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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충남
  • 승인 2016.12.1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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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의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 <10>정치지도자의 공부

지도자의 품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요즘이다. 스스로에게 얼마나 엄격하고 철저해야 하는지,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통감하게 된다. 지금의 사태는 다음 지도자를 선택할 때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시대의 임금은 국가 지도자로서의 자질교육과 국정수행능력을 위한 공부를 어떻게 했을까?


왕위 세습제였던 조선의 지도자 교육은 세자 때에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세자가 되면 가문이나 실력이 쟁쟁한 문관들(세자시강원)이 하루 3번씩 유교경전 및 역사, 도의(道義) 등 국가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기르기 위한 공부를 가르친다.


세자 때는 국가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공부한다면 왕이 된 이후에는 국정수행능력을 공부한다. 하루 일과를 보면 왕이 국정 수행능력을 위한 공부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알 수 있다. 왕의 빈틈없는 하루 일과 중 경연(經筵)이란 게 있다. 신하와 함께 학문을 토론하고 국정의 현안문제를 의논하는 자리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 후 2시간씩 하루에 3번 총 6시간이나 된다. 하루 24시간 중 무려 4분의 1을 국정수행능력 공부에 할애하는 셈이다.


국가지도자로서의 자질 공부와 국정수행능력 공부를 충실히 한 왕은 성공한 지도자가 됐으나 그렇지 못한 왕은 실패한 지도자가 되었음을 조선 왕조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학계, 관계, 법조계 등 각 분야에서 성공을 이루면 너도나도 자연스럽게 정치에 입문하려고 한다. 그러나 다 성공한 정치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 분야에서의 성공이 곧 정치지도자로서의 성공으로 이어지리란 믿음은 착각과 교만이다.


정치는 종합예술이다. 어느 한 분야의 자질과 능력만 가지고 성공한 정치인이 될 수 있다는 착각과 교만을 버려야 한다. 정치지도자로서의 식견, 리더십, 조직력, 화술 등 종합 능력을 지녀야 한다. 비룡재천(飛龍在天)하려는 잠룡(潛龍)들은 무엇보다 자신이 정치지도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먼저 성찰해 봐야 한다.


예비왕인 세자 때 이미 정치지도자로서 자질을 갖추기 위해 공부를 하듯 잠룡일 때부터 충분한 공부를 해야 한다. 준비된 정치지도자가 돼야 한다. 자질과 능력을 갖추지 못한 국가 지도자, 정치지도자로 인하여 지금 이 나라가 얼마나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가. 오죽하면 정치지도자 자격시험을 치러 합격한 사람들 중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등을 뽑자는 ‘개콘’ 같은 이야기까지 나올까.


그만큼 공부가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정치지도자가 되려는 잠룡들을 대상으로 한 정치지도자 소양교육기관 설립을 제안해본다. 각 선거에 출마하려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소정의 정치 교육훈련을 받도록 한 뒤 출마하도록 하면 어떨까 한다.


정치지도자는 국정수행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퇴근 후 시간을 국정수행 능력을 위한 스터디시간으로 활용했다는 예를 들어보지 못했다. 일본이나 중국지도자는 일과 후 각계의 전문가나 학자들을 관저로 불러 국정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의견을 청취함으로써 국정수행 공부를 한다고 하니 부럽기만 하다. 우리나라도 일과 후 청와대 관저에 각계의 전문가나 학자들을 불러 의견을 듣고 격의 없는 토론을 하면서 공부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그렇다. 낮에는 국사(國事), 밤에는 국정(國政) 공부를 하며 주경야독하는 세종대왕, 정조대왕이 우리나라 지도자들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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