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이유 있는 안희정 롤러코스터 지지율
상태바
이유 있는 안희정 롤러코스터 지지율
  • 임연희
  • 승인 2017.03.03 11:5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종논단] '이미지 정치' 한계 뛰어넘어야
임연희 칼럼니스트

거침없이 치솟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추락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2일 발표 결과를 보면 안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4.4%p 빠진 14.5%였다.

‘선한 의지’ 발언 여파로 보수층을 포함한 모든 지역과 계층에서 지지율이 빠지는 추세다. 충청권의 이탈도 심각해 안 지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물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도 뒤졌다.

안 지사 역시 “2월 한 달간 아주 심한 롤러코스터를 탔다”며 “지지율 하락이라는 수난은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인정했다. 한 달 새 5%에서 22%까지 오르던 안 지사의 지지율 하락은 ‘선한 의지’ 발언 탓만은 아닌 것 같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선 후보들이 경제·안보·교육 등의 공약을 내놓을 때 안 지사는 이렇다 할 공약 발표가 없었다. 구체적 공약을 제시하라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그는 “정치지도자는 디테일에 약속을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방향과 가치, 원칙’을 얘기해야 한다”며 “구체적 공약은 각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일견 일리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원칙을 천명하는 것 못지않게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이 있어야 한다. 구체성이 없는 원칙은 견고하지 못하고 매끈한 외모와 화술만으로 유권자를 사로잡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안 지사가 대중연설에 강하다지만 곤혹을 치른 ‘선한 의지’ 발언도 결국 대본 없이 즉문즉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가 포용의 리더십으로 내세운 세종대왕은 원칙뿐 아니라 세밀하게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인물이다. <세종의 말>이라는 책을 보면 세종은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 양식은 백성에게 하늘”이라는 철학과 함께 “흉년에 홀아비나 과부, 고아, 혼자 된 늙은이 같은 궁핍한 자들이 먼저 고통을 받으니 호조에 명해 창고를 열어 구제하고 수령 가운데 백성의 쓰라림을 구휼하지 않는 자를 죄로 다스리라”고 지시했다.

‘충남 엑소’ ‘충남 공유’ ‘안깨비’ 같은 연예인 이미지를 가진 안 지사에게 요구되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다. 드라마 ‘도깨비’가 인기를 얻자 안 지사는 배우 공유의 코트 복장을 입고 부인은 여주인공의 트레이드마크인 빨간 머플러를 두른 사진을 공개하며 스스로를 ‘안깨비’라고 했다. 시장 통을 누비는 여느 후보들의 진부함에서 탈피해 대중의 감성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그 이미지 효과는 유효기간이 끝난 게 아닌가 싶다.

대통령 선거는 연예인 오디션이 아니다. 안 지사는 화장하고 장소와 만나는 사람에 따라 머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데 신경 쓰기보다 운동화에 점퍼 차림으로 현장에서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지율은 다시 오를 수 있지만 이미지 정치로는 한계가 있다.

안 지사의 지지율 하락은 단순히 ‘선의 발언’ 때문이 아니라 그의 실체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는 말과 이미지로는 극복하기 어렵다. 안 지사가 정말 대권을 꿈꾼다면 이미지 정치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칼럼에서 인용한 리얼미터 조사는 MBN·매일경제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90%)와 유선전화(10%)를 병행한 RDD(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영바위 2017-03-03 12:46:18
맞다. 정책이 필요하다. 그런데 발전, 전기료 대책 같은 지역적인 것보다 전국적인 피부에 와닿는 정책이 필요하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