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10년 공공임대가 청약 시장에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서민형 공공임대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임대조건과 분양전환 방식이 수요자들의 구미를 끌어당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4일 행복도시 다정동(2-1생활권) M3블록 블루시티(1080세대)에 대한 일반 1순위 입주자 접수를 마감한 결과, 공급유형 9개중 6개 타입이 미달됐다. 일반공급 물량으로 배정된 907세대에 570명이 신청해 0.82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84㎡ A타입이 2.07대1, 84㎡ B타입이 1.12대1, 74㎡ A타입이 1.04대1로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59㎡ E타입은 0.17대1로 가장 낮았고, 59㎡ B타입(0.28대1)과 74㎡ B타입(0.32대1), 59㎡ A타입(0.58대1), 59㎡ D타입(0.61대1), 59㎡ C타입(0.82대1) 등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앞서 진행된 특별공급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지 않았다. 이전기관 종사자 0.70대1과 기관추천 0.31대1, 다자녀 0.17대1, 신혼부부 0.47대1, 생애최초 0.20대1, 노부모부양 0.16대1에 그쳤다.
이날 진행되는 2순위로 넘어온 물량은 모두 321세대. 59㎡ A타입이 165세대, B타입이 23세대, C타입이 12세대, D타입이 10세대, E타입이 24세대, 74㎡ A타입이 19세대, B타입이 51세대, 84㎡ B타입이 17세대로 집계됐다.
LH는 이날 2순위 접수를 받고, 다시 미달되면 재공고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과 관계없이 애초부터 서민 실수요자 중심으로 공급된 공공임대였던 만큼, 이번 청약 부진은 외부 요인이 아닌 공공임대 조건에 의한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해 하반기 공급된 대평동(3-1생활권) 투머로우시티S 역시 전체 1438세대 물량의 58%인 833세대가 미계약 물량으로 시장에 재공급된 바 있다.
보증금과 월 임대료가 세종시 행복도시 기준으로 볼 때, 기존 또는 신규 아파트 전‧월세와 비슷하거나 비싸다는 게 첫 번째 장애요소다. 임대조건이 ▲59㎡ 보증금 3900만원, 월 46만원 ▲74㎡ 보증금 4900만원, 월 55만원 ▲84㎡ 보증금 6100만원, 월 60만원이다.
임대보증금 조건은 입주자 모집 공고 당시 시세를 반영한 수치다.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한 인근 새롬동 일반 아파트보다 비싸다.
실제 신혼부부 A씨는 정부의 디딤돌 전세 대출제도를 활용, 전용면적 59㎡에 둥지를 틀었다. 전세가는 1억 2000만원. 이를 전세자금 대출이율을 적용해 월세로 환산하면 보증금 3600만원에 월 임대료 15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더욱이 입주시점인 2019년 7월 이후 매 2년 주기로 주거비와 물가상승 등을 고려해 임대보증금과 임대료가 증액된다. 상승금액 산정 시 세종시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전국 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도 문제란 지적이다. 첫마을공공임대 입주자들이 경험한 것처럼 서울과 세종시가 2년 주기로 동일한 상승률을 적용받고 있다.
경기도 판교 등 공공임대 10년을 눈앞에 둔 지역의 분양전환가격 산정도 전국적 이슈로 부각된 지 오래다.
최초 입주자 모집공고 당시 주택가격과 감정평가액 합계의 1/2을 분양전환가격으로 산정하는 5년 공공임대와 달리, 10년 공공임대는 감정평가법인 2곳 평가액 합계의 1/2을 적용한다. 10년 공공임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분양 전환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었던 서민들이 이삿짐을 싸는 일이 비일비재한 이유다.
2019년 7월 입주할 블루시티의 현재 주택가격은 ▲59㎡ 1억 3300만 원대 ▲74㎡ 1억 7400만 원대 ▲84㎡ 1억 9800만 원대다.
일례로 서울 월계‧면목‧신사동 소재 3개 아파트(78세대)는 10년 사이 ▲59㎡ 1억 5171만원(LH 최초 매입가)→3억 6850만원(6층‧분양전환가) ▲84㎡ 2억 754만 원→4억 3950만원(9층) ▲127㎡ 3억 2015만원→5억 6800만원(9층)으로 껑충 뛰었다.
블루시티의 경우도 예외가 될 수 없는 것이 입주 10년째인 2029년은 행복도시 완성기를 코앞에 둔 시기다. 아파트값이 서울 못지않게 오를 게 불보듯 빤하다.
10년 꼬박 채운 임대인과 공실에 따른 재공급으로 분양전환 시기에 즈음해 입주한 임대인의 분양전환 조건이 동일한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의 5만 공공임대 입주자들은 현 정부와 공공임대의 질적 개선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2022년까지 매년 10만 호 이상의 공공임대 주택 추가 공급 얘기만 하고 있지, 정작 제도 개선 움직임은 없어서다.
LH 중소형 10년 공공임대아파트연합회 김동령 회장은 "정부가 제도 개선 없이 양적 공급에만 집중한다면 전국 공공임대 입주자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마감된 일반공급 2순위에서도 59㎡ C타입만 청약경쟁률 1대1을 넘어섰다.
분양전환시 시세대로 분양받고 .. 주변집값을 정브에서 확 잡아주던가 아님 법을 개정해 재계약할수 있게끔 해주던가 해야지...
하루ㅡ빨리 대책이 나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