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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을 상권, 산증인에게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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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을 상권, 산증인에게 듣다
  • 한지혜
  • 승인 2016.03.07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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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성시’로 번호표 뽑던 가게

현재 이사·상호 변경이 ‘태반’


2013년, 첫마을 상가 내 음식점을 개업한 A씨. 개업 3주년을 앞두고 있는 그는 첫마을 상권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하루하루 무서우리만치 큰 변화가 있었다. 허허벌판에 저녁 8시만 돼도 깜깜했던 이곳이 세종시 최고 번화가인 적도 있었다. 당시 첫마을 상가에 처음 들어온 가게였기 때문에 청사 공무원과 주민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7월에 오픈했는데, 밤낮없이 줄을설 정도여서 번호표를 발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옛말이 됐다. 아름동, 종촌동, 도담동 등 다른 상권들도 급속도로 성장했다.


“초반에 자리를 잡은 몇 곳을 제외하고는 상가를 내놓고 떠난 이들도 많다. 상호가 바뀐 곳도 태반이고, 상가를 내놓고 아예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 가게들도 있다. 수익이 안나니 비싼 임대료를 지불할 방도는 없고,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보고 나갈 수밖에 없는 게 자영업자들의 현실이다.”


실제로 한솔동에는 임대 현수막이 붙은 가게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주인이 떠난 상가는 몇 가지 집기들만 남아 있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회식이나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80명, 100명까지 단체손님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 문을 연 곳이 생기면 한번 가보고, 맛있는 곳은 단골이 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새로운 상권에 개업한 집이 넘치다보니 첫마을 쪽으로 오는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아무래도 청사와 가까운 곳들이 자연스럽게 각광을 받게 된 듯하다.”


그래도 이곳은 살아남은 가게 중 하나다.연간 매출로 따지면 수익이 크게 떨어지진 않았다. 상가이용 인구가 분산되긴 했지만 초기보다 배후 인구규모는 늘었기 때문.


“우리는 그나마 운영이 가능할 정도지만 다른 상가들은 굉장히 어렵다. 지금 들어오는 가게들은 상호를 알리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첫마을 2단지 내 작은 식당들도 장사가 잘 됐었는데, 지금은 아파트 단지의 소규모 상권도 무너진 상태다. 빈상가들이 저렇게나 많은데, 새로 들어오는 곳이 없다. 다른 곳에 목 좋은 상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상권이 위축되면서 동네 자체에 활기가 없어지는 것도 문제다.


“현재 도담동은 저녁에도 활기가 넘친다.거리가 활성화되려면 1층에 옷가게, 핸드폰가게 등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점포들이 많아야 하고, 새로운 문화가 생겨야 한다. 현재는 상호작용할 점포도 없고, 기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종촌동에 새로 음식점을 연 B씨는 상인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B씨는 “오픈을 준비하면서 주변 가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생존이 걸린 문제다 보니 내 손님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들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특화상권을 만들어나가고,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힘은 연대의식에서 출발한다. 서로 상부상조하고, 서비스를 연계해 나가면서 종촌동, 도담동, 아름동, 고운동만의 특화상권을 만들어 가는 상인들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침체 속에서도 상인들이 거는 작은 기대가 있다. 내년 상반기, 새롬동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기 때문.


A씨는 “아무래도 배후 인구가 늘어나면 상권도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3년만큼은 아니지만, 거리에 활력이 생기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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