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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성남고에 작은 소녀상이? "잊지 말아주세요"[인터뷰] 성남고등학교 티칭 동아리
세종시 성남고등학교 화단에 설치된 위안부 작은 소녀상. 김누리 인턴기자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 한 학교에 작은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돼 화제다. 교사를 꿈꾸는 성남고등학교 고3 수험생들이 자발적인 모금활동을 통해 이뤄낸 일이어서 더 뜻깊다.

지난 2015년 12월 체결된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는 국민들의 뜻을 거스르고, 피해자들의 동의 없이 진행돼 많은 논란을 낳았다. 합의를 원천 무효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난해부터 전국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새 정부 출범 이후 위안부 합의 경위를 다시 살피는 등 재협상을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성남고 작은 소녀상 설치는 이승주 동아리회장을 비롯해 이영은, 김지민, 오채린, 오은주 학생이 속한 티칭동아리(지도교사 손석근)에서 시작됐다.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과 사회복지사, 음악연출가로의 진로를 준비 중인 수험생들이 잊지 말아야 할 역사에 대해 뜻을 모은 것. 학생들을 만나 작은 소녀상 세우기 캠페인에 대해 들어봤다.

100개 소녀상 세우기 프로젝트, 학생·교직원·학부모 동참

작은 소녀상 설치를 추진한 성남고 티칭 동아리 회장 이승주 학생. 김누리 인턴기자

성남고 학생들이 설치한 소녀상은 일본 대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과 같은 모습이다. 김운성, 김서경 작가의 작품으로 가로, 세로 30cm 크기의 미니 소녀상이다.

이번 작은 소녀상 설치는 이화여자고등학교 역사동아리 주먹도끼에서 추진한 100개 고등학교 100개 소녀상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동아리 지도교사와 연락이 닿아 소녀상 세우기 캠페인에 동참하게 된 것.

동아리 회장 이승주 학생은 “평소 세월호 사건이나 위안부 문제 등 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들끼리 위안부 나눔팔찌를 공동구매하는 활동을 했었다”며 “이 활동에서 나아가 더 적극적인 활동이 없을까 생각하다 교감, 교장 선생님의 허락을 받아 소녀상 모금활동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지난 5월 총 10일 간의 모금활동을 통해 목표액 50만 원 이상의 금액을 모금했다.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회와 졸업생들까지 십시일반 소녀상을 위한 모금에 참여했다.

이승주 학생은 “현재 작은 소녀상 설치 참여 학교 수가 전국 100곳을 넘었다”며 “자신이 일본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밝힌 할머니들의 수가 200명이 넘는다. 이 숫자에 맞춰 2차 참여 학교를 모집하고 있는데, 세종시 다른 학교에서도 같이 참여하면 의미가 더 클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모금 후 일정금액 이상 후원자들에게는 위안부 포스트잇을 구매해 제공했다. ‘역사를 바꾼 그날의 용기를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캘리그라피 책갈피도 기념품으로 제공했는데,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최초로 밝힌 김학순 할머니가 기자회견 한 날짜를 새겨 넣었다.

학교에 설치된 ‘작은 소녀상’의 의미… “잊지 말자”

김지민 학생이 새 정부의 한일 외교와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누리 인턴기자

김지민 학생은 “소녀상을 학교에 세운 이유는 친구들이 다시 한 번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고 잊지 말아줬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라며 “앞으로는 작은 소녀상 옆에서 위안부 할머니에게 편지쓰기 등의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가 펼칠 한·일 외교와 관련해서는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희망을 보기도 했다.

김지민 학생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말 그대로 ‘돈’으로 합의를 보지 않았나.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고, 새롭게 한·일 외교가 진행된다면 위안부 문제가 다시 이슈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일본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피해자들의 아픔을 위로하길 바란다. 정부 역시 지켜만 보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영은 학생도 “위안부 할머니들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우리 국민들밖에 없다”며 “학생들 역시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위안부 관련 활동을 통해 공감대를 넓히는 일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작은 소녀상 설치 의지는 학교 측의 지원과 응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성남고 박백범 교장은 “최근 눈길, 귀향 등 위안부 관련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며 “학생들이 소녀상을 학교에 세운다고 했을 때 기특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또 아이들에게는 역사 수업 등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직접 모금에 참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세종시 성남고에도 위안부 할머니들의 진정한 해방과 자유를 상징하는 '노랑나비'가 날아들었다. 앞으로 이 노랑나비는 또 어떤 학교로 향하게 될까.

성남고 3학년 티칭동아리 학생들과 박백범 교장이 학교에 설치된 작은 소녀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누리 인턴기자

 

 

한지혜 기자  wisdo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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