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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영어공부 덤벼라 내가 다 깨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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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영어공부 덤벼라 내가 다 깨줄께!
  • 이준석(미국 Amherst 대학교 재학)
  • 승인 2012.08.28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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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준석 형제의 공부 잘하기 비법(4)

학부모라면 누구나 ‘사교육 받지 않고도 명문대학 입학했다’는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아이에게 ‘공부를 잘 하지는 못해도 행복하게 살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그것마저도 자녀교육을 방치하는 것 같아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다. 한 달에 몇 백 만원이 들더라도 사교육이라도 받아야 위안이 되는 그런 기막힌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오로지 입시위주 경쟁교육에 대학과 중고등학교, 교사, 학부모가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 이런 숨 막히는 교육현장에서 아이들만 희생을 당하고 있다. 학생들은 주입식 강제교육으로 자기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과정을 점검하고 재조정하는 능력이 없다.
하지만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나름대로 자기스스로 계획하고 조정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대학입시든 대학과정에서든 성공하게 된다. 공부라는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부비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예습복습 잘하기, 수업시간 집중하기, 모르는 것은 바로바로 물어 이해하기,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하기 등등의 방법을 모르는 학생들은 없다. 그런데 왜 잘 안 되는 걸까?
<세종포스트>는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스스로 공부요령을 찾아가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준우·준석 형제의 ‘공부 잘하기’ 체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형 이준우 군은 현재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석사과정에 재학중이다. 동생 이준석 군은 국제청심고를 졸업하고 미국 Amherst 대학교에 재학중이다. 이준우·이준석 형제의 ‘공부비결’을 들으며 지금까지 공부 방법이 옳은 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의 말>

새 정부가 영어몰입 교육을 강조하고, 학생들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 해외연수를 가는 영어 대란을 보면서, 소박하지만 노력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나의 영어공부 방법을 소개한다.

내가 중학교에서 가장 힘들고 무서워한 시간은 '영어듣기'였다. 시험때 아무리 신경을 곤두세우고 들어봐도 85점 이상이 나오지를 않았다. 들릴 듯하면서 듣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영어를 이겨내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무작정 영어공부에 돌입했다.

겁없이 처음부터 'TOEFL Listening' 테이프를 구입해 끊임없이 들었다. 그 테이프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태어나서 두번째 세상을 만나는 듯 했다. 분명히 대본에는 한 문장 적혀 있었는데 듣기로는 두 세마디를 하는 듯 너무 빠르게 말하는 것이었다. 듣고 또 들어도 전혀 대본에 적혀있는 말과 맞지 않는 것 같았다. "I bought another car yesterday"를 알아듣기 위해서 테이프를 수십 번 돌리고 또 돌려야 했다. 구멍이 없는 벽을 만난 기분이었지만 그 때만큼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한번 해보자 하는 오기로 중1학년 겨울방학부터 영어와의 동침을 시작했다. 한 달 동안에 6천자의 단어가 수록된 단어장을 다 외우고 수십 페이지의 숙어들을 암기하면서 머릿속에는 영어밖에 없었다. 공부에 정신없이 빠진 적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나 스스로도 '우와!' 할 정도로 영어에 매달렸다. 그렇게 '영어 폐인'으로 겨울방학을 보내고 난 이듬해, 난 완전히 변해 있었다.

오기를 부리며 방학중 ‘영어폐인’ 생활
수준 오르자 가장 즐거운 게 영어공부

영어듣기 수업이 가장 편안한 시간이 됐고, 영어시험이 가장 쉬웠다. 그리고 학교에서 영어 원어민 선생님과 영어로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틀리는 것도 많고 표현하지 못한 말도 많았지만 영어로 말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나도 신기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는 누구든 절대 질리지 않는다. 나에게는 영어공부가 바로 그러했다.

이러한 영어공부가 나로 하여금 순수 토종학생으로 영어가 일상용어로 사용되는 청심국제고를 다닐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많은 사람이 영어공부를 어떻게 해야지 잘 할 수 있냐고 물을 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단 한마디다. '영어는 언어다'.

다른 과목처럼 단순히 외운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단어는 외워야겠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외운 것을 가지고 나름대로 표현할 줄 알아야 된다. 우리가 우리말을 표현하듯이, 영어도 표현해야 언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고, 그 언어를 잘 배웠다고 할 수 있다.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는 듣기와 읽기가 매우 중요하다. 표현하기에 앞서 무엇인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말을 배울 때 듣고 읽는 것이 가장 먼저인 까닭이 바로 이때문이지 않는가. 들릴 때까지 듣고 이해될 때까지 읽어야 한다.

들을 때는 받아쓰기를 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영어를 듣다보면 묵음이 되어 들리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받아쓰기를 한다면 이렇게 들리지 않는 부분도 감각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읽기를 하고 나서는 글을 써 보는 것이 좋다. 무엇을 읽었는지 되새겨 볼 수 있고 영어로 표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처음에 잘 못하겠으면 한글로 쓰면서 중간중간에 단어를 영어로 쓰는 것도 좋다. 일단 쓰기를 시작한다면, 처음에는 잘 못쓰더라도 나중에는 읽은 것을 생각하면서 점점 더 완전한 영어 문장을 써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듣고 읽기 반복 후 말하기 오류 수정
느려도 멈춤없이 끈기있는 실천 중요

무엇인가를 배웠다면, 이젠 밖으로 표현해야 한다. 표현 방법 중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바로 말하기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틀릴까봐 영어로 말하기를 꺼려한다. 그렇지만 틀린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일단 부딪혀 봐야 한다. 무슨 일이든 하지 않고서는 결과를 알 수 없듯이, 말하지 않으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배울 수도 없다.

아는 대로 말하다 보면 스스로 무엇이 틀렸는지를 알고, 점차 고쳐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계란으로 바위 치듯이 혼자서 영어공부를 한 나에게 가장 큰 무기는 ‘끈기’였다. 매일 단어를 외우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벽 보고 혼자 이야기하고, 들리지 않는 영어를 들으려고 끊임없이, 테이프가 끊어질 정도로 반복해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영어가 가까워진 것이다.

느리지만 끊임없이, 멈추지 않고 매일 영어와 함께 생활하면서, 물 한 방울이 계속 떨어져 단단한 돌을 뚫듯이, 그 단단하기만 하던 영어라는 벽을 깨뜨릴 수 있었다. 느리지만 꾸준히 기어가는 거북의 자세, 이 자세가 바로 영어를 가장 빠르고, 정확히 배울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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