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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혼란 초래한 사도(邪道)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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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혼란 초래한 사도(邪道)의 길
  • 김충남
  • 승인 2016.11.07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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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의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 <4>정도(正道)

나라가 경천동지(驚天動地) 할 사태에 빠졌다. 국정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상태이고, 국민은 ‘멘붕’이다. 국정을 공조직이 아닌 비선조직(秘線組織)에 의존한 국가 지도자의 잘못된 국정 수행능력에서 비롯된 사태다.


조직의 지도자가 정도(正道)인 공조직 외에 필요악(必要惡)으로서 비선조직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지도자가 사조직인 비선조직을 공조직 위에 두고 편애를 한다든가 힘을 실어 주게 되면 비선실세(秘線實勢)가 된다.


힘을 입은 비선실세는 호가호위(狐假虎威)하며 조직의 질서와 화합을 무너뜨리며 사욕을 채운다. 결국 비선실세는 조직에서 공공의 적이 되어 지도자와 함께 비참한 최후를 맞고 조직은 붕괴되고 만다.


중국 후한 말기 영제(靈帝)때 비선실세였던 열 명의 환관, 십상시(十常侍)가 있었다. 이들은 어린 황제인 영제를 주색에 빠지게 하고 통치능력을 상실케 한 다음 국정을 농단했다. 결국 폭정에 견디다 못한 백성들이 도처에서 반란을 일으켰고 동탁 등에 의해 십상시는 죽음을 당했다.


그 후 한 왕조는 쇠퇴하여 조조의 위나라, 손권의 오나라, 유비의 촉한, 이렇게 세 나라로 분열되어 각축을 벌이는 삼국시대를 맞이했다. 후한은 결국 비선실세라 할 수 있는 열 명의 환관들에 의해 무너지게 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군주를 파멸시키고 나라를 망하게 한 비선실세로는 십상시(十常侍)나 진 왕조를 망하게 한 조고와 같은 환관세력, 그리고 하 왕조 말기의 말희, 은 왕조 말기의 달기, 당 현종의 양귀비, 조선시대의 장녹수나 장희빈 등과 같은 경국지색(傾國之色)이 있었다.


또한 나라를 망하게 한 비선실세로서 사악한 종교인도 있었다. 고려 말 공민왕 때의 요승 신돈, 제정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를 몰락하게 한 라스푸틴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대통령의 아들이나 형, 아우 등과 같은 친인척 그리고 정치적 사조직 등이 비선실세로서 나라를 혼란스럽게 한 사태를 염증 날 정도로 경험했다. 그런데 이제 또 다시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태를 경험하게 되니 그 참담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모두 우매한 지도자가 사악한 무리들에 현혹되어 정도의 정치를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낙담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아픈 만큼 성숙한 내일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군군 신신(君君 臣臣)하여야 한다.


임금은 임금의 도리를 다하고 신하는 신하의 직분을 다해야 한다. ‘군이불능진군도 신이불능수신직 불가여공치천하국가야(君而不能盡君道 臣而不能修臣職 不可與共治天下國家也).’ 만약 ‘임금이 임금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신하가 신하의 직분을 다하지 못하면 임금과 신하가 더 불어 함께 천하와 국가를 다스리지 못 할 것’이라 했다. 오늘 우리는 국가지도자가 지도자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신하가 신하로서의 직분을 다하지 못했기에 국정의 혼란과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이 아니겠는가.


‘순리’(順利)를 거역하지 말아야 한다.


‘순천자 존 역천자 망(順天者 存 逆天者 亡)’이라 했다. ‘하늘의 이치를 따르는 자는 살고 하늘의 이치를 거역하는 자는 죽는다’는 교훈이다. 하늘의 이치는 순리(順理)다. 순리에 어긋난 만사(萬事)는 탈()을 유발하고 정도에 어긋난 사람은 재앙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태조 이성계가 정실부인의 소생을 후계자로 책정하는 순리를 무시하고 계비의 소생을 후계자로 택하려 했기에 그 피비린내는 왕자의 난이 일어났다. 이번 사태 역시 국가지도자의 비선조직에 의존한 국정운영, 불통의 정치, 역천적(逆天的) 통치능력이 국정혼란의 탈과 지도자의 재앙을 불러온 것이다.


그렇다. 누구나 걸어가는 길은 정도(正道)이어야 한다. 사도(邪道)는 파멸의 길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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