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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건설, 행복청 우월적 지위남용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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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건설, 행복청 우월적 지위남용이 문제”
  • 김재중
  • 승인 2015.09.0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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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안찬영 세종시의회 의원(공공시설물 인수특위 위원장)

 

공공시설물 곳곳 ‘하자발생’ 市 인수 신중해야

1생활권 준공지연에 따른 민원, 곧 해결될 것

기관갈등, 소통 아닌 구조 문제 ‘법 개정 시급’

 

세종시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미 건설된 도시규모 때문에 한 번 놀라고, 앞으로 건설될 시설이 더 많다는 점에 두 번 놀라고 있다. 정부세종청사와 각종 공원시설, 동네마다 건설된 복합커뮤니티센터 등 공공시설물들이 세종시 골격역할을 하고, 그 사이사이 빼곡히 아파트들이 들어서 신도시외형을 제법 갖춘 상태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의 골격역할을 하는 공공시설물을 둘러싸고 건설 책임기관인 행복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시설물 인수기관인 세종시 사이에 미묘한 감정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기관 간 다툼은 새 아파트 입주자와 건설사 사이에 벌어지는 익숙한(?) 갈등양상을 연상시킨다. ‘조금 더 크고 복잡한 갈등’이라는 점만 다를 뿐이다.

갈등의 틈바구니에 세종시의회가 뛰어들었다. ‘공공시설물 인수점검 특별위원회(이하 인수특위)’를 구성하면서부터다. 인수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찬영 세종시의원을 만나 갈등의 이유와 해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편집자>


 

- 먼저 인수특위 구성 이유와 그 동안의 활동 상황을 소개해 달라.


“지난 6월 구성해 3차 회의까지 진행됐다. 처음엔 특별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아니다. 세종시가 2030년까지 인수받아야 할 공공시설물이 108개에 이른다. 시가 인수받아야 할 시설물이 워낙 많고 인수과정에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정치적 조율 등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봤다.”

 

지금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호수공원과 종촌동 복합커뮤니티센터 시설물을 점검했고, 1생활권 준공에 앞서 도로와 공원시설 등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

 

호수공원은 세종시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명소가 돼 가고 있다. 특별히 보완해야 할 점을 발견했나.


“호수 상류지역인 레이크파크 아파트 인근에서 물이 고이는 현상이 발견됐다. 수질악화는 물론이고 모기 등 해충이 서식할 가능성도 있어 물을 순환시킬 방법을 요구했다. 나무 그늘이 부족하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문제다. 식재된 나무가 버티지 못하고 고사된 경우도 대거 발견했다. 조경에 대한 AS기간은 2년이다. 기간 내에 미비점을 보완하지 못하면 추후 유지보수 비용을 시가 부담해야 한다. 당연히 개선을 요구했다. 수질개선을 위해 사용되는 염화알루미늄의 유해성 논란도 불거졌는데, 전문가들과 상의해 본 결과 현재 사용량 정도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조언을 들었다.”

 

공공시설물을 점검하려면, 토목이나 건축, 조경 등 다양한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나. 시의원들이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도 단기간에 전문성을 갖추기는 어려울 것이고,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해 보이는데.


“전문성이 부족하다보니 매우 상식적인 눈으로 시설물을 관찰한다. 이해가 안 가거나 미심쩍은 부분이 있을 때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한다. 사실 이 대목에서도 제약은 따른다. 학계의 전문가들이 행복청과 LH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조언은 잘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시민의 눈으로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 노력으로 종촌동 복컴의 지하체육관 시설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종촌동 지하체육관 시설의 ‘중대한 하자’란 무엇인가.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


“바닥에 흥건하게 물이 고일 정도로 습기가 차고 있다. (이 대목에서 안 의원은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환풍기를 돌리고 냉·난방기를 가동하면 조금 나아지긴 하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조사를 해보니 이 지역은 암반지대로 지하수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지하실 외벽 주변에 지하수가 흐르다보니 결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차수벽을 치고 내·외벽 방수를 철저히 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에너지 절감을 위해 건축비가 비싼 패시브 공법을 사용하고서,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막대한 전기를 사용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지을 수도 없고,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현재로선 습기 제거를 위해 냉·난방기를 돌리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행복청에서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추후에 시가 건물을 인수하면 추가 보강시설을 설치하든 냉·난방기를 계속 돌리든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이 부분은 행복청이 부담하는 게 정당하다고 본다.”

 

세종시 신도시지역 공공시설물은 행복청과 LH가 건립하고, 시가 나중에 인수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관의 입장이 투영되고 서로 소통을 하지 못하다 보니, 여러 난맥상이 발생하는 것 아닌가.


“소통의 부재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소통이라는 것은 평등한 관계에서 이뤄지지만, 세종시 행정체계는 그렇지 못하다. 행복청이 우월적 지위를 갖고 ‘우리가 만들었으니 가져가라’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문제다.”

 

구조의 문제이든, 소통의 부재 때문이든 그 피해를 시민들이 떠안아서야 되겠는가. 공공시설을 지어놓고 사용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진다면, 시민들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나.


“한솔중학교 수영장, 아름동 스포츠센터에서 그런 문제가 발생했다. 수영장을 만들었지만, 2년 동안 사용하지 못했다. 문제가 발견됐으면 해결하면 되는데 그냥 버티니까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주민불편이 가중되면 비난이 시로 쏟아지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떠안아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시가 다시 투자를 해야 하니 결국 부담은 시민이 지게 되는 것이다.”

 

공공시설물 인수가 걸림돌로 작용해 ‘1생활권 준공’이란 행정절차가 지연되면서 민간재산권에 제약을 받는 기간이 길어진다는 민원도 빗발치고 있다. 


“집행부 실무자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다. 공공시설물 인수와 생활권 준공을 분리해 처리할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어찌됐든 공공시설물 점검을 신속하게 끝마칠 예정이다. 이달 말까지 완료할 생각이다. 곧이어 ‘생활권 준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구조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뭔가 근본적 처방이 필요한 것 아닌가.


“공공시설물 설계단계에서부터 시 공무원이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런 제안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근본적으로 행복도시 건설추진위원회에 세종시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국토부장관이 위원장이고 기재부나 산자부 등 9개 관계부처 차관, 행복청장이 참여하는 위원회에 세종시장이 배제돼 있다. 세종시 건설을 책임지는 최고 위상의 위원회에 실질적 당사자인 세종시장이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갈등의 당사자인 행복청, LH, 세종시가 각 기관의 입장에만 매몰되다보니 중재자의 역할이 절실하다. 시의회 등 정치권이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데.


“같은 사안을 두고 세종시는 합당한 요구를 한다고 보지만, 행복청이나 LH는 시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기관 간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적절한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시의회가 공공시설 점검뿐만 아니라 큰 틀에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잘 잡아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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