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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기계의 공존 모색
  • 최태영
  • 승인 2016.03.14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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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세계 최정상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지난 9일과 10일 연이틀 구글의 바둑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에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바둑계는 물론 과학계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인간과 기계의 ‘세기적 대결’에 관심을 모으며 인간의 우세를 점쳤던 세계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대국장에 모인 국·내외 기자 300여명과 참관인들도 알파고의 승리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15일까지 세 차례의 대국을 더 갖지만, 이제 최종 승자가 누구일지는 별 의미가 없어졌다. 인간이 만든 컴퓨터 프로그램이 인류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무너뜨린 역사적 순간 이어서 만은 아니다. 알파고의 학습이나 훈련 능력에 비춰 무적의 바둑 고수로 업그레이드 될 게 불 보듯 하기 때문이다.


앞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번 대결에서 관심의 초점은 인공지능이 경우의 수가 무한하고, 인간의 직관과 통찰력이 빛을 바라는 바둑에서조차 인간을 이길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었다. 당초 바둑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추상적 사명은 이 9단이 앞설 것으로 점쳤다. 반면 과학계 일각에서는 알파고의 학습능력이 매번 진화한다는 점을 들어 후반 대국으로 갈수록 알파고가 우세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세돌 9단도 말했듯이 실제로 첫 대국 때 중반까지는 이 9단이 앞섰다. 그런데 알파고는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설마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대국 중간에 이 9단은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다소 긴장한 표정의 변화도 보였다. 반대로 알파고는 프로그램이어서 전혀 그런 기색을 느낄 수 없었다. 대국장에서 공개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알파고가 감정이 있는 인간이 아니어서 이날 경기를 승리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사실 첫 대국에서 이 9단이 완승하거나 우세승을 거둔다 해도 기뻐할 일은 아니었다.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다는 바둑의 경우의 수를 익혀 온 알파고의 진화속도를 감안하면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기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알파고의 경우 심층신경망이라는 학습을 했다. 바둑의 경우의 수가 250의 150승이라고 한다. 우주 전체의 원자 수가 대략 10의 78승에서 82승 사이(평균 10의 80승)라고 하는데,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다. 알파고는 이 경우의 수를 줄여나간 셈이다.


어디에 돌을 둬야 하는지 판단하는데, 이걸 정책망이라고 부른다. 또 동시에 이수를 둔 이후에 어떤 양상이 나타날지 나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파악한다. 이걸 가치망이라 부른다. 쉽게 생각하면 바둑기사가 판세를 보고 위치를 정하고 다음 양상을 생각하는 것과 똑같다는 의미다. 이렇게 본다면 결국 적어도 바둑에 있어서 알파고는 사고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알파고의 경우 초기 단계지만 인간의 정서까지 파악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하니 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이번 대결, 바둑을 넘어 인공지능과 인간의 생존게임 차원에서 봐라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월 20일부터 나흘간 열린 2016 다보스포럼의 인공지능에 대한 토론 자리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로 5년 뒤 일자리 510만개가 없어진다는 예상을 내놓은 바 있다. 과학계는 오는 2045년쯤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능가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고도의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계가 침범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겨 온 성역이 하나하나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MIT의 앤드루 매카피 교수는 앞으로 이 인공지능의 진화로 인해 기술을 가진 소수가 자본과 세상을 지배하는 ‘수퍼스타 경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나아가 이 인공지능이 인간의 나쁜 감정까지 넘겨받는다면 일자리 감소 정도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해가 되는 나쁜 발명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개발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그 가능성은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의 조화와 공존의 바탕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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