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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그 시절, 쌍문동 아이들의 책장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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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그 시절, 쌍문동 아이들의 책장에는…
  • 한지혜
  • 승인 2016.01.1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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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베스트셀러


골목마다 쌓인 연탄재와 동네 어귀의 골목슈퍼.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과 이후 세대 모두에게 사랑받은 tvn 응답하라 세 번째 시리즈 ‘응답하라 1988’이 시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스마트폰도 컴퓨터도 없던 시대, 쌍문동 아이들은 한 데 모여 그 시대 놀이 문화를 즐겼다. 주윤발, 장국영 주연의 홍콩영화와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그리고 당시의 ‘베스트셀러’. 추운 겨울, 쌍문동 친구들이 이불을 덮고 펼쳤던 1988년 추억의 책은 무엇이었을까?


극 중 서울대 수학교육과에 재학 중인 덕선의 언니, ‘성보라’는 민주화를 열망한 시대, 소위 말하는 ‘운동권’ 학생이었다. 제1화, 보라의 손에 들린 책은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 소설은 난쟁이가족이 강제 철거를 당하고, 자식들이 노동자가 돼가는 과정을 통해 1970년대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담은 연작 단편이다. 억압당하는 산업화 소외계층을 주인공으로 삼아 ‘생산’과 ‘분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라는 대립적 인식에 기반, 사회적 모순을 극명하게 드러내면서 당시 지식인들은 물론 청년들의 필독서로 꼽혔다.


아스라한 낭만이 있던 1980년대는 시의 시대이기도 했다.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당신』,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 등 수많은 시집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제15회, 극 중 정봉과 만옥이 종로 커피숍에서 만나 데이트 하는 장면. 만옥의 자리에는 시집이 놓여있고, 정봉이 준 책갈피가 끼워져 있다. 시인이자 철학자인 칼릴 지브란과 그의 사랑 메리 헤스켈의 글을 엮은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라는 시집으로 연인이자 후원자로 영혼의 교감을 나눴던 편지를 정은하씨가 시집으로 엮었다. 1988년, 출간되자마자 재주문이 쇄도하는 등 20대 여성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2년 간 20만부가 팔렸다.


청소년들이 열광했던 만화책도 빼놓을 수 없다. 극중 덕선이 읽는 순정만화 『갈채』는 1985년 출간된 백조문고판, 김영숙 작가 작품이다. 방황하던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에 극단에 발탁돼 배역을 훌륭히 소화해내지만,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명문가 도련님으로, 다시 연극학원 학생으로 혹은 떠돌이로 거듭 변신해야하는 기구한 운명을 담았다. 영광의 갈채, 마지막 갈채, 분노의 갈채 등 시리즈로 발행되기도 했다.


덕선이가 순정만화에 열광했다면, 쌍문동 남자아이들의 만화는 『드래곤볼』. 서유기를 현대화해 손오공과 부르마, 오룡, 무천도사 등이 함께 드래곤 볼을 찾는 모험 이야기는 1984년 주간 만화잡지 <소년점프>에 첫 선을 보였다. 크게 ‘소년편’, ‘피콜로 대마왕편’, ‘프리더편’, ‘인조인간 셀편’, ‘마인 부우편’으로 나뉘어 여러 단행본으로 발행됐다.


손 안의 스마트폰 하나로 음악도, 책도, 영화도 만날 수 있는 놀라운 세상. 드라마 속 그 시대 베스트셀러에 ‘응답하라 201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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