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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세종시장에게 보내는 농부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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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세종시장에게 보내는 농부의 편지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05.03 11: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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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컬푸드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이춘희 시장님께.


요즘 몸도 좋지 않은 아내가 새벽 3시까지 작업한 딸기를 차에 싣고 출발했습니다. 세종시 로컬푸드 매장인 도담동 싱싱장터 매장에 진열하기 위해서죠. 6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각이었습니다.


매장에 들어섰더니 관리팀장이 와서 제 딸기를 들었다 놨다 하더니 너무 익어서 물렀다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매장에서 판매가 곤란하니 도매시장으로 가져가랍니다. 이 시간에 웬 도매시장이란 말입니까?


팀장은 전날 재고로 남은 상당히 무른 딸기를 보여줬습니다. 하루가 지나면 이런 상태가 되니 도로 가져가랍니다. 기가 막혔지만 어쩌겠습니까?


매장 주차장에 나왔더니 다른 농민들이 맛있게만 생겼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제가 안쓰러웠는지 딸기를 사주기까지 하셨습니다. 이 장면을 본 관리팀장이 다가와서는 직매장이 아닌 곳에서 판매를 하면 1년간 출하정지를 시키겠다며 협박까지 합니다.


딸기 출하를 거부당하고 다음 날 새벽에도 로컬푸드 매장에 나갔습니다. 보기 좋게 진열도 했습니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어서였을까요. 매장 직원이라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딸기에 허연 게 묻어있다는 겁니다. 버들강아지 솜털이라고 얘기했더니 다른 직원을 바꿔주더군요. 그러더니 곰팡인 줄 알았답니다.

 

진열대에서 빼낼 수 있다고 해서 따져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야산에 심어져 있는 버들강아지가 봄바람 타고 날아온 걸 어떻게 하느냐고요.


버들강아지는 매장 직원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물로 깨끗이 씻어내면 됩니다. 그런데 딸기는 물이 닿으면 쉽게 무릅니다. 그럼 물로 씻어서 물러진 딸기를 진열해야 합니까? 저는 직원에게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말해줬습니다. 그랬더니 왜 목소리가 높아지느냐고 하더군요. 딸기를 진열대에서 뺀다고 말한 게 도대체 누굽니까?


싱싱장터는 시장님의 역점적인 농업정책 아닌가요? 농업회사법인인 세종로컬푸드주식회사를 만들어 위탁 판매하는 방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대체 세종시 로컬푸드의 주인은 누굽니까? 시장님 선거 열심히 도와줘 로컬푸드 회사 사장님 되신 분이 주인입니까?


회사는 어떤 돈으로 만들었고, 매장은 또 어떤 돈으로 만들었습니까? 다 시민들의 세금 아닌가요? 자랑스러운 세종시민이자 로컬푸드의 주인공이어야 할 농부를 이런 식으로 대해도 되는 겁니까? 시장님! 농부를 나무라기 전에 제발 농촌현실에 대해 공부부터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저는 정말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출하를 거부당해서요? 딸기를 못 팔아서요? 아닙니다. 농부로서의 자존감이 무너져 내렸기 때문입니다.


땅에서 땀 흘려 먹고 사는 세종시의 한 젊은 농부가.

 

 

※ 세종시의 한 농부가 도담동 싱싱장터에서 겪은 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두 개의 글을 일부 각색하여 편지글(신문고) 형식으로 엮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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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현[실명] 2017-05-04 10:47:06
로컬푸드는 생산자,소비자간 직거래로 생산자는 유통마진을없애 더 많은수익 소비자는 신선하고 신뢰가는 농사물구입을 위한 좋은 정책이지요. 소비자는 품질이중요한데 곰팡이가 난 듯한 딸기는 저라도 안살 것 같아요. 기사는 생산자와소비자입장을 같이알아보고 써야하는데 일방적 생산자주장만 그대로 옮긴듯한 내용을보면서 소비자는 곰팡이 난 듯한 딸기를 그냥사먹어도 된다는 것인지요? 저런딸기를 판매한다고 하는 농민도 마인드부족은 아닌지요. 기사거리나 시간이없어서 옮겨쓴 것인지 모르지만 앞으로 소비자,판매자 입장도들어보고 객관적사실 기사를 썼으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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