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내 '작은 도서관', 사람이 모이니 재능도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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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내 '작은 도서관', 사람이 모이니 재능도 모인다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6.08.10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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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고운뜰파크 작은 도서관 이기춘(61) 관장 외 주민 6인



사람이 모이니 재능이 모이고, 재능이 모이니 아파트 내 ‘작은 도서관’이 더 풍성해졌다. 세종시 고운동 고운뜰파크 8단지 내에 마련된 이곳은 지난달부터 정상 대출 업무를 포함해 본격적인 도서관 운영을 시작했다.

 

완공은 지난해 11월 마무리됐지만, 도서관은 이후 8개월여가 지나서야 제대로 활성화 된 셈. 주민들의 기억에서 사라질뻔한 이 곳이 활기를 띠게 된 이유는 자발적인 참여 의사를 보인 자원봉사자들과 주민들의 재능기부 덕분이다.

 

지난 두 달여간 개관 준비로 바빴던 이기춘 관장을 비롯해 송서화 마을활동가, 휴직 중인 국립세종도서관 이지현 사서, 손현옥 통장 등을 지난 9일 만나 그 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운뜰파크 작은 도서관, 지역과 주민의 힘으로 문 열다



이 도서관은 지난 해 LH로부터 700만 원, 아파트 관리업체로부터 300만 원을 기부 받아 책을 마련하고 도서관을 꾸몄다. 무엇보다 현재 보유중인 3000여 권이 넘는 책들 중 절반 이상은 입주민들의 자발적인 기증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이기춘 관장은 “정상 운영이 시작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자원봉사만으로 운영되는 작은 도서관 특성 상 상시 근로자를 찾기 어려웠을 뿐더러 대체 인력도 부족했기 때문.

 

특히 이 단지 주민들은 지난 7월 본격 개관에 앞서 두 달 여간 자정이 다 되도록 대출 시스템을 정비하고, 라벨 작업을 마무리했다. “남편과 자녀를 동원해 스티커 작업을 하고, 어린 아이를 둔 엄마는 아이를 업고 작업을 돕기도 했다”는 게 이 관장의 설명.

 

현재 이 도서관은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고 있으며 토요일은 첫째, 셋째 주에 격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되고 있다.

 

이 관장은 “완공 초기부터 현재까지 단지 주민들이 운영에 도움을 보태고는 있지만 여전히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지 주민들이 작은 도서관의 취지를 알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민들의 ‘재능기부’… 마을 공동체 형성 역할도

 

손현옥 통장에 따르면, 작은 도서관 사업은 세종시 이주 전 대전에서 마을활동가로 활동 했던 송서화씨와 휴직 중인 국립세종도서관 이지현 사서가 이 곳 입주민이 된 뒤 활기를 찾았다.

 

체계적인 도서관 시스템을 도입하고, 제대로 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마련하면서 도서관은 마을 공동체 형성이라는 역할까지 하게 된 것.

 

특히 송씨는 ‘수요놀이’를 통해 매 주 1회 아이들에게 산가지, 제기차기, 공기놀이 등 전통놀이 체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또 매 주 목요일에는 이곳 주민 2명이 구연동화와 우쿨렐레를 통한 재능기부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관장은 “지난 해 방축천 분수쇼를 보려 구름같이 모인 사람들을 보고 문화 갈증의 절박함에 대해 느꼈다”며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해 볼거리와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오는 2019년 12월 완공을 앞둔 시립도서관 등 공공도서관과는 다른 작은 도서관만의 역할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고운동 시립도서관 건립 후 발생할 작은 도서관의 공동화 현상에 앞서 공동육아와 마을교육 등 공동체 형성의 장으로써의 역할 변화를 고민하고 있는 것.

 

이지현씨는 “작은 도서관을 경험해보니 이 공간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아이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친구를 만나고 이웃 어른을 만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이주해 온 어른들이 모여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단지 규모에 비해 협소한 도서관, 추가 공간 마련 ‘고민’



세종시에는 총 21곳의 작은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작은 도서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한다면, 신도시 아파트 내 도서관들의 크기는 상당히 협소한 수준이다.

 

이 곳 역시 1000세대에 가까운 단지 규모에 비해 작은 규모로 고민이 많다. 체험 프로그램 진행 시 임시적으로 입주자 대표회의 회의실을 공동으로 쓰고 있는 실정.

 

이 관장은 “자전거 보관소 등 아파트 내에 실효성 없는 공간을 활용해 주민자치공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이 단지의 자전거 보관소는 LH 측에서 주민 복지시설의 일환으로 설치했다. 현재 총 5군데가 마련돼있고, 3층 타워형태로 지어진 곳도 있지만 실제적으론 수요가 적은 실정이다.

 

이 관장은 “현재 자전거 보관소 5곳 중 4군데는 거의 비어있는 상태”라며 “이러한 공간을 용도 변경해 모든 단지에 개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려 해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답변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에 따르면 무엇보다 이를 변경하기 위한 비용 부담이 가장 큰 걸림돌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와 LH에서도 이미 지어진 공간을 개보수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는 설명이다.

 

“지역 문화발전, 작은 도서관 등 주민 공동체로부터 시작돼야”



작은 도서관 운영은 생각보다 많은 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자발적인 주민 참여와 입주자 대표회의 협조가 없다면 이를 활성화 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관장은 “도서관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입주자 대표회와도 원활한 소통과 조율을 해나가고 있다”며 “8단지 작은 도서관이 고운동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 인근 작은 도서관과 연계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했다.

 

올해 고운뜰파크 작은 도서관은 평생교육진흥원을 통해 ‘책놀이 지도사’ 프로그램을 마련, 오는 19일 개강을 앞두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세종시 내 도서관 활동가의 전문성을 향상시켜 학교 교육과도 연계해 활동해보겠다는 취지다.

 

끝으로 이들은 "지역 문화발전이 주민들의 커뮤니티인 작은 도서관으로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서화씨는 “조치원 등 원도심의 경우 이미 주민들 사이에서 신뢰가 쌓인 상태이기 때문에 공동체 활동이 원활한 편”이라며 “신도시의 경우 공동체 형성에 앞서 주민들끼리의 신뢰를 쌓는 것이 먼저”라고 설명했다.

 

주민들 사이에 신뢰가 쌓이고 나서야 자연스레 작은 공동체들이 생기고, 이러한 공동체들이 지역 문화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단순한 독서활동을 넘어 작은 도서관이 해 나갈 역할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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