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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린 왕자’ 21세기 버전을 꼭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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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린 왕자’ 21세기 버전을 꼭 봐야 하나
  • 이충건
  • 승인 2016.05.25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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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 원작 정신 잘 살린 ‘영리한’ 시나리오



영상에 마법 불어넣은 다양한 애니 기술도 놀라워


12월 23일 국내 개봉한 <어린왕자>는 250개 언어로 번역돼 1억 45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앙트완 드 생텍쥐페리의 원작을 토대로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다. <쿵푸 팬더>(2008)>의 연출자 마크 오스본이 생텍쥐페리를 처음 만난 건 25년 전쯤이다. 아내가 선물한 책을 읽고 나서부터 영화를 구상했다. 왜?


마크 오스본은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어린왕자>의 제작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람들에게 생텍쥐페리를 다시 읽고 싶다는 감정을 불어넣고 싶었다.”


애니메이션 <어린왕자>의 모든 것은 ‘플랜 맘’(레이첼 맥아담스)이 짜놓은 인생계획표대로 살던 소녀(맥켄지 포이)와 옆집 괴짜 조종사 할아버지(제프 브리지스)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이 할아버지야말로 생텍쥐페리의 오리지널 스토리에 등장하는 비행기 조종사다. 이 둘의 만남에서 비롯된 이야기 전개 속에 생텍쥐페리의 원작이 들어가 있는 모양새.


마크 오스본은 <어린왕자>를 어떻게 만들어야할지 고민을 거듭했다. 감히 생텍쥐페리의 위대한 원작에 누를 끼칠까봐서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그쳤다. 그는 생텍쥐페리의 원작을 자기 방식대로 다시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아주 영리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이웃집 괴짜 조종사 할아버지가 어린 소녀에게 들려주는 다른 시대의 이야기가 마법 같은 모험 이야기의 시작이다. 모든 사람이 <어린왕자>를 읽게 하겠다는 마크 오스본의 목적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젊은 시절 사막에서 우연히 만났던 어린왕자를 그리워하는 괴짜 조종사와 그의 이야기 속 어린왕자를 직접 찾아나서는 소녀의 감동적인 여정은 그렇게 시작된다.


다양한 애니메이션 기술의 총집합이란 점에서도 <어린왕자>의 새 버전은 주목받을만하다.


스톱모션, CG애니메이션, 전통적인 만화, 파피에 데쿠페(papiers dcoups, 자른 종이) 등. 이것들은 마법적인 모험에 수많은 시각효과를 덧칠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이를 통해 나타나는 각각의 우주는 한 편의 시(詩)가 되어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것은 한없는 자유의 느낌을 준다. 꼬맹이시절 밀가루반죽을 오물조물하며 무엇이든 만들어내곤 했던 그런 기분이랄까.


영화는 마크 오스본이 걱정했던 것처럼 생텍쥐페리를 결코 배신하지 않았다. 그가 얼마나 원작에 충실하
려 했는지 한 장면 한 장면을 느끼면서 감상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는 무엇보다 사랑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다. 그래서 이 애니메이션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봐야 마땅한 영화다. 여섯 살배기와 어른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이 다르듯.


이는 생텍쥐페리가 <어린왕자>를 ‘어린아이였던 옛날의 레옹 베르트에게 헌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마크오스본이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21세기 새로운 버전으로 만들었다는 찬사를 받을만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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