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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 위기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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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 위기는 없나
  • 최민호(전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
  • 승인 2013.09.09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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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재발견 | 반기문 UN사무총장이 본 세계의 위기

헤드라인 위기 ‘세종시특별법’
잊힌 위기 ‘통합적 리더십 부재’
소리 없는 위기 ‘도시 정체성’


지난주 한국을 방문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동분서주하는 반기문 총장의 열정과 그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매우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웠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세계의 위기를 세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는데 그것이 무척 인상 깊었다. 첫째는 ‘헤드라인 위기(headline crisis)’, 둘째는 ‘잊힌 위기(forgotten crisis)’, 셋째는 ‘소리 없는 위기(silent crisis)’라는 것이었다.

‘헤드라인 위기’는 문자 그대로 신문지상을 대문짝만하게 장식하는 위기인데 작금의 시리아 문제라든가 북한 핵문제등이 그러한 위기이고, ‘잊힌 위기’는 매우 심각하게 존재하는 위기인데도 사람들이 곧잘 잊어버리고 경계하지 않는 위기로, 예를 들면 기후변화나 환경 문제 같은 것이다. ‘소리 없는 위기’는 생각해보면 무서운 문제인데 작고 소리가 없어 소홀히 하는 위기라는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산모의 출산 시 사망문제, 그리고 북한에서 어린이들이 영양부족으로 체격이 왜소해져가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3대를 거치면 유전자에 변화를 일으켜 인종자체의 변화를 초래하는 무서운 위기라는 것을 예로 들었다.

세상의 세 가지 위기론을 들으면서 우리 세종시에 이러한 세 가지 위기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없겠는가.

혹 우리 세종시의 세 가지 위기는 다음과 같지 않을까.

첫째, ‘헤드라인 위기’는 누가 뭐래도 세종시 특별법 통과나 지역 간 균형발전문제일 것이다. 새로 출범한 세종시의 재정확충문제가 바로 이것으로, 누구나 걱정하고 있고 언론 등을 통해 잘 알고 있는 문제이다. ‘헤드라인 위기’는 반 총장의 말씀대로 정치인이나 언론인들이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는 문제이나 그만큼 풀기도 만만치 않은 문제이기도 하다.

둘째, ‘잊힌 위기’는 세종시의 리더십 문제라고 본다.

세종시는 건설지역은 행복도시건설청장이, 구도심과 농촌지역은 세종시장이 개발을 책임지는 2원적 리더십 구조를 가지고 있고, 리더 자체도 임명직 국가공무원인 행복청장, 야당의 국회의원, 그리고 지역출신 선출직시장의 3원적 요소로 되어 있다. 이러한 구도가 위기가 되는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구조가 협업의 구조로 승화되지 않고, 세 유형의 리더를 아우르고 건설지역과 구도심 및 편입된 농촌 지역 등의 지역전체를 통합하면서 동시에 중앙과 밀접한 소통을 하는 통합적 리더십이 발휘되지 않고 있으면 그것은 분명히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반 총장의 지적대로 심각하게 존재하고 있으나 ‘잊힌 위기’에 속하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셋째 ‘소리 없는 위기’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행정도시구역의 외부 유입 인구, 그리고 원주민 간 세종시민으로서의 동질성과 공동체 의식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지금은 크게 표출되고 있지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 문제는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시에서 그리고 각 지역에서 나름대로의 생활양식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 유입인구가 기존의 전통적이고 고유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원주민들과 문화적 차이를 느끼고 산다면 미래의 명품도시라는 세종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도 어려운 난관에 봉착하게 되며, 시민 상호간의 화합도 문제가 되는 ‘소리 없는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반 총장은 결론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헤드라인 위기’는 각 국가의 정부, 정치인, 언론인들이 이미 잘 알고 대처하는 위기인 만큼 이것은 그들에게 맡겨두어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잊힌 위기’나 ‘소리 없는 위기’는 시민단체같은 비정부기구나 개개의 민간인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점점 악화되는 위기이다. 그러니 신문에 나지 않고, 보이지도 소리도 없는 위기에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었다. 반 총장의 말은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는 정답의 말씀이다.

세종시의 위기라는 것에 대해서도 곰곰이 그리고 진지하게 곰씹으면서 우리가 할 일을 생각해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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