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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 알고 산 할머니 치료 위한 한 의사의 ‘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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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 알고 산 할머니 치료 위한 한 의사의 ‘집념’
  • 최태영 기자
  • 승인 2016.08.25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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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병원 김광균 교수, 세계적으로 드문 선천성 무릎탈구 수술 성공
1주일간 밤새워 세계 논문 뒤지고 수술 적용사례 연구해 할머니 치료
전순자 할머니, 병원 고객센테에 “평생 안고 산 고통 나았다”며 감



“불가능한 수술라고 해서 치료를 포기하고 살아왔는데, 이렇게 걸을 수 있도록 해줘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죠”


건양대병원(원장 최원준) 고객만족센터로 도착한 한 장의 엽서에 담긴 사연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 편지에는 한 할머니가 평생 지니고 살지도 모를 아픔을 끝까지 외면하지 않고 연구논문까지 뒤져가며 수술 사례를 찾아내 치료에 성공한 병원 한 의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사연의 주인공은 충남 부여에 사는 전순자 할머니(72). 전 할머니는 선천적으로 무릎뼈가 정상위치를 벗어나 옆으로 완전히 탈구된 상태였다.


진단명은 ‘선천성 슬개골(무릎뼈) 탈구’. 이 질환을 인공관절 수술로 치료한 사례가 매우 드물어 세계적으로 희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할머니는 젊어서도 여러 병원을 다녔으나 고칠 수 없는 병이라는 얘기만 듣고 치료를 포기한 채 한 평생을 살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관절이 불안정해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변화가 심하게 진행됐고, 이로 인해 극심한 통증과 거동장애까지 일어났다. 수도권 대형병원을 찾아 치료방법을 찾아봤지만 역시 수술이 어렵다는 대답 뿐이었다.


전 할머니는 치료를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 7월 건양대병원을 찾았다.


담당 주치의인 정형외과 김광균 교수(43)는 할머니의 검사 결과를 본 후 깊은 고민에 빠졌다. 선천성 질환은 물론 고령에 퇴행성 변화까지 심하게 온 상태여서 무리하게 수술을 감행하다가 자칫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김 교수는 할머니의 치료방법을 찾기 위해 선천성 슬개골 탈구에 관한 논문을 뒤지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선천성 슬개골 탈구는 세계적으로도 드물어 관련 논문도 극히 드문데다 수술 성공사례도 찾기 어려웠다”며 “몇 가지 관련 보고서를 찾긴 했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여러 논문에서 습득한 내용과 환자의 상태를 고려한 수술법을 찾기 시작했다.


퇴행성 변화가 나타난 관절을 절제해 인공관절로 대체하고 탈구된 무릎뼈를 제자리에 위치하는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김 교수가 지난 17일 진행한 수술은 다행히도 성공적이었다.


전 할머니는 “가는 병원마다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해 갈수록 심해지는 고통에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갔는데, 환자를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의사에게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수많은 환자를 만나면서 의사는 환자들이 느끼는 고통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는데, 이번에도 그런 노력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교수는 지난 2013년 엉덩이뼈 골절상을 당한 100세 할머니에게 인공고관절치환술을 성공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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