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공공임대 장밋빛 미래, 책임 없는 ‘구두 약속’ 불과
상태바
공공임대 장밋빛 미래, 책임 없는 ‘구두 약속’ 불과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7.06.05 10:14
  • 댓글 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획] <中>분양전환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글 싣는 순서]
 

上. 행복도시 공공임대, 뇌관 터지나
中. 분양전환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下. 문재인대통령 공약, 성공할까


효력 없는 '구두 약속', 누가 책임지나


행복도시 공공임대 계약 과정에 내재된 총체적 문제를 문제를 단적으로 표현한 문구다.


이는 공기업 LH가 행복도시 첫 공공임대(10년) 아파트인 첫마을(2010년)을 공급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LH는 상담 과정에서 “2009년 판교 공공임대(10년) 아파트가 2014년이면 5년을 채워 분양 전환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며 “첫마을 역시 2017년이 되면 분양 전환될 여지도 충분하다”는 말로 서민 수요층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5년 정도만 보증금에 대출 이자를 내는 심정으로 버티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꿈을 갖게 한 것. 당시 현장 취재를 하면서 담당자에게 직접 확인했던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2017년 6월, 이는 허황된 바램이었다는 현실과 마주했다. LH는 5년 만에 분양 전환을 허용할 생각이 없는 것. 2022년까지 10년을 꽉 채워, 높은 가격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산은 이미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다. 지난해 임대료도 전국 17개 시도와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올렸다.


판교 10년 공공임대 아파트가 반면교사 사례다. LH가 임대기간 5년 차인 지난 2014년 분양 전환을 허용하고 5년 임대 분양가 전환 기준을 적용했다면, 입주자 입장에선 최대 2억여 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5년 공공임대 기준은 건설원가와 감정평가 금액을 산술 평균한 금액으로 분양 전환가를 산정한다. 그래서 10년 공공임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 분양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판교처럼 감정 시세(감정평가사 2인 평가액의 산술 평균)를 적용하는 현행 10년 공공임대 분양 전환 기준으론 내 집 마련의 꿈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초기 분양가보다 최대 2배 가까이 비싼 아파트는 무주택 서민들에게 절망감만을 안겨줄 뿐이다. 최근 주민들이 이재명 성남시장실 점거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입주 5년 차 첫마을 4단지 입주자들도 주민 70% 이상 동의와 함께 가장 먼저 분양 전환을 시도했다. 판교처럼 LH 벽에 가로 막혔다. 결국 앞으로 5년 뒤 첫마을 공공임대는 판교의 재판이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때까지 입주를 유지한 세대 중 얼마나 분양을 받을 수 있을까.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의 가면은 벗겨지고 민낯이 드러날 것이 자명하다. 



임대기간사업자별 공급 방식 천차만별… 교묘한 편탈법 난무


구두 약속이 분란을 초래하고 있는 2번째 사례는 도담동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에서 또 다시 확인된다. 임대 5년의 절반인 2년 6개월 경과를 눈앞에 두고, ‘구두 약속’을 둘러싼 입주민들과 건설사간 진실 공방이 불을 뿜고 있는 것.


70% 이상의 동의를 얻어낸 입주민들은 제 기간에 맞춰 분양 전환을 할 것을 주문하고 있고, 건설사는 이에 합의하지 않고 있다. LH 공공임대와 조건은 다르나 본질은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4생활권으로도 불은 옮겨 붙고 있다. 4-1생활권 P2구역 L3블록 리슈빌수자인 10년 공공임대는 말만 10년 이었다. 일부 세대의 경우, 사실상 분양과 같은 모양새로 계약이 체결됐다.


내년 말 입주 시점에 59㎡는 2억1000만 원~2억2000만 원 사이 금액(임대보증금+선납 임대료), 84㎡는 3억830만 원~3억1600여만 원을 각각 내고, 다시 분양 전환 시점(5년 또는 10년)에 460여만 원에서 최대 2800여만 원을 추가로 납부해야한다.


사실상 같은 시기 분양한 4생활권 아파트 시세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문제는 이 같은 계약 자체도 구두로 진행되다보니, 실제 그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분양 전환 예상 금액’이란 애매모호한 문구 때문이다.


