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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모델 '세종시 로컬푸드' 지역 상인은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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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모델 '세종시 로컬푸드' 지역 상인은 외면?
  • 한지혜
  • 승인 2015.11.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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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동 로컬푸드 매장 주변 중


세종시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 사업이 지역 상권과 상생에 대한 고민없이 시작돼 상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세종시 로컬푸드 직매장 1호점은 지난 9월 문을 열었다. 하루 평균 1000여 명이 이용하고 주말 매출은 하루 2000만 원을 넘는다. 시는 내년 아름동 복합센터에 2호점을 추가 개설할 계획이다.

 

로컬푸드의 취지는 건전하다. 시는 세종시 농민에게 판로를 제공하고, 시민들은 지역 내에서 수확된 싱싱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농민들은 생산자로서 진열, 가격책정, 포장, 수거까지 모든 운영에 참여, 자신의 이름을 걸고 농산물을 책임진다.

 

로컬푸드 사업은 지역 농민과 상생에는 성공적이다. 농산물 판로 확보가 어려웠던 소농, 고령농가에 ‘가뭄에 단비’같은 사업이 됐다.

     

그러나 주변 상인들의 얘기는 달랐다. 평일 오후 도담동 주변 상권은 조용했다. 북적이는 로컬푸드 매장과는 상황이 달랐다.


도담동 상인 A씨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시에서 운영하긴 하지만 상업시설에 가깝다. 공공부지에 이런 시설이 들어오는 줄 알았다면 여기에 가게를 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개발 부지를 확인하고 들어왔는데 뜬금없이 ‘낭패’를 봤다는 것.

 

A씨는 특히 로컬푸드 개점 과정에서 주변 상인들과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비판했다. 그는 “개점 전까지 주변 상권과 어떤 협의도 없었다. 지금 이쪽 상권은 다 죽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힘든 상황이 겹쳐 인근 마트가 한 곳 폐업했고, 옆집 주인도 가게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름동에 2호점이 생긴다는 데, 거기도 이런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이다. 임대료 내기도 벅차 로컬푸드처럼 광고나 홍보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주변 상인들의 볼멘소리에 아랑곳없이 로컬푸드 직매장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이곳을 방문한다는 B씨(여40대)는 “채소는 싱싱해서 좋지만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어제 대형마트에서 큰 사과 1개가 1000원 하는 걸 봤는데 여기는 7개 7500원”이라며 들고 있던 사과를 다시 내려놨다.

 

다른 손님 C씨(여30대)는 “출하일을 알 수 있어 좋지만 품목이 다양하지 않아서 아쉽다. 가격은 마트와 비슷하지만 더 싱싱할 것 같은 기분에 자주 온다”고 했다.

 

소비자들은 농축산물, 가공품(건제품, 떡, 한과 등)을 함께 구매할 수 있어 편하지만, 가격 면에서는 대형마트와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실제 대형마트 품목과 비교한 결과, 채소와 곡물은 대부분 더 저렴했고, 사과나 애호박, 배추, 고추(아삭이) 등 몇 가지 품목들은 50원~500원 정도 더 비쌌다.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가격과 품질에 대한 불만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상황.

 

세종시 로컬푸드 관계자는 “가격은 농민들이 정하고, 다만 채소 품목은 권장가격이 있다. 현재 56개 항목 잔류농약검사를 거치고 있고, 정부가 추진하는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에 적합하도록 안정성을 관리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지역 농가 6400곳 중 1년 소득이 1000만 원이 채 안되는 소농, 고령농이 많다. 로컬푸드 사업의 공익적인 목적에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주변 상권과 상생문제에 대해서는 “주변 상인와 마찰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원하는 품목을 직매장 가격으로 제공하면서 해결됐다”며 “앞으로 아름동 2호점 설립을 비롯해 주변 상권과의 소통에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종시는 27일까지 도담점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로컬푸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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