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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巫女)에 미혹된 대통령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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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巫女)에 미혹된 대통령의 책임
  • 김충남
  • 승인 2016.11.1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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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의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 <5>돈, 색, 술, 혈기

명심보감 성심편에 ‘술과 색과 재물과 혈기, 네 가지가 둘러쌓은 담장 안에 수많은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이 그 집안에 있다(酒色財氣 四堵墻 多少 賢愚, 在內廂). 만약 세상 사람으로서 이 네 가지에서 초월하여 벗어날 수 있다면 곧 신선이 되어 죽지 않는 방법이 될 것이다’(若有世人 跳得出 便是神仙 不死方)라 하였다.


다시 풀이 해 보면, 현명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 부귀빈천한 사람 할 것 없이 누구나 술, 색, 재물, 혈기의 욕망 안에 갇혀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만약 누구든지 이 네 가지 욕망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다면 그는 신선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영혼을 구속하는 이 네 가지 욕망을 벗어던지고 신선처럼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영혼의 삶을 살라는 뜻이다.


현실의 삶에서 돈, 색, 술, 혈기 이 네 가지는 인생 행복의 필수품이 되기도 하지만 사람을 미혹시켜 불행에 빠트리게 하는 요물이 되기도 한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기 등 각종 범죄의 형태는 각각 다르지만 모두 돈에 귀착된다.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는 지도층 인사들의 비리, 권력남용 등 범죄행위를 들여다봐도 그 속에 돈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모두 돈에 미혹되어 자신의 영혼을 팔았기 때문이다.


왕조시대에 많은 왕들이 양귀비나 장희빈 등과 같은 경국지색(傾國之色)에 미혹되어 자신과 나라를 잃고 또한 오늘날에도 많은 지도층인사들이 부적절한 색에 미혹되어 하루아침에 지위와 명예를 잃는 것을 보게 된다. 색에 미혹되어 자신의 영혼을 빠뜨렸기 때문이다.


술은 색과 함께 인간을 미혹케 하는 요물이다. 술을 적당히 마시면 약주(藥酒)가 되지만 지나치게 마시면 독주(毒酒)가 되어 나를 미혹케 하여 영혼을 파괴시킨다. 술에 영혼을 빠트려 죽은 사람이 얼마나 많으면 이 세상에 술잔에 빠져 죽은 사람이 바다에 빠져 죽은 사람보다 많다고 하지 않는가.


혈기(血氣)란 격동하기 쉽거나 왕성한 의기(義氣)를 뜻한다. 격동하기 쉽고 왕성한 의기에는 욕망과 분노의 의기가 있다. 분수에 넘치는 욕망의 의기, 절제하지 못하는 분노의 의기는 마치 브레이크 없는 열차와 같아 멈출 줄 모르고 자신을 파멸시키게 된다.

 


그런데 돈, 색, 술, 혈기의 네 가지가 인생 행복의 필수품이 되느냐 아니면 불행의 요물이 되느냐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요. 색이 사람을 미혹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미혹되는 것(酒不醉人 人自醉 色不迷人 人自迷)’이라 하였다. 네 가지 욕망이 사람을 미혹케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돈과 색과 술과 혈기에 미혹되어 스스로를 파멸 시키는 것이다.


지금 국정혼란 사태의 책임 역시 무녀(巫女)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무녀에게 미혹된 대통령 자신에게 있음이 아니겠는가. 이 네 가지 욕망에 미혹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돈, 색, 술, 혈기의 노예가 되지 말고 주인이 되어야 한다. 부귀한 자나 빈천한 자 모두 인생파멸의 원인은 대개 돈, 색, 술, 혈기의 노예가 되어 그것들에게 부림을 당했기 때문이다.


네 가지 욕망에 미혹되지 않는 지혜를 권한다.


부당한 돈은 모두가 나를 옭아매는 쥐덫이다. 아예 거들떠보지도 말아야 한다.
부적절한 색(色)은 파멸의 함정이다. 내 남자, 내 여자 외에는 이성(異姓)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
술이 자신의 망주(亡酒)가 된다. 절주(節酒)가 답이다.
분수에 지나친 욕망, 책임지지 못할 분노, 모두가 재앙의 씨앗이다. 삼가고 참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다. 만사에 정도(正道)와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답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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