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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부재' 적나라하게 드러난 세종시의회 더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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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부재' 적나라하게 드러난 세종시의회 더민주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6.07.13 13: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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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마루에서] 이희택 기자 | 양보 타협 포용력 기대


세종시의회 원 구성을 둘러싼 파행이 1주일째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의회 후반기 날수로 10일의 회기를 버리게 된다.


그러는 사이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 간 지리멸렬한 네 탓 공방만 있었다. 상임위 등 감투싸움으로 인해 계속 파열음을 내는 사태를 중재하고 조정할 구심점이 없어 보인다.


최연장자인 임상전 전 의장(1943년생·새누리), 그 다음 서금택(민)장승업(새) 의원도 맏형격 역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958년생 동갑내기인 이경대(새)정준이(더)김정봉(무소속) 의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더민주 서금택안찬영윤형권이태환정준이김원식 의원, 새누리 김복렬 의원 등 7명의 초선 의원들을 리드할 2선 이상(비례 포함) 중진 의원들의 존재감도 없다. 사실상 나이와 의회 경륜이 원 구성 파행 국면을 해소하는데 어떤 힘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


최연소 의장으로서 실험대에 오른 고준일 신임 의장도 의회 내 타협의 중심에 서야하나 이렇다 할 움직임과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37세로 전국 최연소 의장이라는 스펙을 쌓게 된 그 이면에 잠재돼 있는 한계 탓도 있다.


즉 표면적으론 평균 연령 54세의 시의회에서 선배 의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전국 시·도의회 의장직을 통상 최연장자가 맡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종시의 민선 1기 초대 의장과 2기 전반기 의장도 최연장자였다.


그럼에도 ‘나이’가 의장직 수행에 결격사유가 될 순 없다. 대부분의 시민들 생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되려 30대 젊은 의장이 관행을 깨고 활기찬 의회로 만들어 갈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한다.


고 의장은 2011년 4월 옛 연기군의회 보궐선거 때 당선된 뒤 세종시 출범 후 민선 1기를 거쳐 5년여 간의 짧지 않은 의정 경험을 갖췄다. 의장으로서 기본 자격을 갖췄다는 게 의회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 


하지만 고 의장의 중재자 역할을 가로막는 이유가 따로 있어 보인다. 더민주 의원으로서 당론을 버리고 의장 선거에 독자적으로 출마했고, 새누리당 의원 전원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된 태생적 한계가 그것이다. 무늬만 더민주일 뿐, 같은 당 동료 의원들을 하나로 묶을 구심점 역할을 못하는 ‘반쪽 의장’이 돼 버렸다.


그럼, 고 의장에게 원 구성 파행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고 의원을 지지해 후반기 의회 내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새누리 측의 의도(?) 때문일까. 이들에게 야합과 당리당략에 의한 이합집산이란 비판을 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사실 이번 시의회 파행의 근본 원인은 더민주의 리더십과 정치력 부재, 내부 불협화음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의원과 세종시장을 배출한데다 시의원 15명 중 9명 당선이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고도 정작 원 구성 과정에서 ‘자중지란(自中之亂)’ 했다. 


의장 선거 때 더민주에서는 고준일 의장 외 1명의 의원이 당론을 버리고 고 의원을 밀었고, 서금택 의원도 개별 출마했다. 지난 3월 임상전 전 의장은 새누리로 갈아탔고, 고 의장은 총선에서 더민주에 남아 문흥수 후보를 도왔다. 무소속 이해찬 의원의 당선을 도운 박영송·윤형권·안찬영·서금택·정준이·김원식 의원과 다른 길을 걸어 왔다.


고준일 의장이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 캐스팅보트 역할 또는 더민주 당론과 다른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은 이미 지난 총선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분열의 씨앗이 싹튼 셈이다.
 
일련의 정치력 부재와 집안 단속 실패는 결국 상식 밖의 야합과 이탈을 가져왔다. 다수당인 더민주가 새누리와 무소속 의원들에게 읍소할 수밖에 없는 모순도 발생했다.


결국 수세에 몰린 더민주는 지난 1일 원 구성 막판 새누리와 합의를 깼다. 운영위원장 선거 때 양당 합의를 파기하고 무소속 의원을 지지하면서 위치가 더욱 초라해 졌다. 지난 5일 오전 더민주를 규탄하는 새누리의 기자회견에 맞서 발표한 성명서에도 자기 반성의 목소리는 찾을 수 없었다. 


억지를 부려 의회 권력의 중심부에 서려던 나쁜 의도는 결국 8일째 세종시의회 파행을 낳고 있다. 감투싸움을 벌이는 기성 국회의 구태를 답습한 결과이기도 하다.


더민주에 두 가지를 권하고 싶다. 우선 다수당의 지위는 양적 숫자와 오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 의해 부여된다는 사실을 되짚어 봤으면 한다. 양보와 타협으로 동료 의원들의 마음을 먼저 얻고 시민들의 신뢰를 되찾으란 뜻이다. 


여기다 지난 총선부터 불거진 당내 자중지란을 하루 빨리 수습하고, 주변 인사들에 대해 보다 포용력 있는 정치력을 발휘하길 바란다. 그동안 문흥수 지지에 나섰던 일부 당원들의 반란이 어쩌면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


지역사회에서 들려오는 더민주 의원들에 대한 평가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새누리에 비해)날카로운 지적을 잘 한다'는 평가 그 이면에 '스킨십이 부족하다', '지나치게 몰아 세운다.', '유도리와 포용력이 떨어진다'와 같은 말들이 한 두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조만간 이해찬 의원의 복당 진행 과정에서 환골탈태하는 다수당과 구심점을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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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륵한 소수 2016-07-09 11:22:52
공감이 가는 기사네요 낙선한 더민주시의장후보의 오만함과 리더쉽부재 새누리의원들과 전 시의장과 조직이탈한더민주 출신의 작란에 당선된 시의장 그밥에 그나물이라 아니할수 없어요 그래도 순리를따라 낙선한 더민주 시의원에게 지지를해준 소수 의원들은 갸륵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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