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고부갈등은 이제 안방 내줘야 할 판
상태바
고부갈등은 이제 안방 내줘야 할 판
  • 이준건(한국갈등조정연구소장)
  • 승인 2013.09.02 1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갈등세상보기 | 장서 갈등

대한민국 대표적인 갈등하면 고부갈등을 꼽았다. 장남이 부모를 모시고 한 가족을 이루는 대가족 제도에서 고부갈등 없이 사는 가족은 거의 없다.

최근에는 도시 부부의 주거문화가 바뀌면서 대대로 내려온 고부간 갈등은 점차 줄어들고 장모와 사위 간, 즉 장서 갈등이 안방을 파고들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서는 334명중 절반이 넘는 53%(178명)가 장서 갈등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옛말에 사위 사랑은 장모라 했다.

하지만 요즘은 장모와 사위 간의 갈등이 고부 갈등 못지않게 가정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심지어 이혼의 사유로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사소한 행동이 오해를 키우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귀한 딸에 대한 친정어머니의 지나친 애정과 집착에서 발생한다.

특히 맞벌이가 보편화되면서 딸도 돈을 벌어온다는 경제의 주체적 성격이 강하게 작용한다. 실제 사위보다 딸이 더 많은 월급을 받는 가정도 적지 않으며 딸이 경제권을 주도 할 만큼 경제권이 이동한 가정도 많다.

게다가 딸이 직장에 나가는 맞벌이 가정의 경우 손자손녀를 장모에게 맡기는 가정이 늘면서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최근 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젊은 부부의 경우 처갓집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 50%나 되고 시댁 인근에 거주하는 가정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댁보다 처갓집 인근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은 것은 장모님의 손을 부담 없이 그리고 편리하게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딸이 직장생활을 하며 가정 경제에 보탬을 하는 1인 2역을 한다는 것에 대한 당당함이 지나칠 만큼 장모의 마음속에 자리 잡을 때 장서 갈등이 발생하기 쉽다. 전문직 여성 진출이 눈에 띠게 늘면서 장서 갈등이 보편적인 현상이 되다시피 했다.

장서 갈등은 장모가 사위를 가벼이 생각하는데서 시작되며, 가족이라는 개념을 넘어 아이를 돌보고 노동 가치를 보상 받으려는 심리적 기대감에서 유발된다. 고명한 딸로 키웠고 손자 손녀까지 돌봐 주는 희생에 대한 보상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일정 책임을 사위에게 전가하면서 불만이 갈등으로 증폭되는 현상이다.

장서 갈등을 주로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다양하다. 사전에 갈등을 예방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끌 수 있도록 흔한 사례 10가지를 소개한다.

먼저 사위 이름을 불러가며 하대하는 경우다. 00서방이라고 하지 않고 실명을 부른다. 둘째, 소소한 물건을 사주고 이를 생색내려 한다. 사주는 것, 그자체로 만족해야 한다. 셋째, 사위의 사생활을 엄마처럼 잔소리를 한다. 가까이에서 일거일동을 모두 볼 수 있어 지나친 간섭을 하게 된다. 넷째, 반찬(김치)을 담가주고 양념 등 재료값을 요구한다. 가족이라는 생각을 넘어 거래하려 하고 있다. 다섯째, 처자식 앞에서 사위를 무시한다. 자존심에 먹칠하는데 참을 수 있는 남자가 얼마나 되겠나.

여섯째, 다른 집 사위들을 열거하며 사사건건 비교한다. 어떤 사위는 해외여행을 시켜주더라 등이다. 일곱째, 부부의 성생활까지 간섭한다. 위험한 일이다. 여덟째, 딸을 통하지 않고 사위에게 직접 불만을 내뱉는다. 아홉째, 사위에게 필요이상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요구한다. 열째, 사위의 재테크에 딴죽을 건다 등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했다. 가족은 무촌이다. 당연이 희생의 대가도 기대해선 안 된다. 조건이 없어야 한다. 집안 갈등이나 공공갈등이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고 상대를 무시하거나 자원의 합리적 배분이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장서 갈등, 상호 존중과 보상의 심리를 배제한 순수한 가족애로 풀 일이다.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