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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현직 총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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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현직 총리 이야기
  • 최태영
  • 승인 2016.03.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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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107, 74, 33. 맨 처음 숫자는 총 집무 일수고, 뒤 이은 숫자는 각각 서울과 세종에서 근무한 날수다. 작년 취임 이후 올 들어 1월 말 기준 수치로 본 황교안 국무총리 얘기다. 현 총리는 작년 6월 18일 공식 취임한 후 같은 해 8월 4일 세종시를 첫 공식 방문했다. 취임한지 48일 만이다.


올 들어 1월 말까지 총 107일의 집무일 중 약 7 대 3 정도의 비율로 세종시 집무일이 매우 적다는 사실을 최근 세종시 한 시민단체가 분석해 내놨다.


현 총리는 전입신고도 한 어엿한 세종시민이다. 작년 취임 초 명품도시를 건설하겠다고도 했다. 사실 ‘명품’이라는 말은 이제 새롭지도 않다. 세종시 건설계획 수립에 관여한 이해찬 총리 시절부터 김황식, 정홍원, 그리고 현 총리까지 세종시를 방문할 때마다 ‘명품’을 외쳤다. 세종시를 자주 비우면서도 말이다. 그때마다 지역사회, 시민사회단체 등은 대한민국 제2의 행정수도인 세종시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경고음을 자주 울렸다. ‘무관심도 관심’의 한 형태인진 몰라도 홀대받는다는 얘기들이 매번 나오는 행복도시의 슬픈 이야기는 오늘에도 엄연히 존재한다.


공교롭게도 이곳 현역 국회의원은 이해찬 전 총리다. 참여정부 시절 행복도시 건설 계획 수립에 상당부분 관여했다. 이후 세종시가 2012년 7월 특별자치시로 공식 출범한 뒤 이곳 초대 국회의원이 됐다. 그런데 요즘 부쩍 행복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아 보인다는 말들을 자주 듣는다. 


세종시는 현재 조치원 및 기타 읍면동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과 행복도시가 건설되고 있는 신도심으로 나뉜다. 인구도 두 지역이 9만명 대 13만명으로 신도심이 많다. 다만 유권자는 두 지역이 각 8만여명으로 비슷하다. 이 와중에 이해찬 의원은 신도심보다 구도심을 찾는 발길이 많다고 한다. 신도심에서 이 의원을 봤다는 얘기를 들은 지 오래다.


신도심에 정착한 시민들의 대부분은 30~40대 젊은 층이 많다. 굳이 발품을 팔아가며 홍보 활동을 하지 않아도 신도심지역은 이 의원의 지지층이 많아 괜찮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 6선 관록의 여유가 묻어난다는 얘기부터 신도심은 아예 제쳐놓고 읍면동에 거주하는 중장년 및 노년층 공략에만 열을 올린다는 얘기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나온다. 그렇다면 총선을 앞두고 신도심 유권자들 사이에서 상대적 홀대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홍보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다 이 의원은 현재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예비후보들 중 가장 늦은 지난달 말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역시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지역발전 무관심론, 건강 이상설 등까지 나돌았다.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평도 들린다.


더욱이 전략공천이든 경선을 통해서 든 이해찬 현 의원이 최종 후보로 나서면 이제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현 여당 내 일부 후보와 맞붙었을 때 ‘이해찬은 패한다’는 ‘이해찬 필패론’이다. 이런 얘기는 중앙당 차원에서도 제기됐다. 중진 의원 용퇴와 쇄신 요구라는 이유에서다. 심지어 2차 컷오프 대상에 포함됐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4년여 사이 ‘거물 필승론’에서 급변한 현실이다. 상황이 예전같지 않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이유다.


한 가지 더. 세종시 건설의 공신으로 평가받으며 총리를 지낸 이해찬 의원은 이제 7선을 바라본다. 지지층 내에서 조차 적잖은 나이를 감안할 때 이제 후배 양성을 할 때도 되지 않았냐는 용퇴론 역시 이런 필패론에 무게를 싣는 배경이 된다.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뒤섞인 용광로 같은 지역, 전직 총리가 국회의원을 하는 지역이지만 개발 인프라 등에서 지역 내 불균형이 극심한 곳 또한 세종시다. 이곳은 이제 신도심이든 구도심이든 거의 동일한 주민들의 표심에 매달려 있다. 세종시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이는 현 총리나 선거에 닥쳐야 불균형의 존재를 알아채는 전직 총리인 이해찬 의원 모두 신기한 개안(開眼)이 있는지는 몰라도, 세종시는 이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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