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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한표
  • 승인 2017.01.2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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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표의 그리스

아폴론(Apollon)은 재능이 풍부한 신이다. 태양의 신, 이성의 신, 예언의 신, 음악의 신, 예술의 신, 궁술의 신 등 그를 지칭하는 표현이 다양한 이유다. 지성과 재주, 용모를 모두 겸비한 이상적인 신의 모습이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 청년이면 누구나 동경했던 신이었다.

 

음악, 시 등의 예술을 주관할 뿐만 아니라 의술, 궁술 등을 담당하는 팔방미인이자 올림포스의 황태자다. 아폴론의 모습은 그리스 문화의 핵심인 젊음과 아름다움의 이상을 상징한다. 그만큼 젊은이들에게 있어 아폴론은 숭배의 대상이었다. 로마신화에서는 아폴로(Apollo)로 부른다.

 

아폴론은 제우스와 레토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달과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쌍둥이 남매다. 그러나 레토가 위대한 아들 아폴론을 낳을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된 헤라는 질투심에 불타 그녀의 해산을 방해한다.  

 

레토는 헤라의 질투로 인해 고초를 당한 여성 중 하나다. 제우스의 아이를 가진 레토는 헤라에 의해 모든 땅에서 내쫓기게 된다. 질투심 많은 헤라는 자기 자식보다 레토가 낳을 아이들이 더 위대해질 것임을 알고, 출산 장소를 내주지 말라고 명령한다. 해산을 허락하는 땅은 영원히 불모지로 만들어버리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레토는 만삭의 몸으로 육지와 바다를 헤매고 다녔지만, 헤라의 보복이 두려워 어느 누구도 그녀에게 해산할 장소를 내주지 않았다. 출산 장소를 찾아 헤매던 레토는 마침내 바다를 떠다니는 작은 섬에 간신히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헤라가 이번에는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아를 붙잡아 출산을 방해했다. 에일레이티아가 도착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출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레토는 며칠 동안 극심한 고통을 견뎌야 했다. 결국 9일 동안이나 산고를 겪은 끝에 가까스로 아이를 출산했는데, 그 아이들이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다.

 

 

 

레토에게 출산 장소를 제공한 작은 섬은 그 후 4개의 기둥으로 단단히 바다 밑바닥에 고정되어 델로스(Delos) 섬이라 불리게 되었다. 델로스는 웅장한 신전을 갖춘 아폴론의 성지로 명성을 갖게 된다. 델로스는 그리스어로 ‘떠오르는 섬’이란 뜻이다. 델로스는 여느 섬과 달리 뿌리 없이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는 섬이었다. 아폴론의 탄생을 도운 공을 기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부초처럼 떠 있던 델로스를 고정시켜주었다고 한다.

  

아폴론의 별명은 포이보스(Phoibos), 즉 ‘빛나는 자’라는 뜻으로 태양의 밝은 빛을 상징한다. 티탄 족 시대의 태양신 헬리오스(Helios)의 지위를 이어받았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태양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동쪽 하늘에서부터 서쪽 하늘까지 운행하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을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스토리텔링 했다.

  

동틀 무렵 아폴론은 입에서 불을 뿜는 네 마리 말이 끄는 황금빛 태양 마차를 몰고 동쪽 지방에서 출발하여 하루 종일 하늘 높이 달리다가 저녁 무렵 도착지인 서쪽 지방으로 내려간다. 밤 동안 태양마차는 대지의 둘레를 휘감고 있는 대양 오케아노스를 통해 출발 지점인 동쪽 지방으로 다시 이동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폴론의 태양마차를 보며 자신도 언젠가 한 번쯤 이 황금마차를 몰고 싶어 했을 것이다. 신화 속에는 이 욕망 때문에 파멸한 인물이 하나있다. 그가 아폴론의 아들 파에톤이다. 우리는 ‘파에톤의 추락’이라는 스토리텔링으로 잘 알고 있다.

 

파에톤은 자신이 진정한 태양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싶은 마음에 아버지를 졸라 태양 마차를 몰다가 파멸하는 슬픈 운명의 인물이다. 입에서 불을 뿜는 말이 모는 태양 마차를 타고 하늘 높이 달리던 ‘초보 운전자’ 파에톤은 운전 미숙으로 궤도를 벗어나 대지의 산천초목을 불태웠다. 깜작 놀란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가 제우스에게 급히 탄원했다. 파에톤은 결국 제우스의 벼락을 맞고 마차에서 떨어져 죽음을 맞는다.

 

태양마차를 넘겨주면서 아폴론은 파에톤에게 이렇게 경고했었다. “고도를 너무 높이지도 너무 낮추지도 말아라. 중간이 가장 안전하고 좋은 길이다.” 그러나 파에톤의 비극은 태양의 궤도를 벗어남으로써 발생했다. 이 이야기는 중용과 절제와 균형 감각이라는 그리스정신, 즉 아폴론적 덕목이 강조되고 있는 스토리텔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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