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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역 아닌 간이역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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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역 아닌 간이역이라면…
  • 이충건
  • 승인 2013.10.18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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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세종역 설치, 이유 있는 개발압력
KTX호남선 철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세종시 금남면 황용리 일대.


‘KTX세종역 논란’의 불씨는 분명 꺼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나 한국교통연구원은 ‘뜬금없이 왜 다 끝난 KTX세종역을 다시 들먹이느냐’는 분위기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건설 중인 세종시에 대한 ‘보수언론의 재 뿌리기’ ‘중앙집권적 기득권의 몽니’ 정도로 치부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실제 올해 초 한 언론이 ‘국토부가 KTX 세종역 설치를 위해 연구용역을 의뢰했다’고 보도하자 세종정부청사 공무원들은 ‘출퇴근이 1시간 정도 단축된다’며 반겼다. 굳이 온 가족이 이주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세종시는 ‘정착하는 공무원이 없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정말 KTX 세종역 설치는 불가능한 것일까? 결론적으로 현재로선 그렇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사정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어 보인다.

‘KTX 세종역 설치 논란’을 촉발한 언론보도의 배경은 2015년 이후 수서발 고속철도가 개통하면 서울역과 용산역,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KTX가 평택에서 만나면서 오송까지 병목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제기에서 비롯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가 세종시를 경유하는 우회노선 신설이다. 경부고속철도와 호남고속철도의 분기역 역할을 하도록 돼 있는 오송역의 위상 축소를 우려한 충북도가 강력히 반발했던 이유다. 복지공약 후퇴 논란으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감축해야 하는 정부로서도 난감한 얘기다.

분기역이 아닌 간이역이라면 어떨까? 행복도시 내 인구유입과 더불어 호남고속철도가 경유하지 않는 대전 150만 인구의 철도 이용률 제고라는 명분까지 더해진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대전은 지난 2005년 ‘정치적인 이유’로 서대전역이 되어야 할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을 오송역에 빼앗겼다는 인식이 강하다. 남공주역은 대전에서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

대전시는 이미 지금의 황용리에 호남고속철도 중간역으로 ‘용포역’을 설치하자는 논리를 전개한 바 있다. 2008년 11월 국토해양부와 국회 국토해양위원회가 주관한 ‘철도 100년을 위한 100인 선언’에서다. 이 주장을 한 이가 박성효 전 대전시장(새누리당 국회의원·대전 대덕)이다. 그는 이후에도 용포역 설치를 여러 차례 정부에 건의했다. KTX세종역 설치 논란이 재점화하면 대전시가 얼마든지 가세할 준비가 돼 있다는 얘기다.

정부나 세종시, 대전시 등이 나서지 않더라도 간이역에 대한 요구는 자연스럽게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첨단산업단지 개발을 위해 개발제한구역 대규모 해제를 검토 중인데 세종시에서는 황용리 일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벨트 거점지구(대전 신동·둔곡지구)와 인접해 있어 연계 산업단지로 개발이 용이한 곳이다. 행복도시 3생활권의 인구유입과 함께 각종 개발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용포역이 설치되면 행복도시는 물론 대전 북부권과 도안신도시, 노은·반석 등에서도 호남고속철도 이용이 용이해진다.

황용리 인근의 세종뜰공인중개사무소 박권섭 중개사는 "행복도시에 인구가 유입되고 대전시민의 고속철도 이용률 제고라는 명분이 더해지는 시기가 분명히 올 것"이라며 "분기역이 아닌 간이역 정도라면 충북에서도 반대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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