면 도입과 초등학교 진단고사 폐지, 혁신학교 육성, 생활권별 캠퍼스형 (특성화)고교 운영 등을 대표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지난 선거에선 신설 학교가 많은 터라 ‘학력’ 문제가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다”며 “이번 선거에선 다를 것으로 본다. 학생수가 그만큼 늘었고, 학부모들의 생각들도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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