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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 개선하려면 안행부도 내려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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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 개선하려면 안행부도 내려오라”
  • 김재중 기자
  • 승인 2014.04.07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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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공무원 진심토크 2탄 | 공무원노조에 묻다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행정부 내부 비효율을 개선하려면 안전행정부 를 세종시로 이전하고 국회 상임위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려야 한다고 적극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중앙행정기관공무원노동조합(이하 중앙공무원노조·위원장 황보우)은 지난달 31일 <세종포스트>와 간담회를 갖고 행정비효율 개선, 정부세종청사 부지활용, 세종시 정주여건 개선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중앙공무원노조는 최근 내부 커뮤니티를 활용, 각 부처 공무원들의 불만사항을 수렴한 바 있다. 노조 집행부인 황보우 위원장, 홍성호 공정거래위원회 지부장, 정병완 기획재정부 지부장 등과 나눈 간담회 내용을 재구성해 소개한다. <편집자>

"출장비 4월에 바닥날 정도"

행정비효율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업무공간은 세종시로 이전해 왔는데, 업무 자체가 아직 서울에 남아있는 것이 본질적 문제 아닌가.

<홍성호> 지난해 출장비가 4월에 다 바닥났다고 한다. 그만큼 출장이 잦았다는 이야기다. 그 중 약 70%가 국회 출장이다. 그만큼 대국회업무 비중이 높다. 국회 상임위가 상시적으로 열리기 때문이다. 국회 일정이 아니더라도 아직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가 너무 많다. 각 부처별로 대학교수 등 전문가 자문을 구하는 위원회를 많이 운영하는데 위원들 대부분이 서울에 있다 보니 공무원들이 올라가야하는 경우가 많다.

<정병완> 사실 세종시로 이사하지 않은 고참급 공무원들의 경우, 서울에서 회의가 열리면 더 편할 수도 있다. 회의 참석했다 곧바로 퇴근하면 되니까. 이왕 위원회 이야기가 나와서 꺼내는 말이지만, 사실 균형발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세종시와 가까운 대전·충남에서 더 많은 전문가를 모시는 등 인력풀을 새로 짜야한다고 본다. 비효율도 제거하고 균형발전 취지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황보우> 내부망을 통해 여러 의견을 수렴해 봤다. 안전행정부도 세종시로 내려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안행부는 중앙부처나 지자체와 업무협의가 가장 많은 부처다. 비효율 제거를 위해서는 세종시로 내려와야 한다.

공무원들이 잦은 국회 출장 때문에 업무마비가 생길 정도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어봤을 것이다. 국회 스스로 결정해야할 문제이긴 하지만 행정비효율 제거를 위해서 국회 상임위가 세종청사에서 개최되는 것이 중요하다.

"업무환경 개선해야 성과 나온다"

지난 연말 2단계 부처이전에 맞춰 세종청사가 제 모습을 갖췄지만, 아직 삭막한 모습이다. 주변 부지활용에 대해서도 공무원들의 불만이 많다고 들었다.

<정병완> 사실 청사 옥상에 올라가 주변을 바라보면 짜증부터 난다. 머리도 식히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구상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고층아파트가 눈앞을 가로막고 있다. 이미 건설된 아파트를 어찌할 방법은 없는 것이고 남은 공간이라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안행부 이전논의가 시작됐다. 만약 안행부가 이전하면 청사 공간이 더 필요하다. 차제에 청사주변 부지활용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

<홍성호> ‘열린 청사’를 목표로 내세웠는데 건설과정에 보안문제 등이 제기돼 울타리가 설치되고 주변 상업용지가 임시주차장으로 조성되는 등 청사부지가 비효율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업무환경이 개선돼야 업무성과도 낼 수 있다. 특히 청사 안쪽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해 청사 품격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황보우> 청사 안쪽부지 지하에 주차장을 건설하고 지상은 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지상공원엔 종합복지센터나 어린이집을 지으면 미관상 문제도 해결하고 업무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이 같은 부지활용 방안에 대해 이미 행복청이 의견을 수렴했지만, 아직 구체적 실행방안을 마련하지는 못한 것 같다.

"삶의 비효율 때문에 피폐한 느낌"

정부대전청사 이전과정을 돌이켜봐도 공무원들이 이주해 안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교육이나 쇼핑, 의료 등 정주여건 아니겠나.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을 듯하다.

<황보우> 아직까지 뭐 하나 제대로 갖춰진 게 없지 않나. 특히 교육문제가 심각하다. 세종시 교육환경에 실망해 다시 서울로 회귀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특성화고, 자사고, 특목고 등을 유치해 최고의 교육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학교가 전반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학교신축을 빨리 추진하고 학생들의 등하교 거리 등을 고려해 추가적 신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홍성호> 이용할 만한 대형병원이 없다. 병원 한 번 가려면 휴가내서 서울로 간다. 충남대 제2병원 건립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유한식 세종시장은 명품병원을 유치해야 한다며 서울대병원 카드를 꺼내 든 적이 있다.

<황보우> 500병상 이상의 대형병원이면 웬만한 의료장비는 다 갖추고 있다고 보면 된다. 반드시 서울대병원일 필요가 있나. 지역 거점병원인 충남대병원 정도면 충분하다. 명품병원 유치를 위해 시간을 끄는 것보다 하루빨리 일정수준을 갖춘 대형병원을 설립하는 게 더 중요하다.

<정병완> 병원 문제뿐만이 아니다. 공무원들이 피부로 느끼는 고충이 많다. 정주여건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보니 사소한 일을 보기 위해 멀리 움직여야 한다. 사람이 피폐해지는 느낌이다. 행정비효율도 비효율이지만, 삶의 비효율도 무시 못 한다.

<홍성호> 45살 쯤 된 공무원들은 앞으로 공사판만 보다가 정년(퇴임)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 건설속도를 높였으면 좋겠다. 고통을 감수하는 시간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글·사진 김재중 기자 jjki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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