리슈빌수자인과 상대적 비교가 가능한 3생활권 10년 임대(한양)가 있어서 더욱 그렇다. 지난 2013년 앞서 진행된 3생활권 10년 임대(한양)의 경우, 아예 ‘분양 전환 (확정) 금액’으로 못을 박았다. 84㎡는 2억6000여만 원, 59㎡는 1억9000여만 원의 확정 분양가로 고지됐다. 또 리슈빌수자인과 달리 분양 전환 시점에 추가로 납부할 금액도 없다. 심리적 안정감과 만족감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사례들을 종합해볼 때, 임대기간(공공임대 5년과 10년)과 사업주체(LH와 민간건설사 등)에 따른 공급 기준이 천차만별로 적용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공공임대의 사전적 정의는 분양 전환 시 무주택 세대주가 보다 저렴한 주택을 마련토록 보장하는 제도. 여기에 편법이 난무하고 무책임이 자리 잡고 있다. 애매한 법 테두리의 허점을 파고든 것.


입주자 중심으로 조기 분양 전환이 성사된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나, 서민 아파트란 허울 좋은 말로 수익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인식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토부행복청세종시 등 관계기관, 알면서도 묵인?


상황이 이런데도, 국토교통부와 행복도시건설청, 세종시 등 중앙지방 기관 모두 지역의 공공임대 주택 공급 실태를 정확히 모르거나 팔짱만 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최초 고지 임대기간, 즉 5년 또는 10년 임대기간이 지나지 않고 분양전환을 하는 건 안 된다”며 “(민간건설사 등이) 구두 등으로 (입주예정자에게) 고지한 자체를 제재할 방법은 없으나, 분양 확정 금액이라는 것 자체는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행복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답변을 내놨다. 불법과 제재 사이의 애매한 경계선만 확인했다. 입주자와 건설사(또는 LH)간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는 ‘분양 전환가격 상한선’에만 일부 개입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모집공고 당시 표준 건축비와 택지비, 이자를 더한 가격에 감가상각비를 뺀 금액을 초과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다른 기관들의 입장도 어정쩡한 수준이었다. 행복청 관계자는 “임대 후 분양 전환 업무는 세종시 고유 업무”라며 “행복청이 임대기간을 정하거나 협의에 나서는 것은 월권이다. 임대사업자와 임차인간 합의 사항을 임의적으로 변경할 수도 없다”고 답변했다.


시 역시 “임대아파트 건축과 임대인 모집 승인은 행복청 권한이고, 시는 임대사업자가 분양 전환 신청 시 승인해주는 역할”이라며 “사업자와 입주민간 합의 원칙에 의해 신청이 오면 승인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원 핑퐁’의 단면이다. 사업 시행자들은 불법의 경계를 교묘히 넘지 않으면서 공공임대 사업 이익을 극대화하고, 그 피해와 불안감은 무주택 서민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


국토부와 행복청, 세종시 모두 현재 행복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편법과 탈법을 묵인하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관계 기관들이 현재의 문제점을 직시하지 않는 한, 효력 없는 구두 약속을 둘러싼 갈등과 반목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우리 주변을 맴돌 것으로 보인다. 구두로 약속한 장밋빛 미래. 효력은 없고 책임지는 자 없는 행복도시의 자화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공임대 입주자 2017-07-05 19:01:46
욕설이나 인신공격하지 말라고 하는데 정말 참을 수가 없을 지경이네요. 처음부터 시행사와 시공사의 이익극대화를 위한 상업적인 목적으로 돈없고 집없는 서민들만 죽어나는 이런 이상한 정책을 만들어놓고 합의같은 고상한 단어를 쓰고 있으니 정말 억장이 무너집니다. 제발 본래 취지에 맞게 공공정책이 시행되기를 진심어린 마음으로 기대해봅니다.

소영엄마 2017-06-12 13:25:28
lh는 서민상대 집장사 그만 하시고 5년이 넘어면 분양해주세요

공임 2017-06-10 01:47:43
LH 10년 공공임대 제도는 서민들이 낸 반전세금(보증금)을 끼고, 정부와 공기업이 서민을 상대로 고수익이 보장된 갭투자를 공공연히 하겠다는 제도입니다. 입주하신 분들 대부분 광고에 낚여서 손해본거 생각하기에 제때 빠져나오기도 힘들구요. 10년동안 보장된 월세 장사도 기본이구요.

내집마련이 꿈 2017-06-09 10:25:43
공공임대 죽어도 들어가지 마라
무주택 서민들께 고하고
LH폭파, 건설마피아 척결외치며 나 먼저 갈까 싶다.
저 세상엔 집없는 설움 안 당하겠지....

판교임차인 2017-06-06 14:16:24
판교 10년 공공민간임대아파트가 2006년 입주자모집공고시
분양가격으로 안하고 이제와서 시세 폭등가격으로
분양한다면 그 많은 서민들을 죽이고 길거리로
내몰뿐입니다 관리감독 승인권자는 각성해야됩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