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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왜 늦게 와요?' 세종교통공사 운전원들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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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왜 늦게 와요?' 세종교통공사 운전원들의 속사정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09.05 16: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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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행감 지적·집행부 감사에도 운전원 처우 개선 요원… 올해 비정규직 전환 될까?
정규직 전환, 열악한 처우, 불합리한 서비스 평가 방식에 지난 4일 세종교통공사 버스 운전원 일부가 하루 동안 준법운행을 실시했다. 사진은 교통공사 홈페이지 민원실에 올라온 시민들의 질문글.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1000번 버스가 평소와 달리 늦게 오는 바람에 예매했던 기차표를 취소했습니다. 갑자기 버스 배차가 늦어진 이유가 뭔가요?”

지난 4일 세종도시교통공사 사이버민원실에 버스 지연 이유를 묻는 시민들의 민원글이 올라왔다. 도심 내 50㎞/h 제한속도에 맞춰 구불구불한 노선을 운전하면, 정해진 운행 시간(75분)보다 15분 이상이 더 걸린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한 문재인 정부의 지침과는 반대로 새로 출범한 교통공사가 80여 명 가까이 되는 운전원들을 모두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최근 세종시의회 행정사무감사와 이춘희 세종시장이 직접 지시한 감사에도 처우 변화가 없다는 것이 운전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시영버스 시절부터 근무해온 운전원들은 근무한지 1년 2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새정부 출범에 발맞춰 타 시‧도 공사, 공단들은 속속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세종시만은 조용하다.

운전원 A씨는 “채용비리와 공문서 위조, 계약 위반 등의 사건에도 내부 분위기는 여전하다”며 “정규직 전환 계획도, 처우 개선도 없는 상황에서 서비스 평가 등 운전원들만 쥐어짜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교통공사는 '버스타고 평가단' 운영을 시작했다. 기존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을 시민 평가방식으로 변환한 것. 정시 출발과 정시 도착, 과속과 급제동, 급가속 등은 감점 요인이다. 운전원들의 불만은 시민 평가가 아닌 운행 데이터를 분석하는 ‘정량평가’ 부문에서 제기됐다.

운전원 A씨는 “서비스 평가(400점 만점) 중 100점이 정량평가로 들어가는데 제한속도에 맞춰 구불구불한 노선을 달리기 때문에 감점 없이는 정시도착이 불가능하다”며 “불합리한 지침에 지난 4일 준법운행에 들어갔고, 하루만에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돼 결국 정량평가 항목은 서비스 교육의 근거로만 활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노조는 사측과의 4차 실무교섭에 돌입했다. 주요 내용은 임금협약, 정규직 전환, 처우 개선 등이다.

교통공사 운전원 시급은 세종시 생활임금인 7540원이다. 하루 8시간을 꼬박 운전해도 6만 320원. 월급은 평균 세후 220만 원~230만 원 선이다. 점심식사는 운행 후 휴게시간을 쪼개 인근 편의점에서 해결한다. 공사와 연계된 편의점에서 5000원 이내의 김밥 또는 도시락을 먹는 것이 전부.

운전원 B씨는 “편의점 김밥과 도시락, 이마저도 없을 때가 많아 초코바와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는 일이 많다”며 “공사 간부들은 시간 외 수당으로만 200만 원씩 받아 시의회 질타를 받았는데, 운전원들은 그동안 지급받았어야할 식비와 대체근무 수당도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올해 내 정규직심의위원회 구성, "결격사유 없는 한 정규직 전환 방향 검토"

5일 교통공사와 세종시에 따르면, 올해 내 운전원 등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하는 정규직심의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정부 지침이 올해 말까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라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논의에 들어갔다”며 “전환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능하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정규직으로)전환하는 방향으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도 세종시 생활임금은 7920원이다. 올해보다 5% 오르고, 내년 최저임금(7530원)보다 390원(5.2%) 많지만, 4개 광역시·도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 생활임금은 세종시 소속 및 출자·출연기관 소속 근로자에게 적용된다.

충남은 8935원으로 올해보다 15.1% 증가했고, 경기도는 7910원에서 8900원으로 990원(12.5%) 늘어났다. 광주 역시 8410원에서 8840원으로 430원(5.1%) 올랐다. 세종시는 충남과 최대 시간 당 1015원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운전원 B씨는 “세종시 생활임금 증가 수준을 보면, 정규직 전환이 되더라도 급여체계가 바뀌지 않는 한 현재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초기 공사 구성 자체가 교통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되지 않았다는 점, 특히 여러 내부적인 문제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신뢰 회복의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는 “민간회사인 세종교통 운전원들 역시 시와 사측 간의 갈등으로 급여를 받지 못하는 등 여차하면 버스 파업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들었다”며 “기관 운영 상의 문제로 안전 운전을 담보해야 할 운전원과 시민들이 고통 받게 되면, 세종시 대중교통의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민 불편을 고려해 버스 준법운행은 하루만에 종결됐다. 향후 노조는 실무교섭을 통해 임금 협상 및 정규직 전환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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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 2017-09-05 16:39:19
공무원출신 낙하산 교통공사 사장 아직도 자리 지키고 있나?
최고에 적폐청산 대상자가 아직도 그 자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