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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사랑방 운영 ‘뜨개질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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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사랑방 운영 ‘뜨개질 선생님’
  • 박숙연
  • 승인 2013.06.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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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을 사람들

5단지 경로당 개소식서 제자들과 재능기부
미국서 역이민, 삶의 낙 사고후유증 회복

지난 5일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 5단지 아파트 경로당(회장 이 준) 개소식이 열렸다.

많은 자원봉사자가 팔을 걷어 부치고 음식을 준비하고 행사 이모저모를 챙겼는데 경로당 한쪽에 몇몇 사람들이 모여앉아 뜨개질을 하고 있는 광경이 특이했다. 다름 아닌 이현래 5단지 노인회 회원이 ‘엄마손뜨개’ 회원들과 함께 실과 재능을 기부해 경로당 개소식 기념 선물로 내놓을 수세미를 짜고 있었던 것.

고등학교 졸업 후 40년 동안 뜨개질 재미에 빠져 산다는 이현래씨. 그는 첫마을 514동 자택에서 주중 오전10시부터 낮12시30분까지 뜨개방의 문을 열어놓고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커튼, 발판매트, 식탁보 등 뜨개질로 탄생한 작품으로 집 안을 온통 장식해 놓고도 아직도 뜰 게 너무 많아 하루 8시간 이상 뜨개질을 한다고 한다. 또한 주문을 받아 옷을 제작해 주기도 하고 제자들도 양성해야 하니 하루하루가 바쁘고 재미있다고.

딸의 유학 뒷바라지를 위해 도미했을 때는 미국 굴지의 봉제공장에 다니며 봉제기술을 맘껏 펼치기도 했는데, 큰 교통사고 후 치료를 위해 미국생활을 접고 역이민을 온 경우다. 사고 후유증으로 몸이 많이 안 좋아지니 마음에도 병이 들었다. 집안일을 하기 힘들 정도로 손이 망가졌지만 뜨개질을 할 때만은 거짓말처럼 아프지 않았다. 의사 또한 이씨에게는 뜨개질이 가장 좋은 약 같다며 계속 할 것을 권유했다.

이렇게 다시 뜨개질을 시작하게 됐는데 소문을 듣고 주부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뜨개방을 차리게 된 것. 실 값만 받고 시작한 뜨개방에서 이씨는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며 젊은 주부들과 소통하는 재미에 푹 빠져산다. 작지만 돈도 벌수 있고 사는 낙이 있으니 건강도 회복되어 가니 1석4조인 셈이다.

뜨개질에 입문하려면 파우치와 쿠션, 블랭킷 3가지를 뜰 수 있는 패키지를 구매해야 한다. 가격은 6만5000원. 한 달 정도 배우면 뜨개질의 기본을 습득할 수 있다.

지난해 겨울 뜨개방 오픈 때부터 거의 매일 출석체크를 하고 있는 최미정씨는 세종시 주부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세종맘카페’에 게시된 광고를 보고 이현래씨와 사제지간을 맺었다.

그는 "선생님과 사이즈 디자인 등을 상의하고 도움을 받아 만든 나만의 작품을 가족과 지인에게 선물하곤 하는데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은행 병원 등에 이씨가 코바늘로 뜬 광고용 휴지곽에 넣어 둔 명함을 보고 얼마 전부터 뜨개방에 오게 됐다는 또 다른 회원은 "선생님이 개성출신 시어머니께 배운 솜씨로 만든 만두 녹두전 약식 등을 내놓아 회원들의 입까지 즐겁게 해 준다"고 했다.

▲ 자택에 뜨개방을 차려놓고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이현래씨.

엄마손뜨개
연락처 010 2436 2456
위치 514동1002호


박숙연 기자 sypark@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